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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EN:박싱]'2024년판 뱀파이어' 엔하이픈의 러브송 '엑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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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 정규 2집 '로맨스 : 언톨드' 제작기 ① 타이틀곡과 비주얼 편

핵심요약
상품 개봉을 뜻하는 '언박싱'(unboxing)에서 착안한 'EN:박싱'은 한 마디로 '앨범 탐구' 코너입니다. 가방을 통해 가방 주인을 알아보는 '왓츠 인 마이 백'처럼, 앨범 한 장에 담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살펴보는 '왓츠 인 디스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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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두 번째 정규앨범 '로맨스 : 언톨드'를 발매한 그룹 엔하이픈. 빌리프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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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크한 분위기의 뚜렷한 콘셉트를 꾸준히 선보인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사랑에 빠진 소년으로 변신해 돌아왔다. 새롭게 펼치는 시리즈의 제목부터 '로맨스'(ROMANCE)다. 첫 번째 정규앨범 이후 2년 9개월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정규앨범 '로맨스 : 언톨드'(ROMANCE : UNTOLD)에서 엔하이픈은 '사랑'을 노래한다.

타이틀곡 '엑스오'(XO)(Only If You Say Yes)는 이번 앨범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다. 네가 허락한다면 모든 것을 뛰어넘어 내가 가진 힘을 최대한 활용해 너의 바람을 이루어주겠다며 부르는 소년의 '고당도 세레나데'다.

퍼포먼스를 강조한 댄서블한 타이틀곡을 주로 선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엑스오'는 비교적 이지 리스닝으로 구분할 만큼 장벽이 높지 않다. 팬들에게는 '신선함'을 주고, 아직 엔하이픈을 모르는 대중에게는 조금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한 기획이었다고 소속사는 설명했다.

CBS노컷뉴스는 엔하이픈이 2년 9개월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앨범 '로맨스 : 언톨드' 제작기를 소속사 빌리프랩으로부터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1일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편에서는 A&R팀, VC(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퍼포먼스 디렉팅팀, 마케팅팀이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 2년 9개월 만에 나온 정규앨범인 만큼, A&R 부서에서도 심혈을 기울였을 것 같은데 이번 앨범에서 달성하고자 했던 핵심 목표는 무엇인가요?

A&R팀 :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넓히고 아티스트로서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을 핵심 목표로 고민했습니다. 정규앨범인 만큼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자 했고, 멤버들의 가창을 비롯해 작곡, 작사 등 음악적으로도 계속해서 시도하고 아티스트로 차근차근 발전해 나가고 있는 엔하이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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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엑스오'는 엔하이픈의 새 시리즈 '로맨스'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빌리프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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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타이틀곡 '엑스오'는 그간 엔하이픈이 보여준 콘셉추얼하고 다크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조금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엑스오'가 타이틀곡이 된 과정과 이유가 궁금합니다.


A&R팀 : 콘셉추얼하고 다크한 분위기가 엔하이픈만의 확실한 강점이지만, 이런 확실하고 유니크한 콘셉트에 보통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함께 녹여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냉혈한 뱀파이어지만 사랑 앞에서는 설레고,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어 떨리는 감정은 동일하며 뱀파이어이기에, 나만의 너를 위해 나의 특별한 능력을 쓰겠다는 이야기로도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엔하이픈이라면 아무래도 퍼포먼스가 강한 댄서블한 타이틀곡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한 번쯤은 예상외의 이지 리스닝 타입의 곡으로 팬분들에게는 신선함을, 또 엔하이픈을 모르던 대중분들도 보다 쉽고 편하게 엔하이픈이라는 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해 보았습니다.

3. '엑스오'의 부제는 '온리 이프 유 세이 예스'인데, '엑스오'라는 제목이 최종 승인된 이유가 있나요? '엑스오'는 반대 혹은 승낙을 표현하고, 말 대신 해줄 수 있는 입맞춤(X)과 포옹(O)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입맞춤과 포옹의 의미는 엔하이픈 측에서 새롭게 부여한 것인가요?

A&R팀 : 데모 음원의 훅에 '엑스오'라는 가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을 듣고 해당 파트가 임팩트 있게 느껴져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네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다'는 뜻의 부제를 덧붙여 엔하이픈만의 유니크함을 더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엑스오'는 '입맞춤과 포옹'이라는 의미의 축약어로 영어권 국가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표현이기에 글로벌 팬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라는 확신이 들었고, 대중적으로 쓰이는 단어인 만큼 그 어떤 말보다도 가장 효과적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였기에 반복되는 가사에 대한 부담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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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이 '엑스오' 무대를 하는 모습. 빌리프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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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엑스오' 안무와 전체적인 퍼포먼스 구성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요? 특히 '쿨함'을 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퍼포먼스 디렉팅팀 : 엔하이픈만의 청량하지만 고급스러운 매력을 담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코러스에서는 직관적이고 후키한 동작들로 눈에 확 들어올 수 있게 하였고, 유닛 구간에서는 멤버들 표정에 중점을 뒀습니다. 엔딩 구간에서는 제스처 등을 신경 써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코러스 안무와 액팅, 제스처 등에 포인트를 두어 엔하이픈만의 도도함, 쿨함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5. '엑스오'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은 다 같이 가위바위보를 하고 그중 성훈씨가 이깁니다. 이 장면이 오프닝이 된 이유가 있나요?

VC팀 :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는 기억을 잃어가는 소녀와 영원히 기억을 잃어버리지 못하는 뱀파이어 소년들이 그녀를 위해 다시 한번 각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장소에서 고백하며 일어나는 순간을 로맨틱한 장면으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극 초반과 후반에 두 번의 가위바위보 장면이 나오는데요. 첫 번째 장면에서 성훈씨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며 고백의 첫 번째 순서로 선정이 됩니다. 멤버 모두 팀의 정체성인 뱀파이어의 이미지를 잘 소화하지만 특히 성훈씨의 경우 하얀 피부와 날카로운 선 등 비주얼적으로 뱀파이어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멤버로 오프닝에 배치해 시각적으로 강렬한 임팩트와 몰입감을 선사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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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오' 뮤직비디오 오프닝은 멤버들이 가위바위보를 하는 장면이다. 이때 성훈이 가위바위보에서 이긴다. '엑스오'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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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뮤직비디오 안에서 멤버들에게 부여된 역할과 그 특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VC팀 : 이번 뮤직비디오, 나아가 정규 2집에서 비주얼적으로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은 그동안 짙은 기믹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멤버 한 명 한 명이 지닌 본연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것을 중요한 방향성으로 설정했습니다.

멤버 모두 성인이 되었고, 각자만의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엔하이픈이라는 팀을 비주얼적으로 떠올렸을 때 큰 특징 중 하나는 일곱 명 모두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지닌 그룹이라는 점인데요. 뮤직비디오 안에서는 각자가 지닌 본연의 매력을 더 돋보일 수 있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디벨롭(발전)했습니다. 물론 팀의 정체성인 뱀파이어의 기믹을 적절히 활용해 녹여내기도 했고요.

제이씨를 예로 들면 굉장히 날카롭고 남성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다정다감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이런 캐릭터를 잘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는 논의를 거치며 '꽃집에서 고백을 준비하는 소년'이라는 설정이 부여됐습니다.

7. 성훈씨가 '나 먼저 간다' 하고 나서 형체가 사라지고 검은 새 떼가 흩어지는 것, 성훈씨와 니키씨의 눈동자 색이 바뀌는 것, 선우씨 손 위에 나비가 있는 것, 제이씨 손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 멤버들의 등에 검은 날개가 돋아나는 것 등은 이들이 '일반적인 인간'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다크 문'(DARK MOON)의 세계관을 반영한 것인가요?

VC팀 : '다크 문' 시리즈는 엔하이픈과 컬래버레이션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이번 뮤직비디오 내용은 '다크 문' 시리즈에서 내용을 발췌하지는 않았습니다. 직전 답변과도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엔하이픈을 이야기할 때 뱀파이어는 정체성으로 언급되는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어떤 때에는 멤버들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기폭제로 활용될 때가 있는데, 위 질문 주신 장면들은 극 중에서 몰입감을 고조시키며 연출적으로 임팩트를 선사하기 위해 뱀파이어 키워드에서 가져온 모티브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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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엔하이픈 니키, 선우, 정원. '엑스오'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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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앨범 콘셉트 사진과 뮤직비디오 스타일링, 무대 의상에서 회사 차원에서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VC팀 : 정규 2집 준비를 진행하며 비주얼 측면에서는 몇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로맨스'라는 소재를 어떻게 식상하지 않게 보여줄 수 있을지, 엔하이픈이라는 팀을 떠올릴 때 자주 언급되는 '비주얼'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그동안 콘셉추얼한 장르와 요소를 많이 시도했기에 갑자기 일상적이면서도 캐주얼한 모습이 팀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계기가 될 수 있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오랜 고민을 통해 '뱀파이어'라는 정체성은 이 팀이 다른 팀과 차별화될 수 있는 유니크한 강점이고 놓아서는 안 될 부분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됐습니다.

해서 뱀파이어의 기믹을 곳곳에 숨겨두되 '요즘 대중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 어떤 모습이 매력적일까'라는 관점에서 영화나 만화 속에 등장하는 고전적인 모습(주로 그동안 많이 선보여왔던 방식으로 러플 블라우스나 제복과 같은 의상)이 아닌 '2024년에도 뱀파이어가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키워드를 앨범의 키 비주얼 콘셉트로 고민했습니다.

적절한 판타지 요소를 갖추고 있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모습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요즘 시대를 사는 뱀파이어라면 어떤 옷을 입을까?' '어떤 생활을 할까?'와 같은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비주얼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를 가장 집약적으로 잘 보여준 비주얼은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의 블랙 군무 착장인 것 같습니다. 이 의상에는 젠지(Z세대)가 즐겨 입는 스타일에 뱀파이어의 코드를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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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엔하이픈 제이, 제이크, 희승. '엑스오'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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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번 앨범에서 이충현 감독과 '콘셉트 시네마'라는 작업에 도전했는데, 어디서 출발한 아이디어인지, 기획 의도와 만족도가 듣고 싶습니다.


VC팀 : 전작 '블러드'(BLOOD) 시리즈에서 CF 업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유광굉 감독님과 두 편에 걸쳐 호흡을 맞추며 한 편의 영화 같은 트레일러를 선보였고 기존에 K팝 신에서 보여주던 결과는 다른 결의 콘텐츠로 새로운 도전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정규 2집에서는 '영화 같은'이 아닌 진짜 영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을 하게 됐고, 뱀파이어 로맨스를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와 같은 전형적인 미장센이 아닌 새로운 방식과 그림으로 보이기를 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로맨스에 누아르라는 장르를 더한다면 새로운 로맨스의 형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고 충무로에서 누아르로 떠오르는 이충현 감독님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습니다.

실제로 이충현 감독님은 굉장히 디테일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시는 스타일이었는데 컷마다 디테일에 엄청 공을 들이며 정극 연기에 첫 도전을 하는 아티스트분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시는 다정한 면모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 작업의 결과물 역시 이러한 부분들이 모두 담겨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0. 타이틀곡 '엑스오'는 '로맨스 : 언톨드' 앨범에 영어로도 실렸고, 7월 16일 나온 버전에서는 클럽 나이트, 캘리포니아 나이트, 드라이브 나이트, 스페드 업, 슬로우드+리벌브 등 다양한 리믹스로 재탄생했습니다. 리믹스 앨범을 내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음식도 여러 종류를 먹으면 더 오래 먹을 수 있듯이 '엑스오'라는 곡을 대중들이 보다 다채롭게 즐기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영어 버전과 각종 리믹스 버전들로 구성된 앨범을 추가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전 엔하이픈 앨범에서 듣지 못했던 UK 개러지, 아프로비트 등 장르를 리믹스로 준비해 곡에 대한 다양한 음악적 해석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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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은 새 앨범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로맨스 하우스'라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열었다. 빌리프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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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팬들을 엔하이픈의 집으로 초대하는 콘셉트의 '로맨스 하우스'라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서울 용산구에서 열었습니다. 팬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는지, 처음의 의도가 팬들에게도 잘 통한 것 같은지 궁금합니다.


마케팅팀 : 이번 정규 2집 컴백을 기념하여 팬 분들이 앨범 콘셉트를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실제 뱀파이어 집에 방문한 것 같은 분위기를 구현해 내기 위해, 콘셉추얼한 체험 프로그램과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방문한 팬 분들도 '콘셉트에 충실한 이벤트'라는 말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특히, 여러 체험 중 암흑 속에서 듣는 멤버들의 스페셜 보이스는 실제 멤버들과 한 공간에서 같이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고, 미공개 폴라로이드와 게임처럼 즐기는 히든 메시지에 대한 반응도 좋아 팬 분들이 저희가 준비한 체험을 재미있게 즐기고 가신 것 같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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