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손석희의 질문들‘캡처 |
24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4회에서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가 황석영, 김이나가 출연해 '읽고 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주제를 공유했다.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책을 한 권 읽고 가사를 쓸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질이 너무 다르다. 책은 그 안의 인물에 외형적인, 혹은 공간적인 모습을 상상으로 만들 수 있다. 요즘은 상상의 가능성을 배제한다. 책을 읽은 후의 소통과 표현이 그렇지 않은 경우와 차이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는 김이나의 의견.
손석희와 김이나는 ‘첫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손석희는 이를 동화책이라 밝혔고, 김이나는 놀라워하며 “목민심서를 읽으셨을 줄 알았다”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김이나는 “‘요술분필’이라는 책이다. 한국어로는 절판이 되었는데,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가 있다. 분필로 친구를 그리며 생기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한 마리의 새가 구슬프게 울고 있는데, 그것을 '글로 설명할 수가 없다'는 거다"며 지금의 상상력을 이끌어낸 계기를 설명하기도.
김이나는 “결과물 자체는 예술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예술을 만드는 것에는 여러 사람이 들어간다. 그중 한 사람일 뿐 나의 예술‘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면 곡을 많이 쓸 수 없었을 것 같다”라 덧붙였다.
“오래 이 일을 하려면, 이 마인드가 맞다고 본다. 예술성이 원천이라면 유통기한이 있을 것이라 본다. 일꾼이라는 느낌으로 일하지 않으면 감정 소진이 쓸데없이 많이 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까이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라는 김이나.
손석희는 “까이는 일이 많으시냐. 어떤 가수냐”라 묻는 등 웃음을 자아냈다.
김이나는 “혹시 가수 데뷔를 하실 생각이냐. 노래를 하나 내실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손석희는 “눈치가 빠르시다. 저도 한 노래 한다. 모르긴 몰라도, 유산슬보다는 잘할 것”이라며 어필했다.
김이나는 “가락을 즐긴다는 의미에서, ’손가락‘ 어떻냐”며 손석희의 예명을 제안했다. 손석희는 “참고하겠습니다”라 응했다.
MBC '손석희의 질문들‘캡처 |
‘무기의 그늘’과 ‘우리의 정원’ 사이에 놓인 15년의 공백. 광주, 방북, 망명, 투옥으로 일컬을 수 있는 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전파를 탔다. 황석영은 “감옥에서 나올 당시, 다 들었다. ‘황석영은 이제 못 쓴다’, ‘황석영은 이제 갔다’라 하더라”라 밝혔다.
오늘의 주제인 ‘텍스트의 상실’에 대해, 황석영은 “그렇지는 않다. 내가 가장 먼저 인터넷 연재를 시작했다. 미디어 매체가 변하면, 작가도 해야 한다”는 소신을 내놓았다.
황석영은 ”글이 안 나올 때는 예전에는 술을 먹고, 개판치고 나가곤 했다. 지금은 딱 멈춘다. 칩거 집필실 근처에 양평해장국 집이 있다. 그곳에 가서 반 병만 홀짝홀짝 마신다. 와서 자고, 다시 모니터를 켜면 괜찮더라. 돌아가는 길도 보인다. 어제 괜히 고민했던 거다“와 같은 해결법을 공개했다.
이에 김이나는 “가사가 안 나올 때, 다른 곡에 대한 가사를 쓰기 시작하거나 국어사전과 뉴스 기사를 본다. 문장을 담백하게 보게 되더라”라 밝혔다.
황석영은 “어렸을 때 자기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창작물을 보는 것이 좋다. 한국 어린이 작가, 그림 작가들은 세계적 수준이다. 대단히 선진적이다”라 주장하며 “전문가들이 청소년기에 AI, 디지털을 일단 끊으라고는 한다. 자기 콘텐츠부터 채운 후 하라고 하더라. 그게 맞다”라 전하기도.
‘챗GPT'와의 대화를 즐긴다는 황석영은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애매모호하고 질이 떨어지는 질문을 하면, 얘가 거짓말을 하더라”라 말했다.
한편 MBC '손석희의 질문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의 고민거리를 인터뷰로 풀어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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