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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인터뷰] ‘가족X멜로’ 지진희 “할아버지 되어도 멜로 하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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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X멜로’ 변무진 역 지진희. 사진ㅣ이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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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런 가족 이야기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것도 아니고 적절히 잘 분배한 것 같더라고요. 자칫 이런 드라마가 밋밋해질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서 좋았고요. 우리 드라마는 잔잔하게 흘러가요. 요즘 드라마와 성향이 다르지만 우리만의 색깔이 분명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지진희(53)는 드라마 ‘가족X멜로’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5일 12부작으로 종영한 JTBC 주말 드라마 ‘가족X멜로’(극본 김영윤·연출 김다예)는 자꾸만 사고를 쳐 가족들을 힘들게 해서 이혼당한 남자 변무진(지진희)이 11년 만에 수십억대 자산가가 되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업 실패 후 가족들에게 손절당한 뒤 이들이 살고 있는 빌라 건물주가 되어 다시 나타난 ‘변무진’을 연기한 지진희는 “무진이가 그렇게 나쁜 놈일까 생각해봤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다가 일이 잘 안 풀리고 폐를 끼치니까 이혼 당한 건데,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무진이는 가족과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11년이란 긴 세월을 버텼다.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공감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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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X멜로’ 한 장면.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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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라마를 통해 중년 멜로와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준 그는 “무진과 애연(김지수 분)을 보면서 ‘이 사람들만의 멜로구나’ 생각했다”며 “이걸 ‘미스티’처럼 하면 안 되니까 다른 결의 멜로를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미워서가 아니라 오해가 있었던 서사가 있었잖아요. 설정 자체가 무진이가 이혼을 당해요. 애연이도 이혼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거죠. 그런 오해가 해결이 되면서 멜로로 이어졌는데 이전엔 중년의 진한 멜로 느낌이었다면 이건 동네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묻어나는 멜로였어요.”

11년을 떨어져 지낸 무진과 애연은 엔딩에서 재결합을 선택하지 않았다. 화해하고 사랑을 다시 확인했지만 각자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나가기로 한다. 지진희는 “이런 요소가 어색하지 않게 잘 담긴 점이 우리 드라마가 특별하고 좋았던 점”이라고 소개했다.

11년 전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 이어 다시 만난 김지수와의 호흡은 “척하면 척이었다”고 한다. “처음 만나면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한데, 과정이 필요 없이 호흡이 잘 맞았다. 너무 편하고 도움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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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같던 김지수가 지진희에게 분노의 계란을 투척하는 장면.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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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 지진희는 추운 겨울 계란을 맞는가 하면, 여자 구두를 팔기 위해 하이힐을 신기도 했다. 또, 여장을 한 채 사기꾼을 추적하는 등 망가지는 연기를 선보였다.

“계란 맞는 그 장면은 한 번에 끝내버렸어요. 계란이 ‘팍’ 하고 깨져야 하는데, 자칫 안 깨질 수도 있어서 미리 계란을 조금 깨뜨려서 썼죠. 과학적인 촬영이었습니다. 하이힐은 사실 불편해서 못 신을 것 같았는데 신어보니 신어지더라고요. 제 발목이 예쁘지 않았다면 대역을 썼을 수도 있는데, 실제 제 발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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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장르는 멜로”라는 그는 또 다른 ‘멜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ㅣ이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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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차 배우, 50대에도 여전히 멜로 하면 떠오르는 배우다. 지진희는 이것 모두 “철저한 자기 관리 덕분”이라고 밝혔다.

6년째 금주 중이라는 그는 “(금주 시작 후) 1년 동안은 정말 알코올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회식 자리에 다 참석했고 물만 마셨다. 술을 끊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더 오래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웃었다.

한 방송에서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장르는 멜로”라고 언급했던 그는, 지금도 또 다른 ‘멜로’를 기다리고 있다.

“저는 지금도 가끔씩 ‘노팅힐’ ‘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 같은 작품들을 봐요. 힐링되고 행복해지더라고요. 스토리가 물 흐르듯이 흘러가지만 그 안에 희노애락이 다 있는, 그런 작품들이 좋아요. 아빠나 할아버지 로맨스를 다루는 작품이 나온다면, 그 역할은 제가 하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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