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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백종원에 미슐랭 곁들인 '흑백요리사', 다시 '쿡방'이 보고싶다[연記者의연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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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연휘선 기자] 이 정도면 'EVEN(이븐)하게' 무르익었다. 요식업 대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퓨전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모수의 총괄 셰프로 미슐랭 별 3개를 획득한 안성재 셰프까지. 쟁쟁한 심사위원들과 못지 않은 백수저, 흑수저 셰프들을 한 자리에 모은 '흑백요리사'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가 매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도전자 최강록 셰프의 "나야, 다시마"부터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의 "재료가 'EVEN(이븐)하게' 구워졌어요"와 같은 사소한 표현 한 마디마저 화제를 모으고 '밈'이 되며 온라인 화제성을 싹쓸이 하는 모양새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다룬 서바이벌 예능이다. 12부작으로 제작돼 지난달 17일 첫 선을 보였다.

공개 직전까지 '흑백요리사'는 남다른 기획력으로 예비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요식업 대부인 백종원과 촬영 당시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안성재를 심사위원으로 섭외한 것부터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기에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 우승자로 유튜브에서 남다른 화제성을 가진 최강록, '한식대첩2' 우승자인 이영숙 셰프,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버 승우아빠, 50년 경력의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 등 화려한 도전자들이 공개되며 기대감에 기름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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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베일을 벗은 '흑백요리사'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100명이 동시에 조리하고 맛을 볼 수 있는 규모의 세트는 먹방, 쿡방이 흔했던 국내 예능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던 것이었다. 더욱이 흑수저VS백수저의 명확한 경쟁 구도, 그 안에서도 중식과 일식, 양식, 한식 등 다양한 장르로 나뉘는 셰프들의 주전공 등이 다채로움을 극대화시켰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국식 요리 서바이벌을 한 단계 발전시킨 구성이라 할 만 하다.

요리 실력 못지 않은 출연자 개개인의 매력과 서사 또한 남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는 중이다. 백종원은 다시 한번 '흑백요리사'를 통해 그가 왜 '요식업 대부'로 불렸는지를 증명해냈다. 눈을 감고도 진행한 기상천외한 평가에서 냄새와 맛, 식감 만으로 음식의 형태나 구성까지 유추해내는 정보력이 감탄을 자아냈다. 안성재 셰프는 미슐랭 3스타의 명성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듯 '채소의 익힘 정도', 허례허식 없이 오직 맛을 위한 미식을 향한 집착과 그에 부응하는 실력, 정중한 언행으로 호평을 쌓았다. 당장 안성재의 과거 방송과 요리를 찾는 팬들의 반응도 늘었을 정도다.

100명이나 되는 셰프 출연자들의 면면도 못지 않다. 백수저에서는 실력을 바탕으로 그 만의 매력을 더한 셰프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화려한 흑수저 셰프의 전골 앞에 자칫 초라해보일 수 있는 곰탕 한 그릇 만으로도 실력의 격차를 증명해낸 이영숙 셰프나, 특유의 '곁들이고 조리는' 음식과 화법으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며 '사이버 도화살' 소리까지 듣게 된 최강록 셰프, 요리 실력 뿐만 아니라 남다른 분석력과 리더십으로 유명 셰프에서 더더욱 호감을 쌓은 최현석 셰프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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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흑수저 중에는 기대 이상의 서사와 실력을 인정받은 셰프들이 호평받고 있다. 힘들었던 시절을 딛고 상상의 요리를 구현해내 가르침을 받고 싶던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를 이긴 철가방 요리사, 요리 만화책을 독파하며 독학으로 요리를 배워 실력을 인정받은 만찢남, 백수저에 지지 않는 오기와 패기를 통솔력과 실력으로도 입증한 트리플스타, 패자부활전에서 자극적인 음식들 사이 부드럽고 달콤한 디저트라는 틈새를 노린 공략으로 편의점 재료 만으로 호텔 못지 않은 음식을 선보인 나폴리 맛피아까지.

이들의 서사는 때로는 짧게 숏츠로는 물론 방송 전 편까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흑백요리사'를 통해 어느 때보다 '셰프'라는 직업과 이들이 펼치는 예술 세계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듯한 모양새다. 실제 '흑백요리사'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예약이 물밀듯 모이고 있다고.

동시에 과거 셰프들이 출연했던 예능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나 올리브에서 선보였던 '한식대첩' 시리즈 등이 다시금 이목을 끄는 것이다. 소식 혹은 폭식 등 먹방에만 쏠렸던 콘텐츠들에서 음식 그 자체와 미식으로 한층 더 대중의 관심이 세분화되고 확장되는 모습도 보인다. '흑백요리사'가 그 가능성을 어디까지 이어갈까. 적어도 다시 '쿡방'을 찾는 시청자층은 확인됐다. 마구잡이로 밀어넣는 음식이 아닌 아름답고 존경스러운 장인의 미식을 가능하게 한 요리의 세계를 대중이 기다리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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