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여성 국극 소재 드라마
인기 웹툰 원작 토대…팬덤 기대 고조
관전 포인트는 두 국극 천재의 성장기
배우 라미란(왼쪽부터), 김윤혜, 김태리, 정은채, 라미란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tvN '정년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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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가 '정년이' 그 자체가 돼 우뚝 선다. 3년간 소리와 사투리, 춤, 국극 무대 연습에 매진하며 작품의 인물이 됐다는 김태리는 감독과 주역들 모두가 인정하는 정년이가 됐다. 이처럼 김태리의 피땀눈물이 담긴 '정년이'가 앞서 불거진 편성 논란을 딛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10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콘래드 호텔에서는 tvN '정년이'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와 정지인 감독이 참석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지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 그리고 특별출연하는 문소리 이덕화 등 탄탄한 배우진이 참여한다.
정지인 감독은 작가와 함께 원작의 생생한 캐릭터들이 어떤 배우들을 만나야 더 큰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심, 지금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극중 김태리는 국극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 윤정년으로 변신하고, 신예은은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초엘리트 연구생 허영서로 분한다. 또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을 연기하는 라미란은 서늘하고도 대쪽 같은 카리스마로 무게감을 더하고, 매란국극단의 간판스타인 문옥경 역의 정은채와 서혜랑 역의 김윤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tvN 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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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주 소재인 여성 국극은 1950년대를 전후로 인기를 모았던 민족 음악극의 한 장르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모든 배역을 여성들이 맡아 소리뿐만 아니라 무용, 연기까지 선보였던 선구적인 종합공연예술이다. '정년이'에서는 당대 최고 인기 국극단인 매란 국극단과, 국극 배우라는 꿈을 품고 목포에서 상경한 소리 천재 정년이를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나가며 당시 국극에 몸담았던 매력적인 인물 군상의 모습과 국극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민족 문화인 여성국극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정년이'의 배우들은 실제 국극 배우들처럼 '춘향전'을 비롯해 다채로운 극중극을 소화해야 했다. 이를 위해 소리와 무용, 무대 연기 등 다양한 기술들을 습득하기 위해 오랜 훈련 기간을 거쳤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김태리는 약 3년간 소리와 사투리, 춤, 국극 무대 연습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목포 사투리 구사를 위해 현지에 가서 귀를 틔우는 훈련을 하는가 하면, 일주일에 2-3회씩 꾸준히 사투리 수업을 받았다. 김태리는 "이렇게 재밌는 소재가 왜 드라마화 안 됐을까. 이유는 어려워서다. 새로운 도전 속에서 힘들고 재밌게 만들었다. 소재가 신선해서 시작했다. 깊이 있는 관계들이 마음에 끌렸다. 힘들기도 했지만 성취감이 '정년이'처럼 다가왔다"라고 돌아봤다. 신예은 역시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소리를 하다 보니 목이 많이 쉬었다. 목이 쉬니까 낮은 저음이 매력적으로 나왔다. 그것도 괜찮았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라미란은 "보통 여성 국극 작품은 배경이 되기 쉽다. 하지만 '정년이'는 배우의 이야기는 다양한 공연이 실제로 나온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정성스럽고 심도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이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가 됐다"라고 짚었다. 뒤이어 정은채는 "감독님의 제안으로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전작과 큰 변신을 하고 싶었는데 운명처럼 '정년이'를 하게 됐다. 외형적으로 큰 변화를 기쁘게 하게 됐다"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태리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미스터 션샤인'과 '스물다섯 스물하나' '악귀' 등 그간 높은 흥행타율을 선보인 배우다. 김태리는 "원작을 접했을 때 제 얼굴, 제 말투로 읽혔다. 나중에 저로 모티프를 삼았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너무 감사했고 영광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원작에서 드라마로 확장됐을 때 현대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화 된 감정이 추가됐다. 드라마 화법으로 풀어가는 '정년이'의 매력이 원작 팬들까지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 정은채(왼쪽), 김태리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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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정년이' 편성 논란에 대한 우려가 화두에 올랐다. 앞서 MBC는 '정년이' 공동 제작사를 상대로 가압류 신청을 제기했고 제작사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MBC는 '정년이' 제작을 위해 자료 조사 및 배우 캐스팅 등 사전 제작 과정에 참여했으나 편성 불발로 인한 손해배상을 입었다는 근거로 공동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가압류 신청을 제기했다. 특히 '옷소매 붉은 끝동'을 흥행시키며 스타 감독이 된 정지인 감독이 이 과정에서 MBC 퇴사를 한 것 또한 인력 유출 피해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작사들은 MBC가 제작비 협상 지연을 했다면서 악의적으로 작품에 흠집을 내려고 하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정지인 감독은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방송이 잘 나가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작품을 먼저 생각했다. 이 작품을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배우들과 소통하면서 그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것을 생각했고 무사히 방송하게 돼 다행이다"라고 답했다.
다만 원작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부용 캐릭터 삭제에 대한 아쉬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정 감독은 "원작 작가님과 상의 하에 12부작 하에 이야기에 집중시켜야 했다. 부득이 하에 메인 캐릭터를 삭제하게 됐는데 저 역시 아쉽다. 각자 캐릭터를 맡아준 배우들에 맞게 이야기를 풀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년이'는 오는 12일 첫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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