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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부부 갈등이 자랑인가…불화 홍보에 혈안된 예능, 막장 경쟁도 '선'은 지켜야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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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부부 갈등 예능, 점점 더 높아지는 수위…이대로 괜찮나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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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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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부부 갈등과 이혼 위기를 내세운 예능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에만 몰두해 선을 넘나드는 상황이다. 경쟁이라도 붙은 듯 방송국들의 거세지는 불화 홍보가 위태로울 지경이다.

최근 종편들의 예능 수위가 심상치 않다.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부터, '고딩엄빠5', JTBC '이혼숙려캠프', TV조선 '이제 혼자다'까지 부부 갈등이나 전배우자 폭로 등을 주제로 자극적인 말과 행동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 경쟁에 있어 '막장', '도파민'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러나 경쟁하듯 방송국마다 더 자극적인 것들을 내세우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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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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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이혼숙려캠프'의 수위는 심각할 정도다. 부부들의 관계 회복 프로젝트라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폭로전뿐이다. 욕설과 폭행, 빚, 외도, 정서적 아동 학대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넘쳐난다. 3기 투견부부는 '실외 배변 논란'이라는 경악스러운 단어까지 만들어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역시 연예인 부부의 가상 이혼이라는 '막장 콘셉트'로 화제몰이에 여념이 없다. 화제성을 위해서라면 마약 전과범인 로버트 할리의 출연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파일럿 방송 당시 정서적 아동 학대 논란이 불거진 정대세, 명서현 부부를 정규에 또 합류시켜 고부 갈등까지 터뜨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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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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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자다' 역시 다시 혼자가 된 사람들의 새로운 출발을 담겠다고 했지만, 전배우자에 대한 폭로만 돋보였다. 최동석은 전처 박지윤을 향한 저격을 이어가다 결국 하차했고, 이상아 역시 첫 번째 남편인 김한석을 저격한 뒤 논란이 되자 단순 일회성 출연으로 선을 그었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수위에 지상파마저 흔들리고 있다. 부부 갈등 예능의 초석이었던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수위 높은 사연들을 선보이다 2022년 아동 성추행 논란을 겪으며 2주간의 재정비를 가졌다. 이후에는 수위를 조절하고 부부 솔루션에 초점을 맞추며 순한맛 예능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최근 방송된 '강자부부'의 자극적인 사연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상황은 변했다. 1, 2부로 보여줬던 방송을 1부작으로 모아 스페셜 방송으로 다시 내보낸 것. 평균 2~3%대를 유지했던 '결혼지옥'이 강자 부부 회차에서는 4.5%를 기록하고 2049 시청률에서도 1.9%를 달성하는 등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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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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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21일 방송된 '돈터치 부부' 사연 역시 상당한 수위의 부부 갈등을 보여줬다. 충동적 소비 개념의 아내는 1500만원 신용 대출과 리볼빙을 남편에게 숨기고 있었고, 차 할부금만 이중으로 매달 80만원이 나가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월급의 금액을 알려주지 않은 채 언성을 높이고 욕설을 일삼았다.

수위가 높을수록 반응하는 시청자들이 반응한다고는 하지만, 경쟁을 벌이듯 고자극으로만 치닫는 방송국도 문제가 있다. 재미가 아닌 불쾌함만 남는 예능은 좋은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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