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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내 아이의 사생활', 랜선 조카들의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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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사생활', 랜선 조카들 향한 관심 꾸준히 상승
과거 큰 사랑 받은 도도 남매부터 추사랑·문메이슨 근황 조명
'슈돌' 출신 제작진의 노하우 집결
"카메라의 좋은 영향력을 믿습니다."
한국일보

'내 아이의 사생활'이 또 다른 랜선 조카를 탄생시켰다. ENA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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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사생활'이 또다시 랜선 조카 열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아이들에게 엄마를 분리했다면, 이번에는 아이들과 부모를 분리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조명했다.

최근 방송 중인 ENA '내 아이의 사생활'은 품 안의 자식들의 생애 첫 도전을 통해 어른들은 몰랐던 아이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어른이 없는 곳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일상을 담았다. 지난달 7일 첫 방송된 '내 아이의 사생활'은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주말 예능으로 주목 받으며 꾸준히 화제성과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다.

과거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 등 스타들의 아이들이 리얼리티로 방송을 타면서 이른바 '랜선 조카' 붐이 일었다. 이후로 꾸준히 아이들을 다루는 예능이 등장했는데 '내 아이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나 화제성은 유독 체감도가 높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에서 발표된 9월 3주 차 TV, 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 따르면 출연자 태하는 출연자 화제성 부문 9위에 올랐다. 연우 하영 남매 유튜브 영상은 309만 뷰를 돌파했다.

이는 제작진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접근 방식에서 우러나오는 애정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강봉규 PD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관심을 예상하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감사하다"라며 기쁜 소회를 먼저 전했다. 강 PD에 따르면 제작진이 가장 주의하는 지점은 아이들의 안전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촬영지를 고른 후 제작진은 먼저 답사를 떠난다. 최대한 넓은 반경에서 위험 요소를 배제하고 안전상의 준비를 마친 후에야 촬영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아이들이 대본을 미리 숙지할 수 없기 때문에 돌발상황은 언제든 벌어진다는 각오로 임한다.

특히 부모와 떨어져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움직이기 때문에 제작진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인단다. 강 PD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인다. 사실 아이들의 행동이나 방향성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매 순간이 돌발상황이다. 현장에서도 계속 아이들의 마음은 달라진다. 그러다 보니까 안전을 확인해야 하는 범위도 더 넓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 PD는 장윤정 도경완 부부의 연우 하영 남매가 LA 관광명소에서 다툰 후 각자 다른 길로 내려왔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언급했다. 추후 방송되는 방송분에서 연우 하영은 LA 인근 공원에서 미국 현지 아이들과 함께 우정을 맺게 된다. 강 PD는 "아이들끼리 언어 이상의 소통을 했는데 그 순간이 참 기억에 남았다. 어른이었다면 저렇게 친해질 수 있을까. 분명히 문화의 장벽이 있을 텐데. 미국의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연우 하영을 받아준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시청자들도 다양한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튜디오에서 장윤정 도경완 부부는 매 순간 남매의 일상을 보며 놀라고 또 깨달음을 얻는단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부모가 늘 곁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소통의 깊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알게 되는 계기로 남았다.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패널로 참여하는 이들에게도 뜻깊은 순간이 될 터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주로 스타들의 아이들, 특히 영유아들의 모습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여러 도전이 담겼다. 보다 전방위의 연령대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 부모의 역할은 오롯이 스튜디오에서 관찰자로 한정된다. 특히 태하는 연예인의 자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시도다. 이는 강 PD를 비롯한 제작진에게도 우려와 기대가 섞인 대목이었다. 방영 후 아이들 자체가 가진 무해한 매력에 시청자들은 반응했고 큰 관심으로 이어졌다.

다만 출연하는 아이들이 성장기에 있다 보니 미디어 노출에 대한 우려는 피할 수 없다. 타 육아 예능에서는 아이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담았다가 악플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이를 두고 강 PD는 "아이들이 카메라를 의식하기도 하고 의식하지 못할 때도 있다. 아이들이 의식하는 측면의 장점이 있고 푹 빠졌을 때의 장점도 있다. 카메라의 긍정적인 영향이기도 하다. 편집할 땐 아이들의 장점을 더 보여주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에게도 응원의 일환이 된다. 일부 아이들이 화면 속 자신의 장점을 자기화하려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카메라의 좋은 영향이다. 아이들은 화면 속 자신이 곧 '나'라고 인식한다. 좋은 모습을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정서적인 영향에 긍정적으로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아이들 외에 제작진이 따로 준비한 변주는 없었다. 오히려 아이들이 '내 아이의 사생활'의 유일한 무기인 셈이다. 제작진은 이 관찰 리얼리티 쇼를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간극이 줄어들길 기대했고 또 자식들의 자립심을 부모가 보다 존중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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