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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로버트 할리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막내아들 하재익은 공황장애를 고백했다.
3일 방송된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는 로버트 할리·명현숙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명현숙은 로버트 할리에게 "내가 전에 뇌 수술하려 했을 때 생각 나?"라고 물었다. 이에 로버트 할리는 "수십 년 전 얘기를 왜 다시 하냐"고 말했다.
명현숙은 "내가 회복하는 주기에 아귀찜 먹고 싶다고 얘기했다"며 "꽤 오래전 일인데 뇌에 혹이 있었다. 종양이 있었는데 위험한 수술을 하고 나서 아귀찜을 사달라고 부탁했는데 인상 쓰면서 '왜 자기에게 사달라고 하냐'고, '다른 걸 먹지 왜 그런 걸 먹냐'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 일이 한이 맺혔다고.
해산물을 싫어한다는 로버트 할리는 "가족이 상의해서 먹어야지. 남편이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 왜 그 음식을 먹으려고 하냐"고 했다. 이에 명현숙은 "내가 그냥 평소에 먹고 싶다고 했나. 아파서 거의 죽을 위기였는데 수술하고 나서 당신한테 내가 먹고 싶은 거 그때 한 번 이야기 한 건데 그걸 가지고 '왜 그런 음식 먹네 마네'했잖아"라고 말했다.
언성이 높아지자 로버트 할리는 "혼자 해"라며 다듬고 있던 콩나물을 집어 던지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명현숙은 인터뷰에서 "여전히 자기주장이 강하고 제가 하는 것은 명령이다 계속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여전히 변한 게 없구나"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냥 내 눈앞에서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로버트 할리는 "왜 옛날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화해하기 위해 벽을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 저는 그냥 벽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명현숙이 20년간 알고 지낸 부부 심리상담가를 모셨다. 이 자리에서 명현숙은 "저와 남편의 문제는 어떤 불편한 문제가 있으면 회피하려는 게 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남편은 진지함이 없어 보이고, 저는 진지하게 나한테 다가왔으면 좋겠는데 그걸 농담으로 넘겨버린다. 저는 어떤 큰 사건이 있다고 해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않나. 오히려 이 사람의 말투가 저는 더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로버트 할리는 "오늘 노력하고 있었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20년 전 아귀찜 일 미안하다. 그동안 미안하다고 생각해왔는데 표현을 못 했다"며 "아귀찜 내가 싫어하는 음식인데도 먹으려고 노력한 거다. 그러니까 당신도 외국에 와서 사는 남편을 생각해서 기회가 있으면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음식도 해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이후 로버트 할리는 설거지를 하는 등 뒷정리를 도왔다. 그 모습을 본 명현숙은 "(남편은) 부모님을 다 여의시지 않았나. 엄마의 음식, 엄마의 것들이 생각나고 그럴 수 있다. 제가 그런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부족하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숙려 기간 동안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할리·명현숙 부부는 한 침대에 누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런가 하면 로버트 할리는 어머니가 해주신 수제 버거를 떠올리며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어머니가 매일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주셨다"며 "1년에 4~5번 햄버거 먹는데 좋은 추억밖에 없다"고 말했다. MC 오윤아는 "할리 씨에게는 저 햄버거가 우리가 먹는 김치찌개와 같은 거다"라고 공감했다.
로버트 할리는 "우리 어머니는 엄격하신 분이었다. 엄격하셨기 때문에 저는 착하게 살아왔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시키시는 대로 공부하라 하면 공부하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는 웃음도 많고 매력적이고 어떤 면에서 우리 아내와 비슷한 면도 있다"며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4년 전에 돌아가셨다. 제가 가지 못해서 굉장히 미안했다. 처음 그 사건 일어나고 나서 3년 만에 미국에 가게 됐다. 법적으로 제가 귀화했기 때문에 미국에 가기 위해 비자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사건 때문에 비자가 취소됐다. 어머니가 저를 위해 그렇게 평생을 희생하셨는데 저는 마지막 때 가지 못해서 미안했다. 그런데 재작년에 가서 묘 앞에 인사도 드리고 사과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가 보고 싶다. 어머니의 음식도 한 번만 더 먹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후 로버트 할리는 아들들과 함께 명현숙을 위한 서프라이즈 캠핑을 준비했다. 이때 막내아들 하재익은 어머니에게 산책을 제안했고, 그는 "엄마도 알다시피 내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지 않나"라고 말했다. "잠도 못 자고 시도 때도 없이 심장도 뛰고 하니까 그때 알았다. 아빠가 그 사건이 있었던 후 내가 숨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밖에 나가도 누군가가 나를 봤을 때 '저 사람이 나를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하면서"라며 대인기피증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에 로버트 할리는 "몇 달 전에 처음 알았다. 제가 죄인인데 우리 가족이 고생하고 있지 않나. 아들은 저한테 직접 얘기 안 했고 엄마한테 먼저 얘기했다. 나중에 아내한테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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