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와 브루노마스의 ‘아파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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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온통 아파트다. 여기저기서 어눌한 ‘아파트’가 들린다. 유튜브·틱톡 등엔 ‘아파트’를 어설프게 계속 따라 발음하는 외국인들의 영상이 수백 건씩 검색된다. 팝스타 찰리 푸스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아파튜”라며 발음을 연습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야말로 전세계가 ‘아파트’라는 ‘콩글리시(한국에서만 쓰는 영어식 표현)’에 푹 빠졌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전 세계인을 중독시키며 K팝의 또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로제의 ‘아파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8위로 진입했다. K팝 여성 가수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기존 기록은 2020년 블랙핑크와 셀레나 고메스가 함께 불렀던 ‘아이스크림’(13위)이었다. 로제는 본인이 2021년 발표한 ‘온 더 그라운드’(70위) 기록도 가뿐히 넘어섰다.
‘핫 100’ 1위에 대한 기대감도 피어올랐지만, 9일자 최신차트에 따르면 아쉽게도 톱10 차트인은 불발됐다. 그러나 ‘빌보드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Excl. US)’에서 모두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로제가 양 차트 정상에 모두 오른 건 ‘온 더 그라운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두 차트 동시에 1위 곡을 2개 이상 낸 K팝 여성 솔로는 로제가 처음이다.
로제는 미국에 이어 영국 차트에서도 국내 여성 가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아파트’는 앞서 영국의 오피셜 싱글 차트에 4위로 진입해 2위까지 올랐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 사는 것이 아니고서야 ‘아파트’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노래의 강한 중독성을 소개했다.
가수 로제X브루노 마스 ‘APT.’ 사진 | 더블랙레이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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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공개된 지 닷새 만에 조회수 1억회를 넘겼다. 세계 3대 음원 플랫폼인 유튜브뮤직·스포티파이·애플뮤직에서 모두 글로벌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선 멜론·지니뮤직·벅스 등 음원차트에서 모두 1위를 달성했다. 윤수일이 1982년 발표한 ‘아파트’까지 덩달아 역주행하고 있다.
“아파트”가 반복되는 중독성 강한 후크가 전세계 리스너들을 사로잡았다는 시선이 많다. 한번 들으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도는 가사와 멜로디 때문에 국내에선 ‘수능 금지곡’으로 불리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무엇보다 해외 반응이 뜨겁다. 유튜브·틱톡 등 SNS에는 서툰 발음으로 ‘아파트’를 다 같이 부르거나 ‘아파트’ 게임을 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속속 올라오는 중이다.
로제가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 노래는 콩글리시인 ‘아파트, 아파트’라는 가사가 여러 번 반복된다. 한 번 들으면 계속 흥얼거리게 만든다. 로제 역시 아파트먼트(apartment)가 아닌 아파트(apatue)라는 SNS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한국어 발음으로 정확하게 노래한 ‘아파트’의 강력한 후크 구간이 오히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의 리스너들에게 신기하고 중독성 있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제 ‘아파트’ 뮤직비디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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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과 더불어 노래에 가장 한국적인 것들을 차용했다는 점도 ‘아파트’의 흥행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파트’는 외국인에겐 생소한 한국의 술 게임에서 착안해 로제가 직접 작사, 작곡했고 ‘건배’와 ‘채영(로제 본명)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등 재치있는 한국어 가사가 담겨 외국인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여기에 브루노 마스가 직접 ‘소맥’을 마시거나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이 뮤직비디오에 담겨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 리스너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시장을 겨냥한 그룹들이 팝송 같은 영어곡으로 나오고 있는데 로제의 ‘아파트’가 주류로 일컬어지는 팝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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