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잠재력 갖춘 보이그룹 7팀 재조명
"성장 가능성 평가 받을 수 있는 지표"
"출연 그룹들의 서사에 집중…공감대 형성"
"달라진 K팝 시장, 루키 발굴 요구 이어질 것"
[서울=뉴시스] 엠넷(Mnet) 보이그룹 경연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 : 에이스 오브 에이스'의 조우리 PD. (사진=CJ ENM 제공) 2024.1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K팝 그룹이 미국 빌보드 차트를 오르내리고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출연하는 시대다. 하지만 매년 쏟아지는 수십팀 중 팬들의 함성을 들으며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극소수다.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한 그룹들이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9월19일 첫 방송을 한 엠넷(Mnet) '로드 투 킹덤 : 에이스 오브 에이스'는 실력과 잠재력을 갖춘 보이그룹들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 방영한 '로드 투 킹덤'을 재구성해 보이그룹 7팀이 최종 우승팀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연을 펼치는 과정을 그렸다. K팝 차세대 그룹을 가려낸다는 콘셉트다.
출연 그룹들은 데뷔했지만 하나같이 무명에 가깝다. 팀의 사활을 걸고 재도전에 나선 원어스부터 멤버 탈퇴 등으로 부침을 겪은 유나이트까지. 연차도 연령도 다양한 이들은 '팀을 알리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무대를 준비한다. 같은 목표를 향해 밤낮으로 연습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로드 투 킹덤 : 에이스 오브 에이스' 연출한 조우리 PD는 최근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청률이 좋은 성과를 낸 건 아니지만 방송이 끝난 후 출연팀들이 이전 대비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지표로 평가받을 수 있는 지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지난 8주 동안 출연팀들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본 조 PD는 "이름만 알거나 몰랐던 팀들이 정말 많았는데 생각보다 실력이 뛰어나고 매 무대마다 라이브를 고집하는 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묻혀있던 보석 같은 팀들이 무대에서 빛을 발휘할 때마다 감동을 느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유입을 끌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몸소 체감했다고 한다.
"이미 잘되고 있는 보이그룹들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새로운 유입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각 팀에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미션인지를 생각하게 돼요. 아마 방송이 끝나고 나면 성과적으로 보여지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한 부분이라도 늘어나면 저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Mnet '로드 투 킹덤:에이스 오브 에이스(ACE OF ACE)'가 지난 24일 방송됐다. (사진=Mnet '로드 투 킹덤:ACE OF ACE' 제공) 2024.10.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로드 투 킹덤'은 출연 그룹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만큼 각 팀이 지닌 서사로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멤버들을 설득했다는 '원어스' 건희, 팀을 위해 보컬로 나선 '템페스트' 래퍼 루, 직접 만든 노래를 들고 제작진을 찾아왔다는 '유나이트' 은상까지. 조 PD는 팀을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해온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이야기로 풀어냈다.
그는 "그 어떤 시즌보다도 눈물이 많이 나왔던 건 이 친구들이 진짜 간절했기 때문"이라며 "많은 그룹이 문의를 줬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불발되는 경우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나와서 무대를 한 번 더 보여주고 경연 과정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본인들의 존재 가치를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보이그룹의 실력과 서사를 버무린 전략은 곧 이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망한 아이돌'이라는 자조 섞인 수식어가 벗겨지고 이들의 경연 무대를 담은 유튜브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조 PD는 "MC인 태민 씨가 '퍼포머로서 자극을 받는다'고 얘기할 정도로 각 그룹마다 단합과 퍼포먼스가 매우 뛰어났다"며 "팬분들이 왜 좋아하는지도 알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아이돌, 중소 기획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자꾸 낮게 생각하는데 그건 단순 자본의 규모를 얘기하는 것일 뿐 결코 위아래의 개념이 아니다"라며 "이 친구들이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의 퀄리티나 숙련도, 아티스트로서 매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엠넷(Mnet) 보이그룹 경연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 : 에이스 오브 에이스'의 조우리 PD. (사진=CJ ENM 제공) 2024.1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킹덤' 시리즈의 명맥이 언제까지 유지할지를 묻자 "잘 이어 나가지 않을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조 PD는 "어떤 식으로든 루키를 발굴해내는 형태의 무언가는 필요하다"며 "업계 상황상 더 이상 이런 장이 없으면 새로운 루키 발굴은 이제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성공한 아티스트들은 아주 큰 성공을 보여주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한테 아예 시선이 안 가는 환경이잖아요. 그만큼 업계와 미디어 환경이 바뀌었어요. 소비층이 다양해지면서 루키 발굴은 계속 요구되고 저희의 의무도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조금 추가적인 방식으로 또는 좋은 방식으로 해야겠죠."
'킹덤' 시리즈의 후속작은 미정이지만 조 PD는 5팀이 진출한 마지막 경연 연출에 집중하겠고 밝혔다. 7일 오후 9시30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파이널 경연은 더크루원과 에잇턴, 원어스, 유나이트, 크래비티가 나서는 가운데 MC 태민이 스페셜 무대로 대미를 장식한다. 우승팀에겐 1억원의 상금과 2025 케이콘 스페셜 라인업 무대가 주어진다.
"누군지 모를 수도 있는 그룹들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이 친구들이 지금 성장하면서 보여주고 있는 무대들만큼은 '중소 아이돌이라서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듣고 있다고 생각해요. '잘하는 팀'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만드는 게 목표인데 거기에 잘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