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경선 미술감독 "콘셉트 유지 크기↑"
지난해 12월7일 취재진 세트장 방문해
"미로계단 통해 캐릭터 입체성 키웠다"
층고·너비 모두 키운 456인 숙소 세트
"세대·젠더·성별 등편가르기 시대 풍자"
"바닥 OX LED 조명 직관적 시각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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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시즌1과 콘셉트는 같다. 다만 규모는 커졌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상징하는 두 장소가 있다. 다른 하나는 게임에 참가하게 되면 통과하는 미로 계단. 다른 하나는 매트리스와 침대 456개가 있는 숙소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공간을 만든 채경선 미술감독은 "시즌1과 같은 방식으로 설계를 했다"면서도 "시즌1에서 아쉬웠던 공간감이나 동선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채 미술감독이 '오징어 게임' 시즌2 세트에 관해 언급한 건 지난해 12월7일이다. 넷플리스는 이날 국내 매체 기자 150여명을 충청도 세트장에 초대했다. 당시 이 자리엔 채 미술감독과 함께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 그리고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가 참석했다. 넷플릭스는 황 감독과 채 미술감독이 '오징어 게임' 새 시즌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한 내용을 이례적으로 1년여 간 비공개로 묶어뒀다가 오는 12월26일 새 시즌 공개를 50일 가량 앞두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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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계단 통해 캐릭터 더 입체적으로 표현"
채 미술감독은 미로 계단이 기존에 95평 정도 규모에서 새 시즌에는 120평 규모로 확장됐다고 했다. 높이도 11m까지 올렸다. 이 미로 계단은 채 미술감독이 시즌1 때 이미 밝혔던 것처럼 네덜란드 초현실주의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채 미술감독은 "유아적인, 동신의 색은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핑크로 색을 정했고, 이번 시즌2 역시 시즌1에서 썼던 같은 핑크 페인트를 써서 계단을 칠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셔 작품 특유의 모순과 역설 같은 것들을 '오징어 게임' 주제에 맞춰 표현해보고 싶었다"고도 했다.
채 미술감독은 미로 계단과 캐릭터 간 대립에 관해 얘기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말한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 캐릭터 간 관계와 갈등 그리고 캐릭터의 입체적인 감정 표현이 이 미로 복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보여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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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숙소 높이 13m에 400평 규모
채 미술감독은 숙소 역시 시즌1과 크게 다르지 않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하면 딱 떠오르는 공간이고 상징적인 공간이어서 열정 뿜뿜 하며 새롭게 디자인 해볼까 했지만 황 감독님이 말려서 전작 콘셉트를 지키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숙소 역시 미로계단처럼 규모를 키웠다고 했다. 기존 숙소 공간 층고는 11m였는데, 13m까지 올렸고, 전체 평수 역시 400평에 이른다고 했다. "게임 참가자 전원과 스태프 전원이 다 들어와도 충분한 크기"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세트는 약 두 달 반에 걸쳐 완성했다. "원래 침대 매트리스 456개가 있었는데, 현재 촬영이 3라운드까지 진행되면서 매트리스가 100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요."
'오징어 게임' 시즌1 제작비는 약 250억원으로 알려졌다. 새 시즌 제작비는 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1000억원을 훌쩍 넘길 거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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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 바닥 LED 조명으로 이번 시즌 주요 테마 시각화"
참가자 숙소가 지난 시즌과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바닥에 크게 써져 있는 OX다. 앞서 황 감독은 이번 작품 주요 테마 중 하나가 편가르기이고, 전작과 달리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게임 중단 여부를 두고 찬반 투표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찬반으로 갈린 참가자들이 반목하게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채 미술감독은 "감독님이 설명한 이번 시즌 룰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숙소 세트로 보여주고 싶었고, 그걸 바닥에 OX LED 조명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 편가르기 테마는 지난 1일 공개된 1분53초 분량 티저 예고편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이 영상 첫 번째 멘트가 "여러분은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투표를 통해 그때까지 적립된 상금을 가지고 이곳을 나가실 수 있습니다"다. 또 "더 큰 상금을 위해 게임을 계속할지 아니면 여기서 중단할지는 전적으로 여러분 결정에 달려 있다"는 멘트도 나온다. 게임을 계속하길 원하는 이들과 중단하길 원하는 이들이 같은 수로 나뉘어진 모습과 게임 속행 지지자들이 "한 판 더"를 구호처럼 외치는 장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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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감독은 이 OX 바닥 조명을 이렇게 설명했다. "OX가 가진 직관적인 느낌은 '너랑 나랑 다르고, 넌 틀리고 내가 맞다'는 식의 대립의 시작이죠. 색도 빨강과 파랑을 대비하는 게 우리 사회 이념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호화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선택했습니다. 이번 작품에 성기훈의 복수가 담겨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숙소 조명을 어둡게 했고, 그 안에서 OX 불빛 들어올 때 대비감도 생각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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