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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김성철의 우려… AI, 연예인 자리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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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AI가 배우를 대체하면 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교수·평론가·소속사 관계자가 바라본 AI의 가능성
한국일보

김성철이 AI의 발전과 관련해 고민을 털어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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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배우를 대체하면 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해요.

배우 김성철이 인터뷰 중 꺼내놓은 고민이다. 놀라울 만큼 발전한 AI 기술은 연예계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중이다. AI PD가 등장했으며, AI 음악쇼 등이 대중을 만나기도 했다. 연예인은 AI 스타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AI는 연예계 관계자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이다. 지난 3월 종영한 MBC 'PD가 사라졌다!'는 AI PD가 연출로 입봉하는 과정을 그렸다. AI PD는 캐스팅부터 편집, 출연료 산정까지 수행해 시선을 모았다. 완성도가 낮다는 비판이 나오긴 했으나 '심야괴담회'는 괴담의 일부 이미지를 AI로 연출했다. TV조선 '아바드림'은 AI 기술로 세상을 떠난 스타의 목소리를 복원했다.

예술가는 AI가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대표적인 직업이다. 그럼에도 기술은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김성철 등 유명 스타들조차 위기감을 느끼는 중이다. 젊은 세대는 가상 인간으로 구성된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에도 친숙함을 느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과 AI 스타의 경쟁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AI, 연예인 본질적 가치 대신하기 어려워"


중원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고병정 교수는 AI가 크게 발전했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가진 본질적 가치를 완벽하게 대신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본지에 "연예인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대중과의 진정성 있는 감정적 교감에 있다. 팬들은 단순히 연예인의 외모나 기술적 퍼포먼스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장 과정과 노력, 때로는 실수와 그것을 극복해내는 인간적인 서사에 깊이 공감하고 감정을 투자한다. AI가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래밍됐다 하더라도 이러한 진정성 있는 감정적 교류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의성, 즉흥성, 영향력의 면에서도 AI가 연예인을 대신할 수 없다. 고 교수는 "배우로서 대본을 해석하고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는 과정,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며 즉흥적인 반응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AI가 완벽히 모방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예술적 영감과 직관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특성이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연예인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제공자를 넘어서는 문화적,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가는 문화적 아이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발언이나 기부 활동 등 연예인의 사회적 역할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단순 반복되는 광고 촬영, 더빙 작업, CG 대역, 가상 캐릭터 연기, 음원 제작, 안무 창작 보조 등으로 AI의 영역은 확장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고 교수는 "이는 산업 구조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AI 연예인의 등장으로 인한 계약 구조와 수익 모델의 변화, 제작비 절감 효과로 인한 중소규모 제작사의 경쟁력 강화,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콘텐츠 출현 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AI와의 협업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며 이에 따라 연예인들은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고 AI와의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벌어지는 톱스타와 B급 연예인의 격차

한국일보

플레이브는 가상 인간으로 구성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다. 블래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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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관계자와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AI가 인간 연예인의 자리를 완전히 빼앗기는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AI가 인간 연예인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와 팬이 인간 대 인간으로 소통하며 마음을 채워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대중 입장에서는 AI와 소통해도 크게 와 닿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인간 연예인처럼 논란에 휩싸일 일이 없다는 것은 매니지먼트 입장에서 뚜렷한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AI가 연예인의 자리를 대체하기까지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먼저 AI가 인간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정확한 뉘앙스까지 표현할 정도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부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때 오싹한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넘어서기 쉽지 않다. AI가 인간 연예인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뤄지기까지 꽤 오랜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I 가수의 활동은 배우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 서는 가수가 러닝타임을 이끌어가는 배우에 비해 대중에게 노출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물론 AI의 영역이 점차 확장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다. AI 사용이 활발해지면 업계에는 많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스타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티스트의 경우, 본인의 실력을 키워 대체불가한 것들을 만들어낸다면 오히려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AI의 연기보다 사람의 감정 표현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사람의 활동이 오히려 고급화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원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고병정 교수 역시 "B급 연예인이나 신인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으나 오히려 톱스타급 연예인들의 희소가치는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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