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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이유미 “로맨틱 코미디요? 기회만 준다면 얼마든지!”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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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요? 기회만 준다면 얼마든지 열심히 할 자신 있어요.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이 제 기준에서 너무 많아요.”

배우 이유미의 변신은 거침이 없다. 코에 피어싱을 한 참가자 지영(‘오징어 게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유미는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예비 신부가 됐다. ‘조기 폐경’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에 정신을 차리기조차 어려운데, 심지어 결혼식 당일 전 남자친구에게까지 납치를 당하고 만다.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 분)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 분)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 ‘Mr. 플랑크톤’은 이유미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와 만났을 때의 모습을 조금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매일경제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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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Mr.플랑크톤’을 보면서 촬영했던 순간들이 많이 생각났어요. ‘그땐 이랬었지’ 하면서 추억을 회상하는 느낌으로 드라마를 보게 되더라고요. (웃음) 뭐랄까, 재미있게 즐겼던 여행의 기억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죠. 보면서 순간순간 울컥하게 만드는 감정도 있었어요. 물론 내가 하는 연기에 울면 민망할 거 같아서 울지는 않았지만. 하하.”

평생 ‘가족’을 원했던 재미는 손이 귀한 종갓집 5대 독자 어흥(오정세 분)과의 결혼으로서 꿈에 다가서려던 순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임을 알고 크게 절망한다. 그런 상황에서 얼떨결에 해조의 여행에 합류한 재미는 ‘플랑크톤’과 같은 전 남친과 자신이 어떠한 모습이든 아무런 목적 없이 자신을 사랑해 주는 예비 신랑 사이에서 서로 다른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같은 ‘재미’의 사랑에 이유미는 두 사랑에 대해 “재미가 해조에게 주는 사랑이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었다면, 어흥에게 주는 사랑은 ‘주는 사랑을 아낌없이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재미는 둘 다 사랑을 한 거다. 똑같이 사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저는 ‘Mr. 플랑크톤’의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어요. 이야기의 흐름도 새로웠고, 재미라는 캐릭터만 두고 봐도 어느 하나 일반적이지 않아서 무척 새롭게 느껴졌어요. 대본을 읽으면서 ‘재미를 연기하는 나의 모습이 어떨까’하는 궁금증도 생겼고, 인물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 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죠. 극 중에서 재미를 보면 무척이나 힘들고 아픈 상황인데, 또 밝잖아요.그 모습이 멋있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은 부디 그러한 마음들이 잘 표현됐기를 바랄 뿐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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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 최하위층에 있는 볼품없는 존재지만, 뿜어내는 산소로 거대한 생태계인 바다에 생명력을 얻게하는 플랑크톤에 빗대어, 가장 낮은 층위에 있는 가장 존귀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처럼 재미는 보편적인 동시에 보편적이지 않은 사랑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 같은 재미와 해조의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는 바로 해조의 코를 깨물면서 역설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보여주는 재미의 모습이다.

“코를 깨물기에 앞서서 재미는 마음의 정리를 끝내고 해조에게 가는 장면이 그려지잖아요. 그런데 정작 그는 오해할 만한 모습을 보이고, 재미는 그 상황을 목격하게 된 거에요. 그런 상황에서 ‘재미’가 코를 뜯든 귀를 뜯든 어디든 뜯든 건 이상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재미의 입장에서는 ‘나 지금, 이 상황 마음에 안 들고 너도 당해봐. 너도 아파 봐’라는 솔직한 감정을 보여준 거죠. 대본으로 이 부분을 처음 접했을 때, 재밌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역시나 찍으면서도 무척 흥미로웠어요. 세상에 어떤 드라마가 사랑하는 상대의 코를 깨무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겠어요, 흔한 장면은 아니죠. 이와 관련된 비하인드도 있어요. 처음에 감독님께서 세게 물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셔서 처음에는 깨무는 척만 했는데, 막상 카메라를 통해 보니 티가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물어야 할 거 같다고 하시기에, 오빠에게 말했죠. 미안한데 조금만 물겠다고. 아프면 표현하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더 잘 참으시더라고요.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똑같은 장면을 10번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우)도환 오빠는 나름의 고충은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저는 재밌게 찍었던 거 같아요. 하하”

재미와 이유미의 선택은 과연 동일할까. 재미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이유미라면 누구를 선택할 것 같은가에 대한 질문에 이유미는 “어흥과 해조의 절반을 섞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실제로는 어흥 쪽이 제가 추구하는 연애와 더 비슷한 거 같아요. 물론 해조와 이유미,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안정감을 조금 더 추구하는 타입이기에, 쉽지만은 않을 거 같아요. 다만 어흥이 ‘고지식’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해조와 어흥이 반반씩 섞인 ‘흥조’와 만나고 싶어요. 하하. 그게 저의 완벽한 이상향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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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는 함게 연기 호흡을 맞춘 우도환과 오성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정세 선배님과 촬영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거나 하면, 어흥에게 받았던 듯한 느낌의 애정을 받은 느낌을 받았어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정세 선배님과 촬영을 햇다면, 도환 오빠의 경우 해조의 사랑처럼 든든한 느낌이 있었어요. 내가 뭘 해도 될 거만 같은 단단함이 있다보니 제가 조금 더 연기에 몰입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우도환과 오정세 외에도 이유미는 ‘Mr. 플랑크톤’의 전체적인 연출을 맡으며 극의 방향을 이끈 롱종찬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감독님이 무척이나 열정적이세요. 만약의 위험 요소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본인이 직접 경험하시고 연기 디렉팅을 내려주셨어요. 이를 테면 차 안에서 아빠 후보의 머리카락을 뽑는 장면을 연기하기 전에 감독님께서 먼저 매달려 보시는가 하면, 수레바퀴가 안전한지 테스트도 직접 하셨죠. 현장에서 직접 행동하시고 움직이시는 감독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느꼈어요. 덕분에 즐겁고 안정한 현장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홍종찬 감독이 이유미에게 했던 칭찬 중 하나는 바로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에너지와 지치지 않은 체력이었다. 이에 대해 이유미는 “카메라가 돌아가면 없던 힘이 생기는 거 같다. 최면에 홀린 것처럼 안 힘들고 안 덥고 안 춥다. 마치 마법같다”고 웃었다.

“그래서 재밌는 거 같아요. 저는 운동을 즐겨하지도 않고, 평상시에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종이 인형처럼 다녀요. 다만 연기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단단한 배터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에 집중할 뿐이죠. 촬영할 때 체력이 좋다기 보다는 연기를 하기 앞서 고민하고 상상하면서 준비해 온 제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거 아닐까 싶어요.”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이유미의 얼굴은 다양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딘가 독특하다. 바로 전작인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의 경우에도 이유미는 초인적인 힘을 자랑하는 강남순을 통해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딘가 남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사실 의도해서 그런 걸 찾는 건 아니에요. 저는 모든 작품 선택의 기준이 ‘궁금함’에서 시작되는 거 같아요. 이 아이는 어떤 사람일까, 이 사람의 마음은 뭘까,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를 생각한 것이 그동안의 필모그래피가 된 거죠. 지금 찍고 있는 작품(당신이 죽였다) 역시 궁금증에서 시작됐어요.”

모든 촬영을 마친 후 쉬는 시간이 찾아오면 하고 싶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 이유미는 “한국무용을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왜 하필 한국무용이냐고 물었더니 최근 Mnet ‘스트리트 파이터’에 푹 빠진 영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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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보면 다양한 무용이 등장해요. 현대무용도 있고 발레, 한국무용 등이 있는데, 한국무용이 새롭더라고요. 무용의 선과 호흡이 멋있고 탐이 나서, 배워보고 싶어요. 저걸 출 때의 느낌은 어떨까 싶어서 이번 작품이 끝나면 바로 배울 예정이에요. 하하. 다양한 걸 접하는 걸 좋아해서 짧은 취미지만 계속 배우려고 하는 성향도 한 몫하는 것 같기도 해요.”

궁금한 것이 많은 만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만큼 빨리 질리는 편이라고 말한 이유미에게도 유일하게 질리지 않는 영역이 있다. 바로 연기다.

“저에게 계속해서 재미있는 건 연기 뿐이에요. 한 번은 ‘연기하는 건 왜 질리지 않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더 많이 배워서 그런 거 같아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배워야 하잖아요. 덕분에 질릴 거리가 없는 거죠. 계속해서 새로움을 주기에 꾸준히 재밌는 거 같아요. (웃음)”

해맑게 웃고는 이유미에게 ‘사랑스럽다’라는 수식어가 절로 떠올랐다. 현실에 맞닿아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한 번 더 해볼 생각은 없느냐는 말에 이유미는 “기회만 준다면 얼마든지”라고 당차게 답했다.

“제 기준에서 아직 보여주지 못한게 너무 많아요. 무엇보다 저의 멋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비록 작은 체구지만 제대로 된 액션을 통해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멋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있죠. 기회가 된다면 ‘길복순’과 같은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너무 멋있잖아요. 전도연 선배님처럼 멋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요. 만약 그런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하하.”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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