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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Y리뷰] 블록버스터의 교과서 '소방관', 그럼에도 몰입을 막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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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로서의 미덕을 모두 갖춘, 한 편의 교과서 같은 영화다. 군더더기 없는 전개, 그 안에 담은 메시지,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긴장감까지 완벽하다. 다만 출연 배우의 일탈이 유일한 몰입감 저하를 불러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영화 '소방관'(곽경택 감독)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실화를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했다. 이 사건은 2001년 3월 4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당시 서울 서부소방서에 근무 중이던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였다.

'소방관'은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소방관들이 가진 사명감,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신입 소방관이 겪는 트라우마와 물리적 상처 등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소방관의 삶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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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신입대원 철웅(주원 분)의 시선으로 소방관의 일상을 담는다. 친형처럼 따르던 용태(김민재 분)의 영향을 받아 소방관이 된 철웅은 서부소방서에 들어온 첫날부터 사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긴장해 구조대상자의 다리를 꺾는 등 신입대원의 좌충우돌기를 보여준다.

철웅은 점점 성장해 나가지만, 화재 현장에서 용태를 잃게 되면서 깊은 상실감과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 철웅은 구조대상자를 우선 원칙으로 하는 진섭(곽도원 분)과 갈등을 빚지만, 끝내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소방서로 복귀해 홍제동 상가 건물 화재 현장에 출동하게 된다.

영화에서 화마가 덮치는 현장은 실제 화재 현장을 방불케 하는 신으로 완성해 긴장감을 높였다. 배우들이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불속으로 들어가면 촬영 팀이 연기 속에서 이들을 쫓는 방식으로 촬영했고, 이준혁은 스턴트 없이 등에 불을 붙인 연기를 선보이는 등 리얼리티에 도전했다.

영화에 담은 메시지도 확실하다. 소방관에 대한 헌사를 보냄과 동시에, 구조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해 고심하는 구조대장 인기(유재명 분)과 앞장서서 개선점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구조반장 진섭을 통해 소방관의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연기 구멍도 없다. 소방대원으로 분한 주원, 유재명,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은 진정성 있는 연기로 울림을 선사했고, 장영남은 소방대원의 가족으로 분해 그 마음을 절절하게 연기한다. 특히 남편이 수술실에 들어간 것을 알고 뛰어와 "살았어요?"라고 묻는 대목에서 눈물샘을 강하게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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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직관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소방관에 대해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 곽경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또 한 번 왜 충무로 대표 거장인지를 입증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움을 남기는 건 걷어내지 못한 곽도원의 예상보다 많은 분량이다.

곽도원은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한다. 도입부부터 진섭이 자살 소동 현장에 출동해 구조대상자를 무사히 구조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동료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남다른 직감과 현장 경험을 통해 구조대상자를 구출해 내는 구조반장의 모습이 비친다.

'소방관'은 지난 2020년 일찌감치 촬영을 마쳤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일을 잡지 못했고, 2022년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제작 4년 만에 개봉을 확정했지만, 곽도원이 주연배우인 탓에 극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편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인물 서사에 집중한 만큼, 곽도원으로 인한 몰입감 저하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가 연기한 진섭은 소방대원들 중에서도 특히 용기 있게 쓴소리를 할 줄 알고 정의감과 책임감으로 뭉친 인물인데 러닝타임 내내 캐릭터와 실제 상황이 부조화를 이루며 괴리감을 안긴다.

곽경택 감독 연출. 출연 주원, 곽도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 러닝타임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12월 4일 개봉.

[사진출처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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