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6천 억 위약금은 NO, 이름은 우리 것"... 뉴진스, 전격 '탈 어도어' 선언 미래는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진스 멤버 5인, 오늘(28일) 어도어 전속계약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 개최
" 오늘(28일) 자정부로 전속계약 해지, 민희진과 함께 일하고 싶다" 주장
한국일보

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하는 법적 문제가 산재하고 있는 만큼, 뉴진스 바람대로 이들이 어도어를 떠나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가 됐다.

뉴진스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처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오후 8시 30분부터 시작된 이날 기자회견은 개최 2시간 30분여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공지됐다.

현장에는 민지·해린·하니·다니엘·혜인 뉴진스 멤버 전원이 법률대리인 등 없이 참석했다. 이날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현장에 등장한 멤버들은 "오늘 자정부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진스는 앞서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전 대표와 모회사 하이브의 갈등 속 민 전 대표의 편에 서며 잇따라 공개 입장을 표명해왔다. 지난 9월에는 어도어 이사회에서 민 전 대표의 해임 결의가 통과되자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민 대표를 어도어로 복귀시켜 달라"며 하이브를 정면 비판했으며, 멤버 하니는 지난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하이브의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진스의 전면적인 지원에도 민희진의 어도어 대표이사 복귀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뉴진스는 지난 13일 소속사 어도어를 상대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 등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며 최후 통첩을 날렸다. 멤버들은 해당 내용증명에서 ▲하이브가 '뉴진스를 버리고 새로 판을 짜면 될 일'이라는 결정을 한 것과 관련해 매니지먼트사로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 ▲하이브 PR이 뉴진스의 성과를 폄하한 데 대한 조치를 취할 것 ▲매체를 통해 무단 공개 된 뉴진스 연습생 시절 사진, 영상 등에 대한 삭제 조치를 취할 것 ▲'밀어내기' 에 의해 뉴진스의 성과가 상대적 평가절하된 상황을 해결할 것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과의 분쟁 및 뉴진스의 기존 작업물이 사라지는 문제 등을 해결할 것 등을 요구하며 어도어가 시정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뉴진스가 요구한 어도어의 답변 기한은 이날이었다. 그 사이 민 전 대표는 지난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고 하이브를 떠난 상태다. 답변 시한을 하루 앞두고 지난 27일 어도어는 빌리프랩을 상대로 하니에 대한 '무시해' 발언에 대한 사과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며 뉴진스의 시정 조치 이행 요구에 일부 응했으나, 이날 뉴진스는

이날 뉴진스 멤버 전원이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운데 하니는 "9월에 했던 유튜브 라이브와 시정 요구 내용 증명은 저희 다섯 명이 다 결정하고 진행한 내용이라는 것을 한 번 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희가 보낸 시정 요구에 대한 시정 기한이 오늘 12시가 되면 바로 끝난다. 그런데 오늘 업무 시간이 다 끝났는데도 하이브와 현재의 어도어는 개선 여지나 저희의 요구를 들어줄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실 저희가 내일 해외 스케줄이 있어서 오전에 출국하고 다음 주에 들어오는데 그 사이에 하이브와 어도어가 어떤 언론 플레이를 할 지 몰라서 걱정되는 마음과 저희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저희끼리 많은 대화를 나눴고 어쩔 수 없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라고 이날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니는 "뉴진스는 어도어의 소속 아티스트이고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회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라며 "저희는 여기에 계속 남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정신적인 고통이 계속 될 거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전혀 없기 때문에 여기에 남아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계약해지를 요구하게 된 책임이 전적으로 어도어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자정부로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 '위약금' 질문에는 "배상 책임 없다"


뉴진스의 주장은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다.

민지는 "뉴진스 다섯 명은 29일 자정이 되는 즉시 전속계약을 해지할 것"이라며 "지금 하이브와 어도어는 말장난처럼 서로를 분리해서 하이브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전속계약 해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하이브와 어도어는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저희와 함께 일해온 어도어는 이미 많이 달라졌고, 기존의 임원들 역시 갑작스럽게 모두 해임됐다. 하이브의 입맛대로 바뀌어버린, 또 저희와 함께 일해주신 감독님과의 관계도 다 끊어버린 신뢰관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전속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니엘 역시 "자정을 기점으로 뉴진스는 더이상 어도어의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게 될 것"이라며 "어도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저희가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해나가려고 한다"라고 못을 박았다. 다만 이미 예정된 스케줄과 광고 등은 예정대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지는 앞서 자신들이 내용증명을 통해 요구한 시정 요구를 어도어가 이행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전속계약 해지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어도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한 시간여 앞두고 뉴진스에게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뉴진스 멤버들은 해당 회신에 대해 "메일을 보고 다시 한 번 심각함을 느꼈다"라며 "저희는 시정 요구를 했는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지 않았나. (어도어가 보낸) 내용 증명에는 개선 의지는 없고 거짓말과 변명 뿐이었다. 늘 이런 시간끌기식의 회피하는 답변이 어도어가 저희를 대하는 태도였다. 저희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저희의 요구가 시정돼지 않았음으로 예정대로 해지할 예정"이라고 분노했다.

앞서 뉴진스가 전속계약해지를 요구할 경우 위약금이 6,000억 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뉴진스 멤버들은 이번 전속계약 해지가 자신들의 잘못에 기인한 것이 아닌 만큼 위약금을 배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해린은 "위약금에 대한 기사를 여럿 봤는데 저희는 전속계약을 위반한 적이 없고,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저희가 위약금을 내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상황이 일어났고 책임은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뉴진스의 주장대로 전속계약을 해지할 경우 뉴진스라는 팀 명에 대한 상표권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혜인은 "저희 의지와 상관 없이 당분간은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저희 다섯 명이 뉴진스라는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저희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포기할 생각도 전혀 없다. 어떤 분들께는 뉴진스라는 이름이 상표권 문제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저희에게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저희 다섯 명이 맨 처음 만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모든 일들에 대한 의미가 담겨있는 이름이기 때문에 뉴진스라는 이름과 그에 대한 권리를 온전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뉴진스 팀명에 대한 권리를 향후에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전속계약 해지 이후 상표권 문제에 따른 팀명 사용 불가 상황에 대한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다. 저희는 아마 앞으로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가처분 신청 필요 없다"는 뉴진스, 법적 문제 대한 의문은 남아


다만 이날 멤버들은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지 않고 곧바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주장으로 의아함을 자아냈다. 민지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은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떄문에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며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효력이 없어짐으로 저희 활동엔 문제가 없다. 저희가 굳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멤버들의 주장처럼 책임이 어도어에 있다고 하더라도 전속계약의 경우 멤버들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단번에 해지되는 것이 아니라, 해지를 위한 법적 절차가 필요한 만큼 이들의 주장에 대한 질문이 현장에서 이어졌다. 하지만 뉴진스는 "저희는 (어도어와) 충분히 대화를 했고 내용증명을 보내드렸고, 그 사이에 대답이 없어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며 향후 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 후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뉴진스는 전속계약 해지 후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민지는 "가능하다면 민희진 대표님과 계속해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고, 다니엘 역시 "(계약 해지 후) 앞으로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꼐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민희진) 대표님께서 원하신다면 함께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뉴진스가 말하는 이번 전속계약 해지 사건의 본질은 '존중 부족'이다. 민지는 "사실 이 일의 가장 큰 문제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당한 불합리한 일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냈고, 그것에 대한 답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뉴진스가 공개적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했으나, 향후 하이브와 어도어 측에서는 관련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자회견 말미에는 어도어와의 재논의 여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민지는 "이미 수차례 저희의 의견을 전달했고 이제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이야기는 사실 보여주기식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재논의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버니즈와 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민희진 대표님을 보고 많은 용기를 얻었다"라며 "선례를 만들고 싶다는 말이 제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고 용기가 됐다. 본인의 인생을 걸고 다짐을 지킨다는 것이 쉽지않다는 것을 알 거다.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고 떳떳하게 말하고 싶었다. 물론 앞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질거고 어떤 방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섯 명이 힘을 모아서 앞으로의 모험, 도전을 즐기기로 했다. 저희의 행보를 앞으로 지켜봐주시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