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19금 장면에 특히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자칫 저급한 작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벗는다고 해서 다 아름답게 포장될 순 없다. 공유와 서현진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는 숭덩숭덩 썰린 작품이다. 인물들의 감정선은 엉성하고, 서브 주연 정윤하, 조이건의 어색한 연기는 공유와 서현진이 겨우 머리채를 끌고 가던 스토리에 찬물을 끼얹는다. 무엇보다 조연들의 불필요한 노출 베드신은 납득하기 어려운 연출이다.
'트렁크'는 한정원(공유 분)이 전처의 의뢰로 노인지(서현진 분)과 기간제 결혼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기간제 결혼 회사 우수 직원인 서현진은 의문의 트렁크 하나를 들고 공유의 집으로 들어가며 5번째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어린시절 트라우마로 불면과 악몽에 시달리는 한정원과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노인지가 서로를 구원하는 서사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간제 결혼 서비스 제공'이라는 소재부터 어려운 '트렁크'다. 기간제 부부는 서로 합의 하에 결혼을 연장할 수 있다. 서로가 원하는 경우 부부 관계도 허용된다. 원작의 결혼 서비스에는 부부 관계도 포함돼 있다. 이 결혼은 의뢰인이 회사에 돈을 주고 요청하는 것이다. 유사 성매매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극 중 한정원-노인지뿐만 아니라 한정원 전처 이서연(정윤하 분)-윤지오(조이건 분)도 기간제 결혼 생활을 한다. 두 부부의 관계 장면도 드라마에 담겼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게다가 이 과정에서 정윤하, 조이건의 뜬금없는 베드신이 나온다. 불필요한 배드신의 등장이 불편감을 준다. 격정적인 장면은 얼빠지게 한다. 삽입된 이유를 알기 어렵다. 화제성만을 노린 연출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정윤하, 조이건의 로봇 같은 연기력도 이야기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다. 두 사람의 연기라도 자연스러웠다면 그나마 흐름이라도 끊지 않았을 터. '트렁크'가 데뷔작인 조이건은 고등학생들에게 연기 입시를 했던 연기 강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푸릇푸릇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 경력은 짝짓기 리얼리티 예능 '에덴2'가 전부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렁크'는 전개 내내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한정원, 결혼 실패 이후 방황하는 노인지, 양성애자라는 아웃팅을 당한 노인지의 전 연인, 비뚤어진 소유욕을 지닌 이서연, 기간제 결혼 상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윤지오. 여기에 주변에 나타나 은근히 위협을 가하는 노인지 스토커까지. 쉬운 설정이 없다. 하지만 복잡한 관계 속 다층적 내면을 지닌 인물들의 서사가 차곡차곡 쌓이지 못했다. 또한 이들이 감정이 표출되고 해소되는 과정도 촘촘하지 못했다. 건너뛰기 연출이 '트렁크'를 쉽게 열기 힘든 가장 큰 이유다.
'트렁크'는 제대로 열기 위해선 긴 설명서가 필요한 작품이다. 납득과 이해에 시간이 필요하다. 시청자들이 보면 여러 의문이 생기고 그 답을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봐야 하는 작품이다. 생각할거리를 던지는 것과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은 다르다. 공유와 서현진의 비주얼 합과 연기력이 아까워진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