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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최애는 우리가 지켜” K팝 팬들, ‘꺼지지 않는 촛불’ 응원봉 들고 거리로 [SS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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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응원봉을 들고 촛불 시위에 참여한 팬들. 사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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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최애(가장 좋아하는 그룹 혹은 멤버)’ 그리고 우리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응원봉 들고나왔어요.”

촛불 보다 밝게 빛나는 아이돌 응원봉. 날이 어두워질수록 그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에스파 ‘위플래시’, 데이식스의 ‘웰컴투더쇼’,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 노래에 맞춰 K팝 팬덤이란 유대감으로 똘똘 뭉친 1020대 참가자들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연일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7일 밤 국회 앞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가결을 요구하며 100만명(주최측 추산)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내란죄 윤석열 퇴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국민의 명령이다 윤석열은 퇴진하라’의 구호를 외쳤다.

그 속에서도 단연 빛난 건 아이돌 팬덤을 상징하는 응원 도구인 응원봉이었다. 촛불들 사이에서 응원봉들은 남다른 발광력을 과시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와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한층 젊어진 집회 참가자들은 유행하는 아이돌 노래에 맞춰 떼창을 하며 춤을 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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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 들고 탄핵안 통과 촉구하는 집회 참가자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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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다른 ‘응꾸(응원봉 꾸미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네모난 면에 한 글자씩 ‘탄’, ‘핵’ 스티커를 붙인 NCT 팬덤 시즈니들의 응원봉은 SNS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집회에 참여한 시즈니 이모양(19)는 “지난주에 이걸 들고 NCT DREAM(엔시티 드림)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이번주에 시위에 오게 될 줄 몰랐다”며 “최애 이름을 붙이는 자리인데 탄핵을 붙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멤버들이 지금 군대에 가 있다. 계엄을 선포하면 군인들이 동원되니 팬들은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집회 참가 이유를 덧붙였다.

응원봉을 처음 개시했다는 제로베이스원 팬 김 모양(17)은 “응원봉이 비싸서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렇게 활용할 줄 몰랐다. 그립감도 좋고 어두운 콘서트장에서 쓰는 거다 보니 밤이 돼서 엄청 반짝거린다. 사길 잘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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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을 들고 촛불 시위에 참여한 팬들. 사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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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을 들고 촛불 시위에 참여한 팬들. 사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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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을 들고 촛불 시위에 참여한 팬들. 사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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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본 시민들은 “아이돌 팬들의 열기에 깜짝 놀랐다”며 응원봉으로 알록달록 빛나는 시위를 반기는 분위기다.

아이돌 팬들은 ‘X(전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며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실제로 ‘X’에는 “아이돌 오타쿠가 ‘뮤직뱅크’ 외의 일로 국회의사당 갈 일 없게 해라” “공방(음악방송 공개방송) 잃은 팬들이 어디로 가는지 보여줄게” “우린 시위 특화 인력이다” 등의 글과 함께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지오디, 샤이니 등 ‘구오빠’ 응원봉을 오랜만에 꺼냈다는 이들도 있다.

또한 콘서트를 가거나 음악방송 사전녹화를 기다리며 추위를 견디는 방법, 화장실 덜 가는 방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거나 응원봉 전용 탄핵 문구 도안을 공유하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서 핫팩, 간식을 나눠 갖고 응원봉 집회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무료 음료 쿠폰을 나눠주겠다는 글도 보였다.

외신들도 주목했다. AFP통신은 “K팝 속에서 참가자들이 즐겁게 뛰어다니고,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일부 시위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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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을 들고 촛불 시위에 참여한 팬들. 사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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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선 응원봉이 최애를 애정하는 마음을 담은 불빛이지만 촛불 집회에서는 최애와 그 최애를 응원하는 모든 이들, 나아가 모든 팬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불빛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마다의 ‘촛불’을 들었지만 마음은 하나다. 비록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부결됐지만, 이번 집회를 통해 그다음 희망을 봤다고 많은 이들이 입모아 말하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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