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무성 평론가, 만화 에세이 '스윙 라이프' 출간…일상서 만나는 재즈 담아
남무성 재즈 평론가 |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재즈는 라이브 느낌이 굉장히 중요한 '변수의 음악'인데, 그러한 감정까지 AI(인공지능)가 실을 수 있을까요?"
국내 대표 재즈 평론가 남무성이 최근 음악 만화 에세이 '스윙 라이프'(SWING LIFE)를 펴냈다. 남 평론가는 누구나 접하기 쉽도록 '술술' 읽히는 문장과 만화로 일상 속 재즈 이야기를 정리했다.
1998년 한국 최초의 재즈 매거진 '몽크뭉크'를 창간하고 재즈 월간지 '두-밥'(Doo-Bop)의 편집인을 지낸 그는 30년 가까운 세월을 재즈 평론가 겸 음반 프로듀서이자 작가로 활동해왔다.
남 평론가는 이번 신간에서 재즈 음악은 물론,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영화 '아메리칸 뷰티'와 007시리즈 등 평소 관심을 둔 여러 분야에 대한 생각을 펼쳐냈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만화 '고우영 삼국지'처럼 재즈와 별 접점이 없는 소재도 자연스레 음악과 접목하는 대목에서는 그만의 내공이 잘 묻어난다.
최근 전화로 인터뷰한 남 평론가는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AI에 대해서도 재즈와 연관 지어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냈다.
남 평론가는 "(변수의 음악인) 재즈에서는 실수조차도 매력이 된다"며 "그런데 AI는 '너무나' 완벽하게 연주한다. 재즈는 지극히 인간적인 음악인데, AI가 연주하면 이 때문에 사운드가 좀 차갑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느끼는 '재즈다운' 음악을 AI가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무성 재즈 평론가의 음악 만화 에세이 '스윙 라이프' |
남 평론가는 책을 통해 재즈는 '미간에 힘을 주고 듣는 음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산책길에 따라 나서는 친구' 혹은 '무료한 하루를 달래주는 이야기꾼'처럼 친근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남 평론가는 "요즘은 내가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와 비교해 재즈 문화가 많이 자리를 잡았다"며 "과거에는 정보 중심으로 재즈를 가르치는 책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편안하게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재즈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출간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재즈라고 하면 예전에는 '만만한 음악이 아니다' 혹은 '어려운 음악이다'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제는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며 "여유 있는 마음으로 재즈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남 평론가는 이번 책에서도 '감바스와 어울리는 재즈'라는 한 꼭지로 이 같은 재즈의 친근한 매력을 소개했다. 일상 속 요리에서도 어떤 재료에 어떤 양념을 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재즈 또한 '요리사'의 취향에 따라 느낌이 변화무쌍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칙 코리아의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를 언급하며 "재즈라고 하면 순 거무칙칙한 사운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화사한 라틴 재즈도 있다"고 소개했다.
재즈 평론가 남무성 |
남 평론가는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 양평의 전원주택에서 15년째 거주 중이다.
그는 "확실히 재즈는 '도시의 음악'이기에 라이브 클럽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들어야 하는 것 같다"면서도 "도시에서 분주하게 바쁠 때는 스치듯 지나가 버린 음악도 여기서는 재발견하고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의 소음이 없다 보니) 음악의 한 음 한 음이 완전히 다 들리더라"며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전원생활의 장점도 있다"고 했다.
남 평론가는 책 속 만화를 직접 그리고, 지난해 7월에는 루이 암스트롱과 김준 등 재즈계 거장을 그린 작품들로 첫 개인전을 성황리에 여는 등 수준급 미술 실력도 갖추고 있다. 오랫동안 음악을 듣다 보면, 또 음악가를 열심히 좋아하다 보면 마음속에 있는 뮤지션의 인상이 손끝 그림으로 자연스레 배어 나온단다.
"글로 음악을 표현하려면 한계가 있겠죠. 하지만 만화는 한 컷 한 컷 그림을 통해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물(뮤지션)의 캐릭터를 사람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지요. 하하."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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