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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콜롬비아' '밀수'…키워드로 미리 보는 '보고타: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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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한국 영화 최초 콜롬비아 로케이션 촬영
의류 밀수와 범죄 드라마 장르의 조합
오는 31일 개봉
노컷뉴스

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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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600m 안데스산맥 동부에 위치한 낯설고도 생소한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 새로운 희망을 품고 한국을 떠난 한인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이 벌어졌다. 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이다.

1997년 IMF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한 국희(송중기)와 가족들은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희는 한인 상인회의 권력을 쥔 박 병장(권해효) 밑에서 일을 시작한다.

성실함으로 박 병장의 눈에 띈 국희는 박 병장의 테스트로 의류 밀수 현장에 가담하게 되고, 콜롬비아 세관에게 걸릴 위기 상황 속에서 목숨 걸고 박 병장의 물건을 지켜내며 박 병장은 물론 통관 브로커 수영(이희준)에게도 강렬하게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곧 수영이 국희에게 위험한 제안을 하고, 이를 눈치챈 박 병장 또한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국희를 시험에 들게 한다. 본인의 선택으로 보고타 한인 사회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음을 체감한 국희는 점점 더 큰 성공을 열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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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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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최초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하다


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 이하 '보고타')는 한국 영화 최초로 콜롬비아 보고타의 낯설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스크린에 담았다.

콜롬비아의 수도이자 해발 2600m의 안데스산맥 동부에 위치한 보고타는 한국에서 이동만 최소 20시간 이상 소요되는 머나먼 도시다.

제작진은 보고타를 메인 로케이션으로 설정하고 촬영되었으며, 카리브해의 휴양도시 카르타헤나, 지중해의 섬나라 사이프러스 등 남미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며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냈다.

"콜롬비아에서 로케이션을 한다는 이야기에 굉장히 설렜다. 처음 도착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라는 송중기의 말처럼, 제작진과 배우들은 콜롬비아 로케이션 자체에 매료되어 현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작품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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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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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제 감독은 현지의 생생한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세트를 최소화하고 로케이션 촬영을 최대화해 현지의 리얼리티를 완벽하게 살려내고자 했다.

김 감독은 "포브스에도 나온 1980년대에 활동한 마약왕이 1993년에 보고타에서 죽은 걸 봤다"라며 "이 영화 속에서 내가 설정한 시간 이전의 10년은 실제로 보고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였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2022)이 공개된 후, 수리남 정부는 자국을 여전한 마약 국가로 그리며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주베네수엘라 한국 대사관은 수리남 한인 사회를 대상으로 안정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이에 '보고타'에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자 김 감독은 "우리 영화 속 시대까지 그런 여진이 남아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보고타 현지 프로덕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현지에서는 미국이 더 험한 종류의 영화를 만들어서 그런지 나의 우려에 아무렇지 않은 듯 반응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감독은 "보고타 현지 프로덕션과도 많이 이야기했다, 현지에서는 미국에서 와서 더 험한 종류의 영화를 만들어봐서 그런지 내가 우려한 질문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반응했고 그래서 기억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나라 이미지를 훼손하려고 하는 의도보다는 현실적인 소재와 디테일을 가지고 서사를 다룰 때 범죄적인 요소를 쓰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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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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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콜롬비아 장모를 둔 송중기는 "처가 친지들이 콜롬비아에 많이 살고 계신다. 예전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다는데, 내가 경험한 콜롬비아는 사람들이 정이 많고 음식이 너무 맛있다"라며 "옛날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서 즐겁게 지냈다. 이제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많이 없어진 곳"이라고 이야기했다.

'보고타'는 콜롬비아 촬영 시 콜롬비아 국내외 프로덕션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콜롬비아를 영화 촬영지로 홍보하는 비영리 단체 프로이마헤네스 콜롬비아(Proimágenes Colombia)로부터 콜롬비아 내 지출의 35%에 해당하는 세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CINA 인센티브를 받아 더욱 성공적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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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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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영어·한국어 등 3개 국어가 오간 촬영 현장


촬영 현장에서는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까지 총 3개 국어가 오갔다. 특히 촬영 중반부에 들어서는 영어가 공용어였음에도 각기 다른 국적의 배우와 스태프가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국어와 스페인어를 서로 익히고 사용했다.

극 중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꿈꾸는 청년 국희를 연기한 송중기는 "스페인어가 굉장히 바깥으로 에너지를 쓰는 언어라서 저도 모르게 제스처도 많아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고타'에는 약 100명 이상의 현지 스태프가 참여했을 뿐 아니라 많은 외국 배우도 등장한다. 제작진은 로케이션 촬영 전 오디션을 통해 콜롬비아와 중남미권 출신 배우들과 만나 캐스팅을 진행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의 오리지널 작품과 할리우드 영화 작업을 했던 배우들이 합류했고, 알레한드로, 카를로스, 미겔 등 극 중 핵심적인 캐릭터 모두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로 낙점됐다.

박지환은 "콜롬비아의 공기, 흐름, 땀, 냄새 이런 것들이 모두 이국적이었고, 낯설기도 했지만, 현지의 배우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바이브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송중기는 "배우 송중기 그리고 인간 송중기의 인생에 굉장히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해준 작품이다. 콜롬비아 스태프와 현지 분들을 보면서 느끼고 배운 게 정말 많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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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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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생존기 '보고타'…"현재에도 유효한 이야기"



영화 속 보고타 한인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된 생활 수단이 의류 밀수이고, 그 안에서 권력을 갖기 위해서는 밀수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무엇보다 머나먼 보고타에 첫발을 내디뎠던 19세 소년 국희가 가장 높은 6구역에 들어서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 국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중심에 있다. 송중기는 "20대부터 30대까지, 한 인물의 이렇게 긴 서사를 연기한 적은 처음이었다"라고 했다

이처럼 '보고타'는 남미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전형적 소재인 '마약'을 과감히 배제하고, 의류 밀수라는 독특하고 현실적인 소재를 내세워 서사를 끌어간다.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이자 통관 브로커 수영 역 이희준은 "마약이나 총이 아니라 속옷을 밀수해서 파는 이야기라고 해서 독특하다고 느꼈다"라고 전했다. 또한 보고타 한인 사회를 주름잡고 있는 박 병장의 조카인 작은 박 사장 역 박지환은 "이야기가 되게 한국적이면서도 한국적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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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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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는 이민자들의 처절한 생존기다. 김성제 감독은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한 청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범죄 장르를 선택했다"라고 설명한 뒤 "멀고 생소한 땅에 이민 가게 된 19살 소년 국희가 성공을 위해 아등바등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했다.

보고타 한인 사회의 최고 권력자이자 밀수 시장의 큰손 박 병장 역은 이와 같은 파란만장한 생존기가 현재에 주는 울림이 있을 거라고 했다.

권해효는 "이 영화는 저에게는 변화하지 않으면서 살아남겠다고 버티는 자와 변화하면서 살아남겠다고 버티는 자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시대도 변화 앞에 서 있는데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라며 "과거를 배경으로 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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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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