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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이런 자리도 송구…” 참사 후 첫 시상식, 애도로 채운 ‘MBC 연기대상’[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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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2024 MBC 연기대상’.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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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처음 진행된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애도에 동참했다.

지난 5일 방송된 ‘2024 MBC 연기대상’은 ‘밤에 피는 꽃’,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 ‘우리, 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 ‘지금 거신 전화는’, ‘나는 돈까스가 싫어요’, ‘세 번째 결혼’, ‘용감무쌍 용수정’, ‘친절한 선주씨’ 등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를 총 결산하는 자리다.

당초 지난달 30일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C2216편이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중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으면서 항공기가 반파, 화제가 나는 사고가 벌어졌다.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항공기 꼬리 부분에 탑승했던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사망했다. 참사가 벌어지자 MBC 측은 생방송을 취소했다. 다만 생방송만 취소됐을 뿐, 시상식 진행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참사 하루만에 진행됐던 녹화에서 참석자들은 모두 검고 수수한 의상을 입고 등장해 애도의 뜻을 함께했다. 먼저 진행에 앞서 MC를 맡은 김성주는 “시상식에 앞서 불의의 항공기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 모든 연기자를 포함해 MBC 드라마 관꼐자 모두의 마음을 모아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위로를 건넸다.

수상자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채원빈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로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감사한 분들 너무 많은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수많은 유가족분들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는 말로 수상소감 마무리하겠다”며 간결하게 소감을 끝냈다.

‘수사반장 1958’로 우수연기상을 받은 이동휘는 “제가 기쁜 일이 있는데 슬픈 상황 속에서 이 기쁨을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 참석한 모든 분들이 이 자리 오실때 마음이 많이 무거웠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힘든 상황을 겪고 계실 모든 분들께 큰 위로와 용기와 힘이 될 수 있도록, 그런 배우가 되도록 약속드리겠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김수미를 대신해 특별 감사패를 대리 수상한 그의 며느리 서효림은 “뜻하지 않게 지금 우리가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여러 일들로 너무 많이 아프다. 저의 아픔만 덜어내면 더 밝아질 줄 알았는데 연말에 너무 슬픈 소식들이 들려오니 어떻게 감당해야하나 싶기도 하다”면서 “다함께 아파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도 우리 모두 다 함께 빨리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위로를 건넸다.

‘백설공주’로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한 변요한은 “여기까지 오기까지 발걸음이 많이 무거웠다. 다른 배우들도 그랬을거다. 사고로 희생당한 분들께. 유가족분들께. 기도하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용감무쌍 용수정’으로 일일 단막극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엄현경은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도 마음이 너무 무겁다. 유가족분들께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가슴 아픈 참사에 마음을 보탰다.

무엇보다 ‘이친자’로 친정 MBC에 30년만에 복귀, 대상을 수상한 한석규가 수상 소감을 미처 끝맺지 못할 정도로 깊은 애도로 먹먹함을 더했다. 검은색 수트를 입고 참석한 한석규는 “저를 포함해 방청객, 동료분들도 마찬가지일텐데 그냥 송구하다. 이런자리, 이런 행사를 가진다는 것도 사과드리고 싶고 송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자들이 하는 모든 일들이 시청자분들을 위한 몸짓인데 너무 큰 슬픈 일이 벌어져서 마음이 아프다. 정말 연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하면 진실되게 진솔하게 시청자분들에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뿐인데. 이런 큰일 겪은 가족,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 말씀 드리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을 멈추고 단어를 고르며 신중히 말을 건넸다.

이어 “‘이친자’를 선택한 이유는 가족의 소중함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주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가족을 잃으신...”이라며 잠시 침묵하더니 “깊은 위로 말씀 드린다. 웬지 송구하고 왜인지 사과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큰 슬픔 이겨내시고”라며 여러 차례 목이 메이는지 소감을 끊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며 소감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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