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17 (금)

SM, 소녀시대 빠진 반쪽짜리 30주년…이수만 왔어도 5시간 못 버틸듯[TEN스타필드]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동방신기/ 사진 제공=S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

SM이 장장 5시간짜리 콘서트를 진행했다. 오늘날 SM을 만들어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등기 초대'를 받았지만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긴 공연 시간에도 소녀시대나 샤이니 완전체 무대는 없었다. SM은 과거의 발자취보다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쪽으로 콘서트의 콘셉트를 잡은 듯 했다. 무대의 흥을 깨뜨리는 무리수를 두면서 연습생들까지 무대에 세운 것도 이 같은 콘셉트하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5시간의 긴 콘서트가 지루했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1~12일 양일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5'를 개최했다. SM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다만 정작 지금의 SM이 있기까지 크게 기여한 소녀시대도, 샤이니의 완전체도 볼 수 없었다. 특히 이번 공연은 SM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이들의 부재가 크게 느껴졌다. SM에 속해 있는 소녀시대 일부 멤버들이라도 모아서 무대를 꾸미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이조차 준비되지 않았다.

물론 소녀시대 멤버들은 배우 활동 등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다만 규현은 당일 뮤지컬 '웃는 남자' 낮 공연이 있었음에도 SM 공연에 참석했다. 이처럼 아티스트와 소통을 통해 충분히 조율이 가능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앞서 태연은 무대를 꾸미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음에도 소속사 측에서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SM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SM을 이 위치까지 끌어올려준 이들에 대한 예우도 필요했다.

슈퍼주니어/ 사진 제공=S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분위기가 달아오를 만하면 가라앉도록 만든 세트리스트도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다. 공연 이후, 5시간에 걸쳐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졌다는 후기가 쏟아졌다. 실제로 공연을 본 이들은 소위 말하는 '핑크 블러드'임에도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들은 흥이 오를만 하면 분위기가 가라앉는 행태가 반복됐던 세트리스트를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첫날 동방신기가 '라이징 썬'(Rising Sun (순수))으로 힘차게 포문을 열었다. 동방신기는 여전한 기세와 안정적인 실력으로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바로 다음 차례로 남자 연습생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9명의 연습생이 무대에 올라 샤이니의 '루시퍼' 커버 무대를 선보였다. SM루키즈처럼 사전에 정보가 공개된 연습생들도 아니었다. 관객들은 가장 기대감과 집중도가 높았을 공연 초반부터 초면인 연습생들의 무대를 감상해야 했다.

SMTR25/ 사진 제공=S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슈퍼주니어가 '갈증 (A Man In Love)' 무대를 꾸몄다. 여러 대표곡을 지닌 슈퍼주니어지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데뷔 초반 수록곡을 택해 의문을 자아냈다. 동방신기가 '라이징 썬'을 선보인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공연 초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미스터 심플'(MR. Simple), 'Mamacita (아야야)'(마마시타) 등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곡이 더 적절했다. 특히 해당 공연은 슈퍼주니어의 팬들만 모이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후 보아가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 NCT 위시 시온과 함께한 '온리 원'(Only One)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다음 순서로 등장한 나이비스 탓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일반 관객에게 나이비스를 보여준다해서 이들이 팬이 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버추얼 아이돌에 호의적인 이들 앞에 노출시키는 편이 나이비스의 흥행에 도움이 될 방안이다.

나이비스/ 사진 제공=S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어앨리스/ 사진 제공=S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스파가 끌어올린 분위기는 영국 보이그룹 탓에 가라앉았다. 에스파는 '위플레시'(Whiplash), '아마겟돈'(Armageddon)으로 히트곡을 연달아 선보였다. 에스파 팬이 아닌 이들도 모두 아는 노래였고,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이어 무대에 오른 영국 보이그룹 '디어앨리스'. 대표곡은 물론 그룹명조차 제대로 각인되지 않은 그들의 무대를 에스파 뒤에 배치해 더 대비됐다.

SM은 연습생들 무대를 중간중간 끼워놨다. 연습생 무대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이번 콘서트에는 총 25명의 연습생이 참여했다. SM은 루키즈로 공개했던 이들마저 데뷔시키지 않은 전적이 있다. 이름조차 공개되지 않은 연습생들 가운에 몇 명이나 SM에서 데뷔할지는 알 수 없다. 이들로서는 대형 무대를 서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관객들로서는 준비되지 않은 만남과 같았다.

SM이 만들어 온 30년 역사가 곧 K팝의 역사임을 부정할 이는 없다. 하지만 SM은 30주년 콘서트서 그 역사를 애써 무대 뒤편으로 밀어냈다. 기사를 보고 자신의 초대 사실을 알았다는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일갈, 30주년 콘서트를 앞두고 불만을 쏟아낸 소녀시대의 리더 태연과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 등의 사례는 SM이 자신들의 문화적 레거시(유산)를 잘 지키지 못하고 있단 방증이다. 과거를 외면한 채 미래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다 보니, 30주년 콘서트가 응당 보여줘야 할 스토리텔링의 중요 부분이 빠져버렸단 얘기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등기 초대'에 응했더라도, 5시간 콘서트를 끝까지 보기는 쉽지 않았을 듯 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텐아시아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