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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TF초점] KBS 시트콤의 부진…1%대 간신히 유지 중인 '빌런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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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텐션→억지 웃음이 주된 문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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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시트콤이 부활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탓일까. KBS가 올해 야심 차게 내놓은 시트콤이 연이어 부진을 기록하고 있다. '킥킥킥킥'가 0%대 시청률로 굴욕을 맛본 가운데 '빌런의 나라'도 1%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지난달 19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극본 채우, 연출 김영조)는 K-아줌마 자매와 어딘가 이상한 가족들의 때론 거칠면서도 따뜻한 일상을 담은 코미디 드라마다. 총 24부작 중 12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빌런의 나라'는 회당 30분씩 2회 연속 편성되는 방식으로 방영 중이다. 짧고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요즘 시청자들의 흐름을 방영한 요소다. 그간 KBS는 '달려라 울엄마' '멋진 친구들' 등의 시트콤으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웃음을 안긴 만큼 '빌런의 나라'도 KBS의 시트콤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빌런의 나라' 이전에 방영된 '킥킥킥킥'의 시청률이 0.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KBS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는 쓴맛을 봤다. 지나치게 산만한 연출과 개연성 부족,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 과장된 표현 방식과 불필요한 설정이 주된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를 이어받는 '빌러느이 나라'도 시청률에 대한 우려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김영조 감독은 "'빌런의 나라'는 가부장제가 끝났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여성 중심적인 시대의 흐름을 맞추려고 했다"며 "이런 부분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안기지 않을까 싶다"고 주된 포인트를 짚었다.

'빌런의 나라'는 K-아줌마 자매와 어딘가 이상한 가족들의 때론 거칠면서도 따뜻한 일상을 담은 코미디 드라마다.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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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오히려 '빌런의 나라'의 문제점으로 돌아왔다. 일부 시청자들은 요즘 시대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몰입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킥킥킥킥'에서도 문제점으로 꼽혔던 배우들의 과한 텐션이 '빌런의 나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1회부터 오나라(오나라 분) 가족의 좌충우돌 일상이 펼쳐지긴 했으나 이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과하게 오버스럽다. 재밌어야 할 부분을 빠른 호흡으로 가져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웃음을 유도하는 듯한 연출이 주를 이뤄 몰입을 방해한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워야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오는데 억지로 웃기려고 하다 보니 매력이 반감하는 것이다.

화면 연출 역시 옛날 드라마처럼 보이는 점이 극의 몰입감을 깨트린다. 옛날 느낌의 시트콤 감성을 의도했다 하더라도 세련된 영상미를 기대하는 요즘 시청자들에게는 촌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시대감각과 트렌드를 반영하는 새로운 시트콤의 형태를 찾을 필요가 있다.

다만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특히 오나라는 다년간 다양한 장르에서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설정 자체의 문제로 인해 능숙한 연기가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배우 개인의 연기력보다는 기획과 연출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이다.

첫 지상파 드라마에 도전한 최예나는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최예나는 정민규, 은찬과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설렘을 더하는가 하면 오나라와는 팽팽하게 대립하며 티격태격 '케미'를 뽐내는 등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빌런의 나라'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한다.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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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순풍 산부인과' '거침없이 하이킥' 등 과거의 시트콤이 재조명되는 추세다. 어쩌면 KBS가 읽은 시대적 흐름도 이와 마찬가지였을 거다. 앞서 김영조 감독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힘들게 사신다. 그래서 편하게 웃고 사실 수 있게 만들어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며 "시청자들이 유치하고 사랑스러운 분들을 보면서 웃고 편하게 쉬시고 행복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KBS의 의의는 좋았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기대치도 높았다. '빌런의 나라' 또한 옛날 시트콤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으며 유치한 분위기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촬영 현장 분위기 속 즐거움이 안방극장까지는 닿지 못하고 있다.

'킥킥킥킥'에 이어 '빌런의 나라'까지 KBS는 올해 야심 차게 내놓은 드라마 두 작품이 연이어 고전 중이다. 단순히 옛 감성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기획과 연출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빌런의 나라'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한다.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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