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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가 박은빈과 평범하지 않은 사제지간을 연기했다. 천재 의사인 두 사람은 뇌 수술을 위해 대립하며 다양한 장르가 섞인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오늘(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디즈니+ '하이퍼나이프'에 출연한 설경구 인터뷰가 진행됐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 분)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설경구는 극 중 신경외과 전문의 최덕희 역을 맡아 자신과 똑닮은 제자 세옥을 향한 애증을 드러낸다. 박은빈과 때론 격렬하게 부딪히고, 때론 제자를 아끼는 진심을 엿보이며 약한 마음을 드러내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하이퍼나이프'는 공개 직후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대한민국 디즈니+ 콘텐츠 종합 순위 1위에 등극하며 화제성을 자랑했다. 대만, 홍콩, 일본, 싱가포르, 터키 5개국에서 콘텐츠 종합 순위 TOP 5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청자들에 관심을 받았다.

이날 설경구는 '하이퍼나이프' 첫인상에 대해 "제 캐릭터 얘기만 하자면 묘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책을 읽었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그 묘함에 끌렸다. 근데 그 느낌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닿으니까 고맙더라. 잘 받아들여지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세옥에 대한 느낌은 "하나의 감정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는 "애증을 넘어 사랑인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측은지심, 나를 보는 느낌도 있고 좀 복잡한 감정이다. 덕희도 충동적인 사람인데 세옥 덕분에 정반대의 지점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했다. 어둡고 속으로 삭히는 덕희와 반대로, 세옥은 밖으로 다 표출하지 않나. 데칼코마니 같은 나를 보는 느낌에서 오는 복합적 관계"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는 박은빈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설경구는 "재밌는 친구다. 궁금함이 많은 배우란 생각이 들었다. 제가 이런 적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상대 배우와 굉장히 얘기를 많이 나눴다. 선배다 보니 먼저 전화하고 그렇게는 못했다. 그런데 박은빈이 먼저 말도 걸어주고, 작품뿐만 아니라 소소한 이야기까지 나눴다. 모든 게 박은빈 덕분이다"라고 칭찬했다.

'하이퍼나이프'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박은빈의 역할도 컸다. 설경구는 "솔직히 '박은빈이 이런 역을 한다고?' 하면서 놀랐다. 그동안 선한 역만 하다가 본인도 이런 역에 갈증이 컸던 것 같다. 기대가 되더라. 리허설을 많이 안 하고 그냥 '슛'하면서 즉흥으로 들어간 게 많았는데 생각보다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박은빈과 물리적으로 맞서는 장면도 많았다. 사제지간임에도 서로 맞고 때리는 신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다. 흔치 않은 캐릭터다. 배 안에서 박은빈이 우산으로 절 때리는데, 우산 살이 다 휠 정도로 원 없이 때리더라"고 회상했다.

메디컬 드라마인데 중간에는 스릴러, 끝은 멜로로 끝난다. 설경구는 "자칫 수사극처럼 되진 않길 바랐다. 그러면 애초 생각했던 작품의 결이 달라진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다양한 장르가 섞여있는 데서 오는 재미도 있다. 박은빈이 어느 날 카톡으로 '이건 피폐 멜로'라고 하더라. 장르는 보는 분들 마다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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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드라마임에도 수술하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는 평도 나온다. 그는 "의사 선생님이 수술 촬영 때마다 와서 자문을 하시는데, 저는 손가락이 크고 굵어서 수술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박은빈은 손이 작아서 정교함이 생명인 뇌 수술에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병으로 죽어가는 장면을 위해 10kg 정도 감량했지만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엔딩에 욕심이 가서 결단한 건데 생각이 짧았다. 스케줄이 영화처럼 그렇게 넉넉하지 않아서 촬영 중엔 다이어트를 도저히 못 하겠더라. 마지막 촬영 3일 전부터 그냥 단식을 했다"고 밝혔다.

언뜻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두 인물로 보이지만 설경구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어쨋든 세옥이와 둘 사이 감정은 오고 가지 않나. 그래서 스스로를 사이코패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깊게 정의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보는 분들이 정을 안 줄 것 같고, 접근을 안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하이퍼나이프'는 총 8부작으로 지난 9일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YTN star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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