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 ‘좀비딸’ 주인공 정환 役
좀비가 된 딸을 지키려는 딸바보 아빠
“여름 남자 수식 부담…행운이라 생각”
“대본이 가진 코미디의 힘 믿고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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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타이밍을 절묘하게 치고 들어오는 한방이 있다. 자칫 방심하면 어느 순간 피식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맥락없이 과장된 코미디도 아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극 속에 녹아들어 마치 숨쉬듯 내뱉는 대사인데, 진심으로 배트를 휘두른 것처럼 늘 담장 뒤로 공을 넘긴다. “제가 조정석인데, 정말 조정석표 ‘코미디’가 뭔지 모르겠어요”. 그의 연기에 묻어나는 웃음의 ‘실체’를 들여다보고자 했는데, 서로가 난처한 상황이 됐다. 쳇바퀴처럼 돌고도는 질문과 대답이 점차 조정석이란 배우의 중심으로 인터뷰를 끌어당겼다.
“매운 맛은 아니고, 평양냉면 정도 아닐까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배우 조정석을 만났다. 그는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좀비딸’에서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 분)를 지키는 부성애 넘치는 아빠 ‘이정환’을 분했다. 영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듯, 특유의 긍정적이고 능청스러운 에너지는 화면 밖에서도 유효했다. 오늘날, 배우 조정석의 시선은 영화 ‘좀비딸’의 흥행과, 사랑하는 가족을 곧게 향해있다.
“시사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느낌이 좋아요. 저희 배우들 모두 기운을 내고 있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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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작과 함께 안도의 대답이 돌아왔다. ‘여름의 남자’도 피할 수 없었던 부담이 아주 조금은 가벼워진 듯 보였다. 여름 흥행 보증수표. 그는 자신을 향한 기대섞인 수식을 잘 알고 있다. 2019년 ‘엑시트’(942만명), 지난해 ‘파일럿’(471만명)으로 여름 극장가 흥행에 잇따라 성공했다. 모두 7월 말 개봉작이다. 변함없이 조정석은 극장가 불황에도 강력한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 중 한 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도 7월의 영화로 돌아왔다.
조정석은 “‘여름의 남자’란 수식이 감사하고, 감계무량 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면서 “(여름 흥행의) 비결은 저도 잘 모르겠다. 텐트폴(대형 블록버스터)이 주로 개봉하는 여름에 개봉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근 몇년 간 운이 굉장히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딸 아이의 ‘아빠’가 됐고, 사춘기 소녀의 ‘아빠’를 연기했다. ‘좀비딸’은 조정석의 인생의 궤적과 꼭 맞는 영화였다. 대본을 읽고 출연을 결심하고 ‘정환’을 분하는 과정은 모두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는 “운명적인 만남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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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너무 (대본을) 재밌게 읽었고, 마침 아빠가 된 상황이기도 했다”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뭔가를 찾으려다 보석 같은 작품을 찾은게 아니라, 때 마침 이 작품이 내 눈 앞에 나타났고, 이후 과정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영화 ‘좀비딸’은 이윤창 작가의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약칭 좀비딸)이 원작이다. 영화 과정에서 약간의 각색이 이뤄졌다. 시사회 후 영화의 톤이 다소 달라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조정석은 “시나리오 자체만 보고 연기했다”고 했다. 원작을 보고, 보지않고와 무관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그는 영화가 담아내려고 한 ‘정환’만을 바라보고 연기했다.
조정석은 “원작의 실사화 작품에 참여할 때 원작이 도움이 될 때가 물론 있다”면서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고, 시나리오만 봤을 때도 시나리오 자체가 가진 힘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원작을 보지 않고 끝까지 촬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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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노력을 들이지 않는 것 같은데 관객을 무장해제 시키는 그만의 위트가 있다. 분명 ‘아는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좀처럼 대비가 되지 않는 ‘느낌적’ 느낌. 조정석을 앞세운 여름 코미디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웃음 주머니를 단숨에 열어버린다. 마치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다는 전교 1등 마냥, 대본이 재밌는 덕분이라는 모범생 같은 답이 되돌아왔다. 들어보니 진심이다. 대본에 대한 믿음. 그 안에 코미디의 ‘정석’ 같은 조정석 표 ‘코미디’의 비결이 있다.
그는 “대본에 코미디가 다 실려 있으면 거기서 끝이다. 배우들은 대본에 따라 진지하게 상황을 연기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엑시트’와 ‘파일럿’도 대본이 원래부터 갖고 있는 코미디의 힘이 컸다. 나는 텍스트가 갖고 있는 코미디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영화 ‘좀비딸’도 그랬다. 모든 배우들이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마찬가지로 목표는 관객을 웃기는 것이 아니라 대본이 말하는 캐릭터와 대본을 십분 살려내는 것. 그 결과는 어김없이 적중률 높은 또 한편의 코미디로 이어졌다.
조정석은 “(좀비딸의) 모든 배우들이 코미디를 만들어내겠다고 단순한 말장난 같은 느낌으로 연기를 하지 않았다. 웃기려고 이상하게 하면 오히려 웃기지 않다”면서 “그저 대본에서 만난 코미디를 얼마나 잘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고, 거기에 절묘한 타이밍과 호흡이 더해지면 코미디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확고히 진지했고 (연기에) 진심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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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부성애를 일깨워준 작품 같아요”. ‘수아’와 함께 연기하며 6살짜리 딸이 겹쳐보이기도 했다. 아빠이기에 딸이 좀비가 된 정환의 아픈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치고 올라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순간들이 많았다. 좀비가 되기 전의 딸을 그리워하며 춤을 추는 장면과, 절정에 치닫는 후반부 신이 특히 그랬다. 조정석은 “두 장면을 연기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어떤 작품은 감정이 안잡혀서 힘들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그것을 조절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제가 아빠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아마 아이가 없는 상태였으면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었겠죠”.
딸 이야기가 나오자 조정석의 입 꼬리가 기분좋게 올라갔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품게 하는 존재다. 조정석은 “(영화처럼) 과자로 딸을 유인하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명랑하고 장난기 많고 엉뚱한 매력이 있는, 저와 꼭 닮은 딸”이라면서 “저는 잘 놀아주면서도 딸이 너무 예뻐서 괴롭히는 아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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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좀비’를 소재로 했지만 가족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좀비는 모두 사살하겠다는 정부의 눈을 피해 딸을 숨기고, 그 딸을 훈련시키는 정환의 선택들은 소재가 주는 이질감에 불구하고 온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내 가족이 좀비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물음은 관객 뿐만 아니라 배우에게도 똑같이 던져진 질문이다. 조정석은 “다른 답이 없다. 정환과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면서 “정환의 선택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이야기에 동화되고,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다. 아니, 너무 좋았다. 입담 좋은 배우들이 뭉치니 매 촬영이 ‘여고 동창 모임’ 같았다. 즐거웠고 따뜻했던만큼 조정석이 이번 영화에 갖는 애정도 남다르다. 이미 조정석을 포함한 ‘좀비딸’ 주연 배우들은 일찍이 지방 무대인사 일정을 확정지었다. 주연과 감독 모두가 지방 무대인사까지 함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조정석은 마지막까지 ‘진심’이다.
그는 “작품 자체가 너무 따뜻하다. 배우들도 너무나 좋다”면서 “촬영할 때 배우들과 호흡이나 관계성도 작품에 대해 가지는 애정에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촬영할 때, 우리들은 굉장히 뜨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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