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0 (목)

'미키 17' 1인2역, 크리퍼 음성...창작진이 전한 비하인드는?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MHN스포츠 기태은 인턴기자) 영화 '미키 17'이 스페셜 GV를 통해 관객들에게 심도 깊고 풍성한 작업 비하인드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미키 17'이 지난 15일 스페셜 GV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번 GV에서는 김혜리 씨네21 편집위원 진행 아래 봉준호 감독, 최태영 사운드 슈퍼바이저, 양진모 편집감독이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봉준호 감독의 8편의 장편 영화에 모두 참여해 온 최태영 사운드 슈퍼바이저는 '미키 17' 작업에 대해 "미키 17은 크리퍼가 주인공이 아닌 미키라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사운드 작업을 준비하면서 시나리오에서 나오는 어떤 묘사 중에 봉 감독님이 꼭 가져가야 하는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찾는 게 숙제였다"라고 밝히며 촬영 전 본인이 직접 녹음했던 크리퍼의 육성 샘플을 현장에서 직접 구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샘플을 듣고 촬영 현장에서 로버트 패틴슨이 크리퍼와 대화 장면에서 내는 소리를 연기했다는 흥미로운 후문 또한 들려주었다. '설국열차'로 봉준호 감독과 첫 작업을 시작한 양진모 편집감독은 "현장 편집과 본편을 같이 할 수 있는 시스템적으로나 재정적으로 환경이 받쳐줄 수 있다면 너무 이상적인 작업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곤 했는데, 그걸 정확하게 이루어 준 게 미키 17"이라며 작업을 함께 하게 된 소회를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 작품을 작업하기 전 직접 스토리보드를 구상하는 봉준호 감독의 작업 방식에 대해 양진모 편집감독은 "어느 정도 현장에서 감독님과 정해 놓긴 하지만, 편집실에 들어오면 샷의 배열이 달라지거나 생략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에 감독님과 또 다른 방식을 항상 같이 고민한다"며 이 과정을 편집에서 가장 재밌는 일로 꼽았다.

덧붙여 봉준호 감독은 "미키가 연이어 죽으면서 바이러스 백신을 테스트하고 죽고 출력되고 주사 놓고 하는 시퀀스가 있는데, 스토리보드는 훨씬 단순했지만, 해당 시퀀스는 찍은 재료를 가지고 양 감독님이 마음껏 날개를 펼쳐 만든 장면이다"라며 편집 과정의 흥미로운 비화를 전했다.

외계 행성이라는 배경과 우주선이라는 좁은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사건들과 미키의 내레이션이 이끄는 영화의 리듬에 대한 질문에 최태영 사운드 슈퍼바이저는 "미키가 여러 번 죽어가는 씬들은 엄청난 믹싱의 디테일이 필요했다.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약간의 공백이라도 음악이 계속 춤을 추고 있어야 한다는 감독님의 주문이 있었고 전체적인 다이나믹을 유지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25년간 작업하면서 가장 많은 대사량을 다뤄본 것 같다. 그 말의 홍수 속에서 리듬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 모든 균형을 잘 잡아내는 최태영 사운드 슈퍼바이저를 보면 그저 신기할 따름"이라며 몰입도와 완성도를 높인 음향 작업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미키 17' 속 화제를 모았던 1인 2역의 미키 캐릭터에 대한 작업 과정도 공개됐다.

양진모 편집감독은 "두 미키 촬영을 번갈아 하면서 현장에서 즉석 합성을 많이 했다. 미키 17을 촬영하면 미키 18을 찍기까지 약간의 시간 있을 때 재료 준비를 다 해놓는다. 타임라인에 들어갈 컷을 준비해 놓고 미키 18을 찍자마자 크롭해서 현장 편집본에 곧장 붙였다. 10분 정도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이후 감독님의 컨펌을 받으면 다음 샷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전해 자연스러운 두 인물의 공존을 섬세하게 완성해 낸 작업 과정에 대해 밝혔다.

미키 17과 미키 18의 발성 차이에 대해 최태영 사운드 슈퍼바이저는 "미키 18의 목소리는 로버트 패틴슨의 기존 역할 중에서는 배트맨 톤이다. 묵직함을 더 살려주기 위해 목에서부터 소리가 꽉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미키 17은 우리가 얘기하는 이 육성의 느낌대로 표현했다"라고 설명하며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성격과 말투를 지닌 두 미키의 개성을 더욱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진행된 관객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을 미키의 일기장 같은 이야기이자, 그의 성장 스토리라고 표현하며 "미키를 둘러싼 상황들이 되게 가혹하고 잔혹하게 묘사될지라도, 그가 파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파괴되지 않게끔 도와준 사람들이 있다. 나샤, 도로시 등 흉측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배려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SF 장르 속에서도 인간의 따뜻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미키 17'만의 스토리에 대해 한 번 더 짚어주며 GV를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개봉한 '미키 17'은 260만 관객을 돌파하며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