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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끌어주고 따라가고 … 빙속 선후배의 '동상동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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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민선(왼쪽)과 정희단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우승컵을 함께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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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빙속 여제' 김민선이 끌어주고 '특급 기대주' 정희단은 따라간다. 태극마크를 달고 동계올림픽에 함께 출전하는 '동상동몽'을 꾸고 있는 두 선수는 현재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민선과 정희단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로 함께 활약하는 것을 넘어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꼭 팀 스프린트 경기에서 메달을 합작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올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민선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다. 한국 동계올림픽 금메달 계보를 이어갈 유력 후보로 꼽히는 그는 최근 분석에 한창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경기력 보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김민선이 자신의 성적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가 있다. 후배들의 성장이다. 특히 시니어 무대 데뷔를 앞두고 있는 후배들이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김민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에서 막내였는데 올해 맏언니가 됐다. 이상화 선배가 그랬듯 나도 이제 후배들을 챙겨야 하는 위치가 됐다. 경기장 안과 밖에서 모범을 보이는 선배가 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후배들을 각별히 챙기는 김민선이 유독 예뻐하는 한 선수가 있다. 지난달 ISU 세계주니어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정희단이다. 최근 2시즌 연속 월드컵 500m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지난해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정희단은 김민선의 뒤를 이어갈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특급 기대주다. 김민선은 "희단이는 예뻐할 수밖에 없는 후배다. 언제나 먼저 다가와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만큼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하는 선수가 정희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민선 바라기'로 유명한 정희단은 선배의 경기를 보며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정희단은 "롤모델과 인생의 멘토 모두 민선 언니다. 아직도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처음 만났던 날을 잊지 못한다. 그만큼 민선 언니는 어렸을 때부터 닮고 싶었고 지금도 뒤따르고 싶은 특별한 선배"라고 말했다.

조금 더 빠른 스타트와 코너 구간 가속 등에 대해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밝힌 정희단은 단점을 보완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는 "내가 민선 언니를 보며 꿈을 키워왔듯이 언젠가는 나도 꼭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실력이 좋아야 한다. 단기 목표를 세운 뒤 하나씩 이뤄가는 편인데 열심히 노력해 그동안 꿈꿨던 여러 목표들을 현실로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가 된 김민선은 후배들에게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묵묵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하다 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선과 정희단은 빠르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동반 출전하는 꿈을 현실로 만들게 된다. 김민선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 같은 길을 먼저 간 선배인 만큼 후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끌어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희단은 "민선 언니의 뒤만 보고 따라가려고 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시니어 무대에서 살아남겠다"고 다짐했다.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면 잠시 우정을 잊고 승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민선과 정희단은 "승부에 있어 양보는 없다. 어떤 경기에서든 0.01초라도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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