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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운 이상수, WTT 챔피언스 인천 2025 준우승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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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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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국탁구에 막혔다. 무서운 기세로 최종전까지 진출했던 이상수(삼성생명, 세계45위)가 중국의 샹펑(22, 23위)에게 완패를 당했다. 린윤주(대만, 14위)와의 오후 경기 준결승전에서도 최상의 경기력으로 4대 2(5-11, 11-5, 11-9, 11-2, 8-11, 11-9) 승리를 거둔 이상수였지만, 결승전에서 중국의 ‘신성’에게 내준 흐름은 끝내 되찾지 못했다. 한국 남자탁구 ‘맏형’ 이상수의 WTT 챔피언스 인천 2025에서의 도전은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1게임 초·중반까지는 이상수의 흐름이 좋았다. 빠른 공격으로 앞서갔다. 이전까지 경기들처럼 다시 한 번 이상수 돌풍이 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샹펑의 후반 집중력이 무서웠다. 중국탁구 특유의 안정감 있는 디펜스를 바탕으로 모든 랠리를 버텨냈다. 뚫리지 않자 이상수의 범실이 잦아졌다. 샹펑은 이상수의 빈틈을 파고들며 번뜩이는 역습을 전개했고, 결국 역전승으로 첫 게임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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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후 경기는 첫 게임 후반과 같은 흐름이 지속됐다. 준결승까지 그렇게 잘 통했던 이상수의 빠른 양 핸드 톱스핀이 네트를 튕기거나 엔드를 벗어났다. 반면 샹펑의 반구와 역습은 이상수의 깊은 대각을 자주 꿰뚫었다. 2게임에서 이상수는 단 한 점도 따지 못했다. 3게임에서도 단 3점에 그쳤다. 4게임도 4점만을 따낸 것이 다였다. 0대 4(8-11, 0-11, 3-11, 4-11) 완패로 경기가 끝났다.

결승전에서 아쉬운 완패를 당했으나 이상수는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32강 첫 경기에서 우승후보 펠릭스 르브렁(프랑스, 세계6위), 16강전에서 유럽의 복병 안데르스 린드(덴마크, 32위), 그리고 8강전과 4강전에서 중국과 대만의 부담스런 상대들 린가오위엔(10위)과 린윤주(대만, 14위)를 차례로 넘었다. 한국 선수가 WTT 챔피언스 대회에서 결승까지 진출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 대회 이상수가 최초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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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는 올 초 국가대표를 공식 은퇴했다. 하지만 이후 세계랭킹에 따라 주어지는 국제대회 출전 기회는 굳이 마다하지 않고 있다. 대표의 부담 없이 도전하는 경기에서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는 모양새다. 상위 랭커 32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챔피언스였던 이번 대회도 이상수는 조대성(삼성생명, 27위)의 부상으로 행운을 잡았다. 그리고 국가대표 후배들이 모두 탈락한 상황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며 최고 기록을 썼다.

이상수는 결승전 직후 인터뷰에서 “꿈같은 일주일이었다. 마지막 경기는 아쉽다. 핑계를 대고 싶지 않지만 오른팔 상태가 좀 안 좋았다. 너무 많이 쓰다 보니 좀 굳었다고 하더라. 공을 많이 치면 전완근이 뻣뻣해지고 부풀어 오르는데 1게임 중간부터 불편함이 있었다. 쉬면 괜찮아진다. 하루에 두게임을 오랜만에 하다 보니 결국 티가 났다”면서 웃었다. “지난 주말 이곳에 올 때만 해도 일주일이나 있게 될 줄 몰랐다. 매번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쨌든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 탁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올리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팬들이 와서 응원해주시고 탁구를 더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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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와 샹펑의 남자단식 결승전을 끝으로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치러진 WTT 챔피언스 인천 2025는 모든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남자 결승에 앞서 치러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왕이디(28, 세계3위)와 첸싱통(세계4위)이 그야말로 치열한 ‘집안싸움’을 벌여 왕이디가 4대 3(11-9, 8-11, 9-11, 12-14, 11-9, 11-6, 12-10) 대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한국선수들은 고참 이상수가 준우승 역사를 쓴 것을 비롯해서 장우진(세아)과 안재현(한국거래소)이 남자단식 16강에 올랐다. 여자단식에서는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8강에 오르는 활약을 펼쳤으며,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과 주천희(삼성생명)도 16강에 오르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5월 도하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세계의 강자들이 한 자리에서 경쟁한 무대였다는 것도 이번 대회의 각별했던 점이다. 4월 중순에는 남녀 월드컵도 열린다. 힘든 경쟁을 마친 선수들은 다시 또 다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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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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