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순·금명, 1인 2역 맡아 16부작 이끌어
'금명 딸' 새봄 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폭싹 속았수다'
배우 아이유가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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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솔직히 다 해 먹고 싶었어요."
3년 전 배우 아이유의 열망이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이뤄졌다.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의 지원 하에 1부부터 16부까지 요망 지게 끌고 가며 말 그대로 '다 해먹은' 아이유다.
아이유는 최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애순의 청년 시절과 딸 금명으로 1인 2역을 소화한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은 제주에서 함께 나고 자랐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애순과 관식, 그들의 순수했던 10대 시절과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던 청년 시절, 인생이 던진 숙제와 맞부딪히며 세월을 겪어 낸 중장년 시절까지 파란만장했던 일생을 다채롭게 그리며 호평을 얻었다.
"대본을 받고 초반 분량을 읽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개인적으로 3부를 가장 좋아하는데 관식이가 헤엄쳐서 돌아와 재회하는 장면이 도파민이 터지더라고요. 분명 애틋한 장면인데 막상 대사는 '옷값 물어내야 해' '나 돈 있어'라고 하는 게 너무 재밌었죠. 먹먹할 수도 있는 장면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것이 신박했어요. 이렇듯 초반 대본이 재밌다 보니 후반까지 완벽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다 해 먹어야 하는' 만큼 해내야 할 임무도 많았다. 애순과 그의 딸 금명까지 1인 2역은 물론이고, 문소리와 함께 애순을 2인 1역으로서 자연스럽게 소화해야 했다. 당연히 부담이 뒤따랐다.
아이유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욕심나고 꼭 해내고 싶은 포인트였다"며 "작가님이 날 믿어주고 맡겨준 게 아닌가. '무조건 해내겠다' '어떻게든 믿음에 보답하겠다'라는 마음으로 불태웠다"고 밝혔다.
배우 아이유가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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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도 많았다. 아이를 출산한 적도 잃어본 적도 없는 아이유는 주변의 경험 혹은 촬영 당시 상황에 집중했다.
먼저 출산 장면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에게 물어봤지만 모두 개인차가 있었다. 영상도 찾아봤는데 결론은 '사람은 다 다르고 정해진 건 없다'였다"며 "때문에 대본에 쓰여 있는 걸 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에 더 집중했다. 예를 들어 금명이가 '기절할 것 같다'는 말을 계속하는데 나도 기절하기 직전이 어느 정도인지는 경험해 본 적 있으니 이 느낌을 살렸다. 그럴 때면 당연히 진성이 안 나온다. 또한 실핏줄이 터져 있다고 나와 있으니 얼굴에 힘이 많이 들어가겠다 싶어 모든 힘이 위로 쏠릴 수 있게 노력했다. 그러려면 울대나 목과 얼굴 근육을 쓰는 게 중요할 테니 여기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동명이를 잃고 망연자실 무너진 장면에서는 너무 몰입한 나머지 오히려 울음이 터져 애를 먹기도 했단다. 아이유는 "이 장면만큼은 애순이와 관식이가 서로 뒤바뀐 상반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늘 울던 애순이는 울지 않고, 한 번도 울지 않던 무쇠 관식이는 오히려 무너지는 장면이었다"며 "난 실제로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날이 추워서 아이의 발이 점점 차가워졌다. 더군다나 앞에서 보검 씨가 서럽게 울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이니까 더더욱 눈물이 났다. 슬퍼지려고 할 때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울지 않습니다'라며 잡아줬다"고 돌이켰다.
아이유는 이를 위해 내레이션 작업만 무려 두 달 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작품을 납품하기 직전까지도 수정 작업이 이어졌다. 그는 "저희 작품에서 내레이션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금명이의 시점에서 내레이션이 진행되는데 시기적으로는 마지막 장면보다도 훨씬 이후라서 50대보다 더 나이가 든 상태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때문에 금명이 같아서도 애순이의 톤이어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무게감이 있으면서 낯선 톤이기를 바라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내레이션 중 명대사가 정말 많아요. 그중 두 가지를 꼽자면 먼저 '그들의 푸름을 다 먹고 내가 나무가 됐다'예요. 관식이와 애순이의 푸름을 연기했던 입장에서 가장 와닿았어요. 또 하나는 '그렇게 가장 가까웠던 단짝과 하루아침에 남이 되는 건 둘만 있던 작은 별에서 어린 왕자가 떠나는 일이었다'예요. 영범과의 사랑과 연애가 작품에서는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은데 이 문장만으로 상상이 되고 다 이해가 됐죠."
배우 아이유가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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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가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은 이들을 울렸다는 방증이다. 또한 작품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도 많았기에 가능했다. 다시 말해 우리네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은 '폭싹 속았수다'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1인 2역을 소화하고 전체적인 극을 이끌어 간 아이유는 여러 호평도 얻었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연기의 물이 올랐다는 찬사도 받았다. 스스로도 이번 작품을 거치며 성장했다고 느낄까.
아이유는 "성장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 오히려 반대로 그렇다면 다음 작품의 성적이 안 좋으면 퇴보한 건가 싶다. 성장과 퇴보의 기준을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며 "그저 작품이 너무 좋아서 열렬한 팬의 마음으로 열심히 읽고 표현했다. 작품 덕을 너무 봤기 때문에 성장이란 건 모호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배우 아이유가 '폭싹 속았수다'를 떠나 보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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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폭싹 속았수다'는 어떤 시청 세대가 봐도 공감할 포인트가 많다. 아이유 또한 "부모님 세대와 내 세대까지만 해도 이미 너무 많은 분들이 봐주는 것 같다. 나만 해도 금명이의 다음 세대지 않나. 같은 세대를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데도 공감이 된다. 그래서 꼭 세대가 중요한 건 아니고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작품의 또 다른 묘미는 애순을 중심으로 엄마 광례(염혜란 분), 딸 금명, 손녀 새봄까지 세대가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를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시청자로 새봄의 세대들을 꼽았다.
"광례와 애순이는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고자 밥상을 엎잖아요. 그렇게 세대를 이어받은 새봄이는 또 다른 세대를 만들겠죠. 작품 속에서 '그들이 만든 요새'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새봄의 세대에게 말하고 싶어요. 이 세상이 너무 모질고 나쁘고 힘들지만은 않다고. 부모들이 그리고 그 부모의 부모들이 만든 요새가 손으로 만든 꽃가마처럼 인생의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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