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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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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의 견제, ‘홈런 1위’ 위즈덤의 반격… “MLB 팀 관심 끌 것” 너무 잘해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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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초반 무난한 KBO리그 적응을 거쳐 기대했던 홈런포가 폭발한 패트릭 위즈덤(34·KIA)은 이제 KBO리그 9개 구단의 최대 경계 대상이 됐다. “걸리면 간다”는 공포스러운 인식은 상대 투수들의 더 까다로운 승부로 이어진다.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이라는 화려한 경력이 말해주듯 홈런 파워는 충분히 검증이 된 선수였다. 관건은 삼진을 줄이고, 최대한 많은 인플레이타구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위즈덤은 시작부터 그런 조짐이 보였다. 타율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삼진보다 더 많은 볼넷을 골라내면서 출루율은 4할 이상이었다. 여기에 자기 존도 확실했다. “삼진을 많이 먹을 타격 메커니즘이 아니다”는 베테랑 타격 장인 최형우의 눈이 옳았다.

그런 위즈덤은 3월 28일 한화전부터 4월 2일 삼성전까지 네 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리그 홈런 부문 선두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홈런이 나오지 않고, 여기에 타율과 출루율이 동시에 떨어지며 약간의 우려를 모았던 것도 사실이다. 4월 2일 당시 0.296이었던 위즈덤의 타율은 4월 11일 SSG전이 끝나자 0.235까지 떨어졌다. 홈런도 나오지 않았다.

야구계에서는 “상대 투수들이 위즈덤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가운데에서 몸쪽으로 들어가는 공은 위즈덤이 대단한 괴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에 상대 투수들은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나가는 공을 집중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골라내면 볼넷이고, 스윙이 나오면 투수가 이길 확률이 그나마 더 높다는 계산이었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서 위즈덤의 상대적인 약점도 바깥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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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은 13일 광주 SSG전이 끝난 뒤 이런 상대 팀들의 견제를 느꼈다고 했다. 위즈덤은 “사실 그렇게 홈런을 치고 나서(4경기 연속 홈런) 바뀌었다는 걸 느꼈다. 이제 보시다시피 계속 바깥쪽으로 던진다”면서도 “이제 그런 부분보다도 내가 해야 될 것에 좀 더 집중해서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만들고, 거기에만 스윙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쫓아 나가기보다는 타석에서 더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기다리는 패턴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런 위즈덤은 13일 광주 SSG전에서 멀티홈런을 기록하며 모처럼 홈런의 맛을 봤다. 한가운데 몰리는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말한 그대로였다. 위즈덤은 모처럼의 홈런에 대해 “답답한 부분은 없었다. 계속 게임을 하면서 나 스스로 (타이밍이) 계속 늦는다고 생각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조절을 하려고 했다. 그 결과가 이렇게 잘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위즈덤은 올 시즌 17경기에서 타율은 0.268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상대 견제에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14개의 볼넷을 골랐다. 삼진 개수(15개)와 거의 엇비슷하다. 보통 이런 거포들은 볼넷 개수에 비해 삼진이 1.5배 이상, 많으면 2배 이상도 되는 경우가 많다. 홈런을 치려면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타이밍을 앞에서 힘차게 돌려야 하는데 이 경우 변화구 쪽에 약점을 드러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즈덤은 자신이 ‘공갈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출루율은 0.408로 충분히 높다. 여기에 장타율이 0.661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069로 KIA가 원했던 기대 이상의 수치를 찍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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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정도 수치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고 해도 대성공이다. 이보다 더 잘하는 것을 바라기는 쉽지 않다. 이보다 더 잘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455경기에 나갔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잘 알려진 선수다. KBO리그 활약이 좋고, KBO리그에서 그간의 약점을 수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우타 거포가 필요한 팀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연봉 부담도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많은 돈을 쓸 수 없는 팀이 복권을 긁듯 데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애슬론 스포츠’ 또한 “위즈덤은 최근 리그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쳤던 7년차 메이저리그 베테랑”이라고 소개하면서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했던 방망이는 한국 KBO리그에서 강력한 타격, 홈런 기계로 변했다. 위즈덤은 KIA 타이거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17경기에 출전해 7홈런, 13타점, 타율 0.268, 장타율 0.661, OPS 1.069를 기록했다”고 한국에서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이어 이 매체는 “(전 소속팀인) 시카고 컵스가 위즈덤을 다시 영입할 것 같지는 않지만, KBO리그에서의 성공은 파워 히팅이 필요한 다른 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위즈덤의 KBO리그 최종 성적에 관심을 드러냈다. 위즈덤도 지금은 현 소속팀에 최선을 다하지만, 메이저리그 복귀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다. KIA와 위즈덤이 서로의 최상 시나리오를 공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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