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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SC인터뷰] "내게 이런 모습을 발견했나"..박은빈, '하이퍼나이프'로 여는 30주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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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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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은빈(33)의 30년, '하이퍼나이프'로 또 다른 장을 열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김선희 극본, 김정현 연출)은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 10일 플릭스패트롤 기준, '하이퍼나이프'는 한국, 대만, 홍콩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공개 직후부터 종영까지 줄곧 1위를 지키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선택을 받았고, 대만과 홍콩 역시 높은 화제성 속에서 시청 열기를 이어가며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싱가포르와 일본에서는 TOP 5를 꾸준히 유지하며, 아시아 전역에서 웰메이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박은빈은 15일 스포츠조선과 만나 지금껏 보여준 적 없던 얼굴, 세옥을 선보인 소감을 밝히며 "안 해본 장르, 안 해본 역할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저라는 배우에게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는 보시는 작품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또한 제가 일을 한지 오래됐다 보니 그렇다"며 "어찌됐든 성격의 결로 따지면 다른 작품을 하게 돼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악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판을 깔아주셔서 나쁜 짓을 정말 많이 할 수 있었고, 나쁜 말도 이토록 많이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욕을 하지는 않았지만, 욕과 같은 파급력 이상을 주는 신기한 대사였어서 '이런 식으로 받아칠 수 있구나' 싶은 귀감이 됐다"며 웃었다.

박은빈은 "제가 네 명을 살리고 네 명을 죽인 드라마였다. 살인 장면을 촬영할 때 어떠한 계산도 없었다. 현장 상황에서 슛 사인이 들어갔을 때 세옥으로서 최대한 반응할 수 있는 것들을 낯설게 경험해보자는 것이 저의 연기 접근법이었다. 직관적으로 하려고 했던 것들이 화면으로 보여졌는데 아무래도 피가 튀기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처음 보셨을테니 '무섭다'고 평을 해주셔서 놀랐다. 저는 무서우라고 연기한 것은 아니었고, 무섭기를 바라지 않았는데 '나에게서 그런 모습을 발견해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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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의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평이 줄줄이 이어졌다. 박은빈은 또 "매번 연기를 몰입해서 하다 보면, 영상으로 볼 때 '이 얼굴이 세옥의 얼굴이구나'를 느낀 것 같다. 이 드라마에서는 내가 거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이라는 것을 모니터링할 때마다 발견하는 순간들이 있던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발견할 때마다 새로운 연기를 본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된다"며 "저는 사실 우스갯소리로 팬분들께 '세옥이 귀엽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었는데, 저는 세옥이란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미처 시청자 분들이 다 공감하지 못하시고 이해하지 못하신 부분도 공감하고 이해하며 촬영했다. 그래야 제 배우로서 임무라 생각했고, 그래서 저는 특별히 무섭다고 생각하거나 세옥에 대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지는 않았다. 이런 복합적 감정들을 다층적으로 쌓아올리는 과정을 즐거워하는 편인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박은빈은 드라마 내내 펼쳐졌던 세옥의 남다른 성격과 표현에 대해 "촬영하는 내내 미쳤던 것 같다"면서 "제가 저를 봤을 때 미쳤다고 느끼기보다는 세옥은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들게 주변에서도 담금질을 하잖나. 저는 또한 세옥이의 감정들을 대리경험하면서 치열하게 사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세옥이 사랑받을 수 없는 역할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야 하는 인물이다 보니 어렵기는 했다. 공감은 안 되더라도 이해가 되든, 이해는 안 되더라도 공감은 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처음에는 서로간의 거리가 멀지라도 이 작품을 다 보고 나서는 납득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목표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하이퍼나이프'는 디즈니+의 흥행을 이끈 작품. 이에 박은빈이 '또 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은빈은 "'흥행요정'과 같은 수식어를 붙여주시는데, 사실은 좀 멋쩍기도 하다. 흥행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뿐더러 저의 목표는 같다. 좋은 작품, 재미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시청자 분들에게 닿았을 때부터 시작되는 몫이니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도 들더라. 그렇지만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늘상 저의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지만, 어찌됐든 후회는 없도록, 저 스스로 홀로 소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켜나갔던 결과였는데, 그 부분을 좋게 평가해주셔서 보람이 있다"고 밝게 말했다.

1996년 데뷔, 올해로 데뷔 30년차를 맞이한 박은빈은 "30년차에 '하이퍼나이프'를 보여드리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인도의 디바'를 끝내고 '하이퍼나이프'를 촬영하며 '나를 환기시킬 수 있는 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확실하게 안 해봤던 것을 하게 돼서 혼나기도 했다"며 "'더 원더풀스'도 다른 의미의 미친 경향이 있어서 그것 또한 기다리셨다가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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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박은빈에게 배우는 '천직'이다. 박은빈은 "이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다. 장래희망, 꿈에 대해서는 늘상 자문자답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칭찬받는 재미, 인정받는 재미가 분명 저를 바라게 자라도록 인도해준 것도 있었지만, 저의 꿈은 또 다른 데 있는 것은 아닐까, 항상 탐색을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배우가 나의 궁극적 목표는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지낸 덕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고, 그랬기에 단단해져온 시간들이 이뤄진 것 같다. 사실 어릴 때는 의사가 되고 싶기도 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배우라는 직업을 택했기에, 실제 의사가 되지는 못했어도 의사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롭더라.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것은 낯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만큼 심장을 뛰게 하는 만큼, 배우가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게 됐다. 원래는 이 일을 하기엔 내가 너무 내성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 조차도 사회성을 기르며 저도 진화되는 것 같다. 작품을 통해, 역할을 통해 성장하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도 참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은빈은 '하이퍼나이프'에 이어 '더 원더풀스'로 시청자를 만날 준비를 하는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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