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현진. 사진|쿠팡플레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백현진의 이름 앞에는 오랫동안 ‘빌런’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스크린과 무대에서 그는 언제나 서늘하고 묵직한 기운을 내뿜는 인물로 각인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쿠팡플레이 ‘직장인들2’에 합류하며 그는 낯선 웃음의 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신을 둘러싼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를 깨뜨리고 배우로서 희극적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는 갈망이 그를 움직였다.
첫 시작은 김민 PD의 제안이었다. 오래전부터 백현진이라는 이름을 마음속 섭외 리스트에 적어 두었던 김민 PD는 백현진에게 게스트와 고정을 동시에 제안했다.
백현진은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시즌1을 너무 재밌게 본 사람이었다. 섭외가 들어왔을 때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코미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게스트로 나갈 정도의 위상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차라리 크루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면 좋겠다는 쪽을 잡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동안 빌런 이미지가 너무 강했어요. 그걸 한 번 흩트려보고 싶었죠. 배우로서 희극, 코미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직장인들2’는 애드리브와 즉흥성이 많은 작품이잖아요. 저한테는 아주 좋은 실험의 장이었어요.”
그러나 촬영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난관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큰 과제는 애드리브였다. 이미 시즌1에서 팀워크와 즉흥 연기로 탄탄한 결을 쌓아온 배우·코미디언들 사이에 새롭게 합류한 그는 오히려 긴장감보다 설렘을 크게 느꼈다.
“사실 1화 출발부터 변화의 연속이었어요. 처음에는 차장 역할을 맡는 설정이었는데 ‘투 부장 체제로 가면 더 재밌지 않을까’라고 제안하면서 포지션을 바꿨죠. 저는 미술, 음악, 배우 활동을 하면서 즉흥성에 대해 훈련이 되어 있고, 그걸 즐기는 사람이에요. 민폐가 되진 않을까 걱정했지 애드리브에 대한 불안은 전혀 없었어요.”
이 과정에서 캐릭터는 점점 본래 구상과 달라졌다. 그는 처음에는 무표정하고 뻔뻔한 꼰대 부장을 떠올렸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애드리브의 힘은 캐릭터를 바꾸어 놓았다.
“저는 사실 포커페이스로 뻔뻔한 부장을 하려고 했는데 자꾸 웃음이 새어나왔죠. 김원훈 주임한테 맞는 장면에서 웃음을 도저히 못 참겠어서 그냥 엉엉 우는 걸로 바꿨어요. 그때는 제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거든요.”
이처럼 예측 불가의 흐름은 오히려 캐릭터에 리얼리티를 더했다. 시청자에게는 ‘빌런’으로만 기억되던 배우가 허술한 부장으로 무너지는 장면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본래 계획된 포커페이스는 웃음으로 금이 갔고, 그 균열은 캐릭터의 허당스러운 인간미로 이어졌다.
“원래는 웃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회차가 거듭되면서 제 본캐가 많이 새어나왔죠. 제가 이렇게까지 웃을 줄은 몰랐어요. 그냥 희극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제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더라고요.”
결국 백현진의 도전은 개인적 변신을 넘어, 작품 전체의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빌런의 얼굴에서 허술한 직장인의 모습으로, 그는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결국 제 도전은 그냥 한 번 나가보자는 게 아니었어요. 배우로서 코미디를 꼭 해보고 싶었고, 그게 제 마음을 가장 크게 흔들었던 이유였죠. 빌런으로만 보였던 제 얼굴을 조금은 흩트리고, 허술하지만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선택이 제겐 치열한 실험이자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