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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의없음’ 4년, “음악은 죄가 없다”…대중이 염원하는 ‘국민가수’ 김건모의 TV 복귀 [데스크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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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서울

    가수 김건모.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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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우리는 지금 김건모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1992년,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부르며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의 그 생경한 충격을 기억하는가. 당시 가요계는 정돈된 외모의 발라드 가수나 화려한 댄스 그룹이 주류를 이뤘다. 그런 풍경 속에서, 곱상한 미소년도, 훤칠한 조각 미남과도 거리가 먼, 개구쟁이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해 보이는 한 청년의 등장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그것이 우리가 마주한 김건모의 ‘첫인상’이었다.

    첫인상의 파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한민국은 그의 음악성에 압도당했다. 독특하다 못해 기이하게까지 들리는 미성, 그 목소리로 피아노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며 뿜어내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리듬감은 이전의 어떤 가수와도 닮지 않은 독보적인 것이었다. 그는 ‘첫인상’이라는 외피가 아닌 ‘음악’이라는 본질로 정면 승부했고, 대중은 그 천재성을 즉각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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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건모.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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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듬해 발표한 2집 ‘핑계’는 대한민국에 레게 열풍을 몰고 오며 280만 장이라는 경이로운 판매고를 올렸다. 가요 프로그램 11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은 그 시작에 불과했다. 그리고 1995년, 3집 ‘잘못된 만남’은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된 3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단일 앨범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그를 명실상부한 ‘국민가수’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90년대는 그야말로 김건모의 시대였다. ‘아름다운 구속’, ‘사랑이 떠나가네’, ‘스피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 그는 발라드, 댄스, 레게, 하우스, 재즈를 넘나들며 ‘김건모’라는 하나의 장르를 구축했다. 연말 시상식의 대상(大賞)은 그의 차지였으며, 그의 노래는 전 세대의 애창곡이 되었다. 30년 가까이 그는 우리의 기쁨과 슬픔, 환희와 위로의 순간에 늘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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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건모.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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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빛나던 이력은 몇 년 전, 치명적인 ‘누명’이 씌워지며 멈춰 섰다. 한 여성이 제기한 성폭행 혐의는 대중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길고 지루한 법적 다툼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대중은 혼란스러워했다. ‘국민가수’라는 타이틀은 순식간에 ‘논란의 인물’로 대체되었다. 그의 음악은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고,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부르기조차 망설였다.

    시간이 흘러 2021년 11월, 검찰은 2년여의 수사 끝에 그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고소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사실상 ‘혐의없음’ 결정이었다. 법적으로 그의 ‘누명’은 완벽히 벗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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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건모가 지난 2020년 1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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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그 이후다. 혐의가 제기되었을 때의 그 떠들썩했던 비난과 낙인은 선명하게 기억되지만, 그 혐의가 법적으로 ‘없음’으로 결론 났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대중의 기억 속에 한번 새겨진 ‘주홍글씨’는 법적인 무죄 판결만으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듯 보였다.

    지금, 그의 90년대 ‘첫인상’ 무대 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채널을 보라. 6년 전에 작성되었음에도 수백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최상단에 고정된 한 댓글이 대중의 본심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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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회(2001) 서울가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건모가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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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에 한 번 나올 가수... 클립을 다 보면 이 가수의 대체품이 현 k-pop시대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 와닿음...”

    그 아래로 “너무 공감. 대체불가예요”, “저도 그래염” 같은 수많은 동의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이는 단순한 과거의 향수를 넘어, 독보적인 아티스트의 부재에 대한 대중의 명백한 갈증이다. “죄도 없이 묻힌 가수의 음악이 너무 그립다”, “제발 다시 나와주세요”라는 수많은 댓글이 그의 복귀를 한목소리로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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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건모. 사진 |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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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우리는 김건모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 법적인 ‘누명’을 벗은 지 이미 수년이 지났다. 언제까지 그를 ‘혐의’의 그늘 속에 가둬둘 것인가. 그의 어수룩했던 첫인상이 편견이었듯, 지금 그에게 덧씌워진 ‘논란’이라는 낙인 역시 이제는 거두어야 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의 빛나는 음악적 성과가, 이미 법적으로 결론 난 사건의 잔상 때문에 부당하게 외면받아서는 안 된다. 그의 음악은 죄가 없다. 우리의 90년대를, 우리의 감성을 위로하고 때로는 열광시켰던 그의 수많은 명곡을 이제는 편견 없이 다시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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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모. 사진 | 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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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모. 사진 | 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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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지난 9월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대중의 부름에 응답해 다시 무대에 섰다. 공연제작사 측이 “무대를 떠나 있었지만 음악만큼은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다”고 전했듯, 그는 다시 음악으로 정면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리고 방송이 응답할 차례다. 그의 귀환이 단순히 몇 차례의 콘서트로 그쳐서는 안 된다. 법적으로 결론 난 사건의 잔상 때문에 ‘대체 불가한 아티스트’의 음악적 성과가 부당하게 외면받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의 음악은 단 한 번도 죄를 지은 적이 없다.

    그의 자리는 본래 무대였고, 또한 ‘미우새’ 등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던 안방극장이었다. 6년을 기다린 팬들 곁으로, 그리고 ‘국민가수’라는 그의 마땅한 자리로 돌아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부디 이번 전국투어를 시작으로, 그의 천재적인 음악과 유쾌한 입담을 다시 TV와 각종 매체에서 활발하게 만날 수 있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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