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을야구 '소년가장' 일본 상대로 올해 마지막 등판
더그아웃 향하는 정우주 |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팀이 힘들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가 무표정하게 자기 역할을 다했던 19세의 신인 투수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이제 2025년 마지막 야구 경기를 위해 다시 신발 끈을 묶는다.
정우주는 16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한국은 15일 열린 일본과 첫 번째 경기에서 전력 격차를 절감하며 4-11로 완패했다.
안현민(kt wiz)과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4회 3-0으로 앞서갔지만, 이후 올라온 투수들이 도쿄돔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KBO리그에서는 시속 150㎞를 넘는 공만 있어도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었지만, 그 공만으로 일본 타자를 돌려세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선발 곽빈(두산 베어스)이 경기 초반 던졌던 시속 155㎞에 가까운 강속구는 통했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일본 타선은 정교한 타격으로 반격했다.
훈련하는 정우주 |
한국 야구대표팀 벤치는 손주영(LG 트윈스)과 오원석(kt) 등 왼팔 선발을 낼지 검토하다가 결국 일본 타자를 힘으로 찍어 누를 선수는 정우주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정우주는 올해 정규시즌 51경기에서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로 호투했다.
가을야구에서는 신인 투수임에도 무너질 뻔한 마운드를 지탱하는 '소년 가장'으로 맹활약했다.
정우주는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서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등 한화가 믿었던 선발 3명이 무너진 가운데 4차전 선발로 출격해 3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에서는 5차전 선발 문동주가 1이닝만 던지고 갑작스럽게 강판하자 2회부터 마운드에 올라가 2이닝 1실점으로 버티기도 했다.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이었던 지난 9일 체코전에서는 팀 선배 김서현의 뒤를 이어 5회 2사 1, 3루에서 구원 등판, 실점 위기를 넘기며 1⅓이닝 무실점을 남겼다.
다른 선수라면 쉽게 경험하기 힘든 중압감 있는 상황을 최근 한 달 동안 몰아서 체험한 셈이다.
한일전 10연패 수모 |
정우주는 최고 시속 150㎞ 중반대 강속구만큼이나 마운드에서 평정심이 돋보이는 선수다.
일본과 첫 경기에서 한국 투수들은 4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볼넷 9개와 몸에 맞는 공 2개 등 11개의 사사구가 이를 보여준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어린 선수들이 긴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시속 150㎞만 던져도 통했겠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변화구를 섞어서 강약 조절도 해야 한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은 휴식기를 가졌다가 내년 1월 초 사이판 캠프를 위해 다시 모인다.
선배들이 출격한 한일전 첫 번째 경기는 역전패로 끝났고, 한국 야구는 일본전 10연패에 빠졌다.
수많은 주변 상황은 신인 정우주에게 가혹하게까지 느껴진다. 여기서도 평정심을 유지한 채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다면, 한국 야구는 또 한 명의 걸출한 투수를 얻을 수 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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