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수비상 3루수 부문 수상…"아내도 못 받을 거라 했는데 뜻깊어"
"내 장점은 공수주 모난 곳 없는 것…결과 어떻든 후회 없다"
파안대소한 키움 송성문 |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으로 출국하는 일정이 잡힌다면, 제 인생 최고의 연말 선물이 되지 않을까요."
생애 첫 KBO 수비상을 품에 안은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의 시선은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향했다.
송성문은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비상을 받았다.
트로피를 들고 취재진과 만난 송성문은 "시상식에 처음 와서 기분이 너무 좋다. 상상만 했던 상을 받게 됐다"며 "어린 시절부터 겪은 수많은 실패와 시련을 잘 버티고 노력한 결과인 것 같아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비상을 받고 싶다고 했을 때 아내가 '오빠는 못 받는다'고 농담하더라. 누가 받을진 몰라도 저는 아닐 것 같다고 했다"고 웃으며 "도전을 시작한 상황에서 아내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성문은 지난 21일 키움 구단의 요청으로 MLB 사무국에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하며 빅리그 문을 두드렸다.
수비상 송성문 |
이제 막 첫 발을 뗀 송성문은 "포스팅 절차에 들어간지 며칠 안 됐다.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 현지 에이전트가 '이제 시작이니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덕담해줬다"고 전했다.
현지 반응에 대해서는 "좋은 기사든 안 좋은 기사든 눈에 보이니까 체크하고 있다"면서 "좋은 기사는 기분 좋게 보고, 평가가 낮은 기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계약은 제가 하러 다니는 게 아니고 에이전트가 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세일즈 포인트'는 육각형 능력치다.
송성문은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공수주에서 모난 곳 없이 잘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공격만 잘하고 주루가 안 되거나, 어느 한 부분이 아쉬운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스카우트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성문의 말대로 그는 올 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포스팅 마감 시한은 공시 후 30일이며, 올해 크리스마스 전후로 송성문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화하는 송성문-이정후 |
그는 "만약 그전에 미국으로 출국하게 된다면 최고의 연말 선물이자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는 증거이니 야구하면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실패하면 내년에 홈런 60개를 치지 않는 이상 (재도전은) 힘들지 않겠느냐"며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부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송성문은 "미국 진출이 확정된 것도 아니지만, 가게 된다면 새로운 리그에 도전하는 입장"이라며 "팀에서 자리가 보장된 선수가 아니기에 적응을 위해서는 구단과 환경을 고려할 때 (대표팀 합류가)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성문은 "플레이어로서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부었다. 이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납득할 것 같다"며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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