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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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안세영(23, 삼성생명) 경기에서 보인 '관중 졸음'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점수제 개혁 논의를 뒷받침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포털 '넷이즈'는 칼럼을 통해 BWF가 추진하고 있는 3세트 15점제 개혁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안세영의 결승전을 '지루함'의 근거로 삼는 논리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BWF는 기존 '21점 3판 2승제' 대신, 매 게임 15점을 먼저 획득하면 승리하는 '15점제'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 게임당 점수를 6점 줄여 경기 템포를 빨라지게 만들고, 매 랠리의 중요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15점제 도입 논의는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안세영이 왕즈이(25, 중국)를 꺾고 우승한 배드민턴 최강자들의 '왕중왕전'격 대회 BWF 월드투어 파이널 2025 여자 단식 결승이 계기가 됐다.
[사진] BW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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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당시 왕즈이를 96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2-1(21-13, 18-21, 21-10)로 물리쳤다. 하지만 중계 화면에 잡힌 일부 관중의 '졸음 장면'이 도화선이 됐다. 배드민턴이 지루한 스포츠로 인식된 것이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당시 "여자 복식 결승전과 여자 단식 결승전을 보고 나니, BWF의 15점제 결정이 너무나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15점제에 찬성했다.
이어 "배드민턴은 정말 15점제로 바뀌어야 한다. 관중들이 이 두 경기에서 거의 졸고 있을 정도였다"라고 지적해 15점제 변경을 옹호했다.
[사진] BWF |
토마스 룬드 BWF 사무총장 역시 "이번 제도 개편은 안세영 같은 톱스타 선수들이 더 오랜 기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15점제 도입은 현대 관전 트렌드에 발맞춰 배드민턴을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종목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칼럼은 "배드민턴을 완전히 15점제로 바꾸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테니스 그랜드슬램 결승은 평균 3시간이 넘지만, 관중이 길다고 불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왜 배드민턴 96분은 비난의 대상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칼럼은 "하루에 여러 경기를 묶어 판매하는 티켓 방식, 세트 간 휴식이 거의 없는 일정, 관중과 선수 모두 숨 돌릴 틈 없는 운영이 관람 경험을 갉아먹는다"고 배드민턴 대회 관람에 대한 구조적 피로를 원인으로 짚었다.
[OSEN=진천, 이대선 기자] |
그러면서 "관중은 클라이맥스를 음미할 시간도 없이 다음 경기로 떠밀린다"고 표현, 경기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 운영 체계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또 15점제에 대해 "이미 시험 도입된 대회들에서 10분 만에 끝나는 경기가 속출했다. 극적인 반전도, 서사도 없이 혼란만 남았다"고 짧아진 경기가 오히려 재미를 빼앗았다고 혹평했다.
이어 "15점과 21점은 완전히 다른 스포츠다. 린단은 보통 15-15 이후부터 진짜 승부를 시작했다"며 "제도가 바뀌면 전설도 평범한 선수에게 질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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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형 선수에게 더 유리해지는 대신, 인내와 컨트롤을 무기로 한 유형은 설 자리를 잃는다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이 때문에 안세영 역시 15점제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 칼럼은 대안도 제시했다. 휴식 시간 확대, 결승 세트만 15점제 적용, 경기장 외부 공간 개선이다. 점수만 줄이는 방식은 해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는 BWF 수뇌부가 언급해 온 '관중 경험 개선'과도 맞닿아 있다.
결론은 명확했다. "시간을 줄이면 시청자가 늘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 파편화된 시대에 맞추겠다며 스포츠의 본질을 희생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재앙"이라고 이 칼럼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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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의 증거로 여겼던 안세영의 96분 결승은 배드민턴에 또 다른 화두를 던진 셈이다. 바꿔야 할 것은 점수제가 아니라 관전 방식 변화라는 것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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