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7집 ‘THE SIN : VANISH’ 전문가들 “진화한 다크 팝·서사 완결성으로 K팝 지평 확장”
엔하이픈.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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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뱀파이어 콘셉트 앨범을 통해 K팝의 기존 문법을 한 단계 뛰어넘으며 글로벌 위상을 재차 입증하고 있다.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이 최근 발매한 미니 7집 ‘더 신 : 배니쉬(THE SIN : VANISH)’는 음악과 서사, 퍼포먼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콘셉트 앨범으로, K팝의 표현 방식을 확장하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엔하이픈 희승.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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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는 “서로 다른 음악적 요소들을 하나의 시네마틱한 흐름 안에 정교하게 배치하며, 엔하이픈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완성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김윤미 대중음악 평론가 역시 “이번 미니 7집은 K팝이 여전히 확장 가능한 형식과 이야기의 장르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신(scene)의 미학적 방향을 재정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엔하이픈 제이크.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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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작품성과 실험성은 구체적인 글로벌 성과로 확인되고 있다. 엔하이픈은 이번 앨범 발표 이후 미국 빌보드 ‘아티스트 100’ 차트에서 데뷔 후 첫 1위를 차지했으며, ‘더 신 : 배니쉬’는 1월 31일 자 ‘빌보드 200’ 2위로 진입했다. 이로써 엔하이픈은 아홉 번째 ‘빌보드 200’ 차트 입성과 함께 여섯 개 앨범 연속 ‘톱10’ 기록을 세웠다. 또한 한터차트 주간 앨범 차트, 일본 라인뮤직 주간 앨범 ‘톱 100’, 오리콘 데일리 앨범 랭킹 등 국내외 주요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엔하이픈 제이.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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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 : 배니쉬’는 사랑의 도피를 택한 뱀파이어 연인의 서사를 중심에 둔 콘셉트 앨범으로, 엔하이픈이 데뷔 이래 꾸준히 구축해온 이른바 ‘다크 팝’ 미학을 집약하고 확장한 작품이다. 트랩 비트가 중심이 된 힙합 타이틀곡 ‘나이프(Knife)’를 축으로, 얼터너티브 R&B 사운드가 특징인 ‘노 웨이 백(No Way Back)’, 라틴 그루브가 결합된 얼터너티브 댄스 팝 ‘스틸러(Stealer)’ 등 다양한 장르가 배치됐지만, 앨범 전반의 프로듀싱은 엔하이픈 특유의 어둡고 긴장감 있는 사운드 톤을 유지하며 통일성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엔하이픈 정원.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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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는 글로벌 팝 신에서 활약 중인 해외 유수 작곡가들이 참여해 음악적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찰리 푸스, 저스틴 비버, 마룬 파이브 등과 협업하고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테이트 맥레이를 비롯해 조지(Joji), 디엔씨이(DNCE), 존 레전드 등과 작업한 코너 맥도너가 힘을 보탰다.
특히 다이나믹 듀오 개코가 작사에 참여한 타이틀곡 ‘나이프’,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노 웨이 백’ 등은 앨범의 콘셉트를 음악적으로 구체화하는 핵심 트랙이다. 이러한 협업은 엔하이픈의 ‘다크 팝’ 사운드를 글로벌 감각으로 확장시키는 동시에 음악적 방향성과 서사적 밀도가 한층 선명해지는 효과로 작용했다.
엔하이픈 니키.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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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업 평론가는 “이 앨범은 다채로운 장르적 요소들을 ‘시네마틱’이라는 하나의 서사 구조 안에 배치하며, 트랙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완결성을 보여준다”며 “단순히 곡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세계관에 몰입하게 만드는 견고한 예시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엔하이픈 성훈.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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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미 평론가 또한 “데뷔 앨범부터 일관되게 유니크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구축해온 엔하이픈이 그 정점을 찍은 작품”이라며 “앨범을 관통하는 저채도의 정서와 날 선 비트의 텐션, 비장한 스토리텔링은 한 편의 다크하고도 로맨틱한 ‘뱀파이어 버디 무비’를 연상케 한다”고 덧붙였다.
엔하이픈 선우.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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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의 또 다른 특징은 K팝에서 보기 드문 몰입형 스토리텔링 구조다. 배우 박정민의 내레이션과 다양한 스킷(Skit)은 앨범을 단순한 곡 모음이 아닌, 하나의 ‘미스터리 쇼’ 혹은 ‘오디오 드라마’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기존의 1인칭 시점 서술에서 벗어나 관찰자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청자가 사건을 따라가듯 앨범을 완주하게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하이픈.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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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 겸 글로벌 K컬처 센터장은 “이 앨범은 내레이션 등 서사적 요소와 음악적 사운드의 균형을 통해 뱀파이어 이야기를 담은 콘셉트임을 분명히 하며, 듣는 이에게 이야기 구조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R&B, 힙합, 팝, 록, 라틴 요소까지 아우르면서도 기승전결을 갖춘 트랙 배치와 몽환적이면서도 음침한 분위기는 앨범 전반의 통일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윤미 평론가는 “각 수록곡들은 독립적 완성도를 지니면서도 스킷과 내레이션을 경유하며 일관된 맥락 안에 놓여 이야기의 장면들로 재해석된다”며 “이러한 서사적 구성은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했을 때 오롯이 체화된다. 타이틀곡으로 대표되는 트랙 단위의 분절화된 청취 경향을 앨범 전체의 체험으로 확장시키는 새로운 국면의 전환”이라고 짚었다.
엔하이픈.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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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 : 배니쉬’는 엔하이픈에게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멤버들이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하며 음악과 서사를 주도적으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앨범에는 제이크가 작곡, 작사, 프로듀싱에 참여한 ‘사건의 발단’, 제이크와 희승이 참여한 ‘슬립 타이트(Sleep Tight)’ 등 창작 전반에 멤버들의 관여도가 한층 높아졌다.
여기에 완성도 높은 ‘칼각’ 퍼포먼스와 정교한 미장센과 상징을 활용한 뮤직비디오 연출 역시 음악적 서사를 시각적으로 확장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나이프’ 뮤직비디오는 끊임없는 추격과 위협 속에서도 스릴과 쾌감을 즐기는 뱀파이어들의 이야기를 다이내믹한 카메라 무빙으로 담아내며 앨범이 지향하는 어둡고 비장한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각인시켰다.
이규탁 교수는 “엔하이픈은 이미 국내외에서 확실한 자리를 확보했고, 특히 해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K팝 4세대 대표 보이그룹으로 자리해왔다”며 “이제는 자신들의 목소리와 색깔을 음악에 보다 적극적으로 집어넣고 콘셉트 앨범이라는 어렵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음악과 퍼포먼스, 예술성을 모두 결합한 작품으로 엔하이픈의 도약을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하이픈. 사진 | 빌리프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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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미 평론가 역시 “뱀파이어 세계관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마치 엔하이픈의 ‘다음 장’을 시작하는 또 다른 선언처럼 들린다”며 “데뷔 7년 차에 접어든 엔하이픈은 이제, 글로벌 음악 신의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발맞추는 것을 넘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리딩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이 시점에서 멤버들의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 참여 확대, 아티스트가 직접 전하는 생생한 메시지 등은 음악과 서사에 대한 주도권 확장을 통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 강화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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