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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고지가 조금 낮았을 뿐, 지금의 김준호는 정상이다. 더 올라갈 곳 없는 김준호이다."
김준호는 15일 오전 1시(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결선에서 29명의 선수 중 12위를 기록했다. '2005년생 신성' 구경민(스포츠토토)은 15위에 올랐다.
김준호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레이스였다. 19세에 첫 출전한 2014년 소치 대회에서 21위, 2018년 '안방' 평창 대회에서 12위,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최고 순위 6위에 오르며 매 대회 성장했다. 아쉽게 네 번째에서는 더 높이 오르지 못했지만,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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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는 먼저 "후회 없이 완벽한 레이스를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응원해 주신 만큼 보답을 못 드린 것 같다. 죄송스럽다. 나 자신은 되게 열심히 잘 준비했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김준호는 눈시울이 붉어진 상태였다. 그는 "24시간 동안 뒷바리지 해 주시고, 이렇게 열심히 뒷바라지 해주셨는데, 그걸 결과로 못 이룬 것 같아서 부모님한테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 눈물이 났다"고 했다.
올림픽에 대한 미련, 4번째 올림픽까지 도전을 이어왔기에 더 남을 수 있다. 하지만 김준호는 "24년 동안 너무 힘들었기에 진짜 올림픽 무대를 뛰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힘듦을 버텨왔다. 그걸 또 하려고 하는 것이 지금은 겁이 난다. 고지가 조금 낮았을 뿐, 지금의 김준호는 정상이다. 더 올라갈 곳 없는 김준호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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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 한 해를 꼽았다. 4번째 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금메달, 2차 레이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세월을 거스르는 스피드를 보여줬다. 특히 동메달 당시 33초78, 차민규의 종전 한국 최고기록을 0.25초 단축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33초대 진입에 성공. 올림픽 시즌 자신감을 바짝 끌어올렸다. 그는 "한국 신기록을 세웠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또 뛰는 나의 모습이 너무 영광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 좋지만, 올림피언이라는 선수도 너무 멋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했다.
현역 연장 의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 차차 생각해보겠다. 후배들이 더 잘할 것이라 믿는다. 내가 못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뤄줬으면 좋겠다. 더 엶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후배들이 이곳에 왔을 때는 포디움에 오를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본인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냐는 말에는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상도 있었고, 슬럼프도 있었다. 슬픔도, 기쁨도 있었다. 그 무게를 잘 견뎌온 것이 고맙다고 박수 쳐주고 싶다"고 했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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