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일정, 6일 휴식…7일 일본전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11-4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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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이 17년 동안 이어졌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 징크스를 마침내 끊어냈다. 홈런 4방이 터진 화끈한 공격력으로 체코를 꺾으며 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제 시선은 곧바로 숙명의 한일전으로 향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11-4로 제압했다. 한국 타선은 장타력을 앞세워 초반부터 경기를 지배했고 투수진은 흔들릴 수 있었던 고비를 넘기며 리드를 지켜냈다.
이번 승리는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국이 WBC 첫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2009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국은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후 2013년과 2017년, 2023년 세 차례 대회에서는 첫 경기 패배가 그대로 조별리그 탈락으로 이어졌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도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체코전을 앞두고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운영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라인업은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연습경기에서 효과를 본 타순을 그대로 유지한 구성이었다. 김도영, 저마이 존스, 이정후, 안현민, 문보경, 셰이 위트컴, 김혜성, 박동원, 김주원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1회말 1사 만루 문보경이 만루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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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일본 도코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1회말 1사 만루 한국 문보경이 만루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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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흐름은 1회부터 크게 기울었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정후의 안타와 안현민의 볼넷이 이어지며 1사 만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은 체코 선발 다니엘 파디사크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타구는 시속 약 178㎞의 속도로 날아가 비거리 130m를 기록하며 도쿄돔 중앙 담장을 넘겼다.
대회 첫 경기, 첫 타석에서 나온 만루 홈런은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 놓았다. 한국 더그아웃은 환호로 들끓었고, 문보경은 양팔을 펼치며 그라운드를 도는 ‘전세기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초반 기선을 잡은 한국은 꾸준히 점수를 쌓아갔다. 2회에는 박동원의 2루타와 김주원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저마이 존스의 내야 땅볼로 추가 득점을 올렸다. 이어 3회에는 셰이 위트컴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6-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경기는 일방적으로 흐르는 듯했다. 하지만 체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 선발 소형준은 3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았지만 병살타 두 개를 유도하며 실점 없이 버텨냈다. 이후 불펜이 이어 던지는 가운데 5회초 위기가 찾아왔다. 세 번째 투수 정우주가 선두 타자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안타를 허용하며 주자를 쌓았고, 체코의 테린 바브라에게 우월 3점 홈런을 맞았다. 점수는 순식간에 6-3으로 좁혀졌다.
자칫 경기 흐름이 바뀔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장타가 분위기를 바꿨다.
5일 일본 도코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5회말 1사 1루 한국 셰이 위트컴이 2점 홈런을 친 뒤 자축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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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1사 1루에서 셰이 위트컴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3회 솔로 홈런에 이어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 한 방으로 점수는 8-3이 됐고, 체코의 추격 흐름도 사실상 꺾였다.
위트컴은 이날 두 개의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27홈런을 기록했던 장타력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번 대표팀에서 보강하려 했던 우타 거포 카드가 제대로 작동한 셈이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8회말 2사 한국 저마이 존스가 좌월 솔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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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반에도 한국의 공격력은 계속됐다. 7회에는 안현민과 문보경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만든 뒤 상대 폭투와 김혜성의 내야 땅볼 타점으로 추가 점수를 올렸다. 이어 8회에는 저마이 존스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타선에서는 문보경이 가장 눈부셨다. 그는 만루 홈런과 적시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하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후 역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공격 흐름을 이끌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소형준이 3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 이후 노경은, 정우주, 박영현, 조병현, 김영규, 유영찬이 이어 던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날 선발 9명 가운데 7명이 안타를 기록하며 고른 공격력을 보였다. 홈런 네 방으로 8점을 만들어내는 등 장타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날 승리는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MLB닷컴은 경기 직후 “최근 WBC에서 부진했던 한국이 대승으로 반등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2009년 결승 이후 이어졌던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첫 걸음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대표팀 주장 이정후는 경기 후 “부담 갖지 말고 즐기자는 얘기를 선수들에게 했다”며 “목표는 8강이 열리는 마이애미까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기 중 수비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장면도 있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휴식일 동안 치료를 받으며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6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7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이 우위라는 평가가 많지만, 단기전에서는 흐름이 중요하다. 체코전에서 타선이 완전히 살아난 한국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표팀은 6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7일 같은 장소에서 ‘숙적’ 일본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17년 만에 첫 경기 승리를 거둔 한국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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