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손금으로 사윗감을 고르더니 불교 경구까지 언급하며 '신내림'을 거론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무속신앙을 소재로 삼았던 임성한 작가가 신작 '닥터신' 방송 첫주부터 '기승전무속'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TV조선 토일드라마 '닥터신' 2회에서는 모모(백서라 분)의 수술 6개월 전 상황이 그려지며 모모와 신주신(정이찬 분)의 소개팅 이후를 중심으로 금바라(주세빈 분)의 불우한 어린 시절까지 쾌속 전개가 펼쳐졌다.
신주신은 소개팅 첫 만남부터 모모에게 빠져들어 결혼을 운운했다. 모모가 극 중 톱 여배우라고는 하나, 소개팅 첫 만남 자리에 로맨스 판타지 속 귀족 영애의 장례식 차림으로 등장한 것은 전혀 거슬리지 않는 듯 했다. 오히려 신주신은 '마마걸'이라고 고백한 모모를 배려해 그의 엄마인 현란희(송지인 분)까지 찾아가 직접 결혼 의사를 밝혔다.
현란희는 그러한 신주신의 사윗감 여부를 '손금'에 의지했다. 그는 호텔 수영장까지 찾아온 신주신에게 손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뒤 "꼭 맞는 건 아니지만 우리 모모 아빠가 너무 일찍 가셔서"라며 남편의 죽음을 미신적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그런가 하면 금바라는 어린 시절부터 힘겨웠다. 고아라며 무시받는 것은 물론,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타겟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안희 덕에 자기 한몸은 지킬 수 있게 단련한 금바라였으나, 직접적 공격 없는 언어 폭력에는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한 가해자가 "애미, 애비도 없는 주제에", "아제아제 바라아제", "신내림 받았냐?"라며 금바라의 가정환경을 괄시하며 자극했다.
실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는 불교 경구 중 하나였으나, 금바라의 상황에는 토속신앙 중 무녀들의 시초 격인 '바리데기'를 연상케 하는 문구로 사용됐다. 여기에 '신내림'을 운운하는 대사까지 임성한 작가 드라마를 봐온 시청자들의 무속신앙 트라우마를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실제 임성한 작가는 다수의 전작들에서 무속신앙적 요소를 소재로 삼은 바 있다. 지난 2004년 공개됐던 드라마 '왕꽃선녀님'은 작품 설정부터가 무속인의 딸인 여자 주인공이 모친처럼 대를 이어 무병에 걸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후 지난 2011년 방송된 드라마 '신기생뎐'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시아버지인 재벌 회장이 신기가 있어 각종 신들에 빙의가 되다 못해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듯한 장면까지 등장했다.
더욱이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무속 소재는 임성한 작가가 은퇴 후 '피비'로 복귀하며 더욱 노골적으로 작품에 등장했다. 인기리에 시즌3까지 방송됐던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세상을 떠난 의사가 원통함에 구천을 떠돌다가 손녀에게 빙의해 한을 풀려는 모습까지 나온 것이다.
결국 영어 이름인 '피비'로 활동명까지 바꿨으나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 핵심 소재들은 그대로인 상황. 이쯤 되니 애청자들은 당연시 여기며 극적인 전개와 스토리라인에만 집중하고, 팬이 아닌 시청자들도 어디까지 시도하는지 작가의 한계를 궁금해 하며 보는 지경에 이른 모양새다.
더욱이 '닥터신'은 임성한 작가가 2023년 '아씨두리안'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처음 도전하는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다. 이를 위해 그는 신인 배우들을 발탁해 합숙까지 하며 작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바. 끝내 그의 각오가 '기승전무속'이라는 극성스러운 소재와 전개를 답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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