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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파죽지세' 소노를 이끈 숨은공신 '형님들' 있었네…손창환 감독 '형님 리더십'+맏형 캡틴 정희재 '궂은일' 후배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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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창환 감독이 주장 정희재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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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와의 연장 혈투 뒤 승리에 환호하는 소노 선수들.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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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형들만 믿어.'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한 요즘 농구판에서 단연 '핫'한 이슈는 고양 소노의 파죽지세다.

    창단(2023년) 후 팀 최다 리그 9연승과 홈경기 10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지난 19일 부산 KCC전에서는 111대77로 승리, 구단 자체 한 경기 최다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기세 덕에 지난 4라운드까지만 해도 8위에 머물렀던 소노는 2월 14일부터 기적같은 무패 신화를 작성하면서 5위까지 껑충 뛰어올라 6강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안착했다.

    '사고구단' 데이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많았던 사실상 신생팀이고, '대행'이던 손창환 감독(50)의 정식 사령탑 데뷔 시즌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화제가 될 만하다.

    "칭찬하지 않을 선수가 없다"는 손 감독의 말대로, 삼각편대(이정현-네이던 나이트-케빈 켐바오)를 중심으로 베스트-식스맨 가릴 것 없이 모두 똘똘 뭉친 결과다.

    유독 어린 선수가 많은 소노를 똘똘 뭉치게 만든 숨은 공신이 있다. 이른바 '아는 형님'이다. '코트 밖 형님' 손 감독과 '코트 안 형님' 정희재(37)가 주인공이다. 농구판의 생리, 후배 다루는 법을 아는 형님들이 '어린 팀' 소노를 '무서운 팀'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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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손창환 감독.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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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전 회의를 하고 있는 손창환 감독과 소노 선수단.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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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순위 형님은 손 감독이다. '형님 리더십'은 그에게 대표적 수식어다. 과거 안양 정관장 시절부터 코칭스태프-선수단 가교 역할을 하는 세컨드코치로 오랜 경험을 쌓은 내공은 감독이 되고 나서 더욱 빛을 발한다.

    9연승 행진 최대 고비였던 지난 21일 현대모비스와의 연장 혈투(90대86 승)에서 19점 차 리드를 뒤집기 당해 패배 위기에 몰렸을 때 그는 작전타임을 부른 뒤 '정신줄 놓은' 선수들에게 채찍을 들기는커녕 품어주고 다독이며 다시 힘을 짜내도록 만들었다.

    9연승 과정에서 손 감독은 제대로 웃는 낯을 보인 적도 없다. 항상 긴장 가득한 '포커페이스'다. 경기 없는 날 팀훈련 때는 다음 경기 상대팀에 맞춰 어떤 변화를 줘야 할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해결책을 내밀기 일쑤다. 매일 밤을 새워 경기 영상 분석을 한 까닭에 늘 꾀죄죄한 몰골이다. 소노 선수들은 "그런 손 감독을 보고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손 감독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은 선수단 '맏형'이자 캡틴 정희재가 맡는다. 시즌 초반 선발이었던 정희재는 최근 출전 시간이 크게 줄었다. 장신 신인 강지훈(2m1)이 기대 이상 활약으로 주전급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보통 베테랑 주장이 이런 일을 겪으면 인상 쓰고, 벤치 분위기 서늘하게 만들기 십상이겠지만 정희재는 정반대다. '벤치 분위기 메이커'로 후배들을 독려하고 파이팅을 외치느라 코트에서의 주장 이상으로 바쁘다.

    정희재는 "코트에서 잘 풀리지 않아 교체돼 나오는 후배에게 누군가 보듬어줘야 다시 투입됐을 때 힘을 낼 수 있다. 나도 어린 시절 그런 경험을 했고, 이제 고참이 됐으니 배운 대로 돌려주는 것"이라며 "팀이 잘 하면 됐지, 출전시간 욕심은 후순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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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중 정희재와 나이트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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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재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소노 선수들.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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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슬플레이를 하고 있는 정희재.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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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재는 달라진 네이던 나이트(29)를 만든 인도자이기도 하다. 나이트는 시즌 초반 국내 선수들과 삐걱거린 적이 잦았다. 패스 안 준다고 짜증을 낸 게 주된 원인이다. 그랬던 나이트는 최근 동료들과 융화하며 연승의 선봉장이 됐다. 정희재가 따로 면담을 통해 따끔하게 나무라기도 하며 '우리 나이트가 달라졌어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희재의 숨은 공로는 코트에서도 빛난다. 지난 현대모비스전에서 마지막 해결사로 케빈 켐바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패배 위기에서 반격의 터전이 된 것은 정희재의 보이지 않는 '궂은 일'이었다. 대역전을 당한 뒤 73-77로 뒤져 있던 4쿼터 종료 6분49초 전, 현대모비스 이승현에게 밀착수비를 펼쳐 베이스라인 터치아웃을 유도해 공격권을 가져왔다.

    이에 소노는 공격권을 가져왔지만 실패하며 다시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후 현대모비스 존킴웰 피게로아의 포스트 공략에 몰렸을 때도 정희재는 공격자파울을 유도해 상대의 맥을 또 끊었다. 베테랑의 향기가 묻어나는 연속 '굿디펜스'였다. 곧바로 이어진 반격에서 이정현의 3점슛이 터졌다. 정희재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반전이었다.

    정희재는 "감독님이 좀처럼 활짝 웃지 못하고 그렇게 열심히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 정신 똑바로 차리게 된다. '나'보다 '팀'을 생각하게 만든다"면서 "감독뿐 아니라 코치님들, 나를 믿어주는 형님들이 나에게도 있다"라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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