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게 되면 조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리더를 닮아 가게 된다. 따라서 주장은 스스로가 어떤 리더인지를 알아야 한다. 자신이 소통형인지 전략형인지 아니면 카리스마형인지 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한 후 감독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거리를 좁히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강아지 산책이론에 적용해보면 강아지한테는 주인과 강아지를 연결해주는 목줄이 있다. 주인은 코칭스태프로, 강아지는 선수단에 비유할 수 있다. 주인은 앞으로 곧장 가도 뒤에 따라오는 강아지는 주인처럼 곧장 따라오기 보다는 좌우로 움직이며 따라온다. 그래서 주장의 역할은 움직이는 좌우의 폭을 최대로 짧게 해서 목표 방향으로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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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팀 주장은 감독과 선수단의 연결고리로서 다양한 역할이 요구된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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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주장 즉, 리더가 되면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선수 각자의 개성이 강하고 바라는 바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조율이 필요하고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한 이유다.
필자가 선수시절 2년간 LG 트윈스의 주장을 맡으며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성적에 따른 팀 분위기 수습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경기 승패에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이기고 졌을 때 항상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팀 성적이 나쁠 때 어떻게 빨리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그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인적자원 개발 및 조직개발 전문가인 박태현 씨는 네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전문성이다. 야구 선수는 게임에서 본인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희생 상황이나 전력질주 상황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비전이다. 매일 반복되는 게임에서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선수단의 심리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 시킬 수 있는 팀의 확실한 비전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건강한 몸이다. 주장은 팀의 리더이기 때문에 매일 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실력과 건강한 몸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은 스타일이다. 선수들과 팬들은 항상 주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장의 스타일은 곧 팀의 얼굴이 될 수 있다.
주장의 역량은 팀이 위기일 때 가장 빛을 발한다. 팀이 어려운 시기에 코칭스텝이 할 수 있는 영역과 주장의 영역은 다르다. 특히나 선수들 내면에 들어가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주장일 수밖에 없다. 즉 연결고리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에게 가끔은 싫은 소리도 해야 하고 강하게 밀어붙이기도 하며 살살 달래기도 해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프로야구팀의 주장을 맡아보는 것은 엄청난 경험이다. 그래서 필자는 상황이 되면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한다. ‘나 혼자만이 아닌 팀’ 에 대해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새롭게 선임된 주장도 있고 연임하는 주장도 있다. 이 선수들의 멋진 시즌과 멋진 주장을 기대한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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