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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떠오르는 별' 정현, '우상' 조코비치 제물로 메이저 8강 신화 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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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현은 시즌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메이저 8강 신화에 도전한다. 사진제공 | 호주오픈 인스타그램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어릴적 ‘우상’을 넘어 한국 선수 최초 메이저대회 8강 신화를 쓸 수 있을까.

한국 테니스의 ‘대들보’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한때 세계 테니스의 정상을 호령했던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상대로 메이저대회 8강 신화에 도전한다. 둘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조코비치는 여섯 살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은 정현의 우상으로 알려져있어 둘의 대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정현은 어린시절 조코비치의 경기 영상을 보고 또 보며 꿈을 키웠다. 이제 그 우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정현은 20일 벌어진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게 3-2(5-7 7-6<7-3> 2-6 6-3 6-0)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호주오픈 16강에 올랐다. 한국인의 메이저 대회 16강 진출은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정현이 처음이다. 조코비치도 같은 날 치러진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세계랭킹 22위·스페인)를 세트 스코어 3-0(6-2 6-3 6-3)으로 눌러 정현의 16강전 상대로 낙점됐다. 정현이 조코비치를 누를 경우 이는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의 메이저 대회 8강 진출 기록이 된다.

둘은 이미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정확히 2년 전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세계 51위였던 정현은 세계 1위 조코비치를 만나 세트 스코어 0-3(3-6 2-3 4-6)으로 완패했다. 당시 호주오픈 본선에 처음으로 출전한 정현에게 조코비치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그러나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아직도 정현이 조코비치에게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세를 보면 정현이 조코비치를 압도한다.

정현은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권까지 반납하는 등 지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혹독한 훈련을 통해 자신을 담금질했고 마침내 지난해 말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첫 투어 대회 우승을 신고했다. 21세 이하 선수 가운데 순위가 높은 8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룬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세계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로 주목받기 시작한 정현은 여세를 몰아 이번 대회에서 세계 4위인 즈베레프를 꺾는 쾌거를 달성하며 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내리막을 타고 있는 ‘지는 해’다. 슬럼프에 빠진 조코비치는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8강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이후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코트에 복귀한 조코비치는 3회전을 치르는 동안 2회전 상대인 가엘 몽피스(39위·프랑스)에게만 1세트를 내줬을 뿐 1, 2회전에서 상대를 모두 3-0으로 제압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무결점에 가까웠던 예전의 경기력은 아니라는 평가다. 더구나 3회전 2세트 도중 허리 통증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 주요 언론은 정현이 조코비치를 곤란하게 만들겠지만 결국은 조코비치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현의 상승세가 조코비치의 벽을 넘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와 만나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장착한 ‘떠오르는 별’ 정현이 조코비치를 밀어내고 세계 테니스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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