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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위대한 도전' 정현, 조코비치 꺾고 호주오픈 8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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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22·한국체대·세계 58위)이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그랜드슬램 12회 우승 기록 보유자인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를 꺾고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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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22일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에서 노박 조코비치에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다.[멜버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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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3시간 21분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0(7-6, 7-5, 7-6)으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정현은 한국 테니스 사상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이형택(42·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16강이었다. 8강에 오른 정현은 상금 44만 호주달러(3억7600만원)를 확보했다. 랭킹 포인트도 360점을 얻게 돼 40위대로 점프할 수 있다.

정현은 지난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조코비치에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당시 조코비치는 랭킹 1위였고 정현은 1회전에서 자주 탈락하는 걸음마 수준의 초보 선수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로드 레이버 아레나(센터 코트)를 가득 메운 1만5000여명의 관중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묵직한 샷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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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s Chung Hyeon reacts after taking the first set against Serbia's Novak Djokovic during their fourth round match at the Australian Open tennis championships in Melbourne, Australia, Monday, Jan. 22, 2018. (AP Photo/Andy Brownbill)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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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1세트 초반부터 조코비치를 몰아붙였다. 자신의 서브게임은 지키는 한편 조코비치의 1,2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게임 스코어를 4-0까지 벌렸다. 오른팔꿈치 부상으로 반년동안 코트에 나오지 못한 조코비치는 서브와 자신의 샷에 제대로 힘을 싣지 못했다.

경기 경험이 풍부한 조코비치는 그대로 밀리지 않았다. 5번째 게임부터 살아나면서 어느새 5-5로 동점을 만들었다. 조코비치의 정교한 공격에 정현은 포핸드샷이 네트에 걸리는 등 흔들렸다. 결국 조코비치는 6-5로 역전했고, "컴온(가자!)" 이라고 외치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하지만 경기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정현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가져왔다. 6-6에서 들어간 타이브레이크(먼저 7점 따면 승리)에서 7-4로 이기면서 1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1세트를 가져왔다.

조코비치는 1세트가 끝난 후, 메디컬 타임을 불러 오른팔꿈치 마사지를 받았다. 조코비치는 32강전에서도 메디컬 타임을 불렀다. 안드레 애거시 코치는 "조코비치의 부상이 재발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조코비치의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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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06464005 Novak Djokovic of Serbia in action against Hyeon Chung of of South Korea during round four on day eight of the Australian Open tennis tournament, in Melbourne, Victoria, Australia, 22 January 2018. EPA/LUKAS COCH AUSTRALIA AND NEW ZEALAND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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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에서도 정현의 상승세는 계속 됐다. 내리 3게임을 따내며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서갔다. 4번째 게임부터 조코비치가 쫓아왔지만, 정현은 표정 변화없이 묵묵히 자신의 공격을 펼쳤다. 조코비치를 좌우로 넓게 뛰게 하면서 체력을 떨어뜨리는 데 주력했다.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 정현의 샷을 받을 때마다 몸이 불편한지 계속 얼굴을 찡그렸다. 결국 정현이 2세트도 7-5로 따냈다.

정현은 3세트 첫 서브게임을 조코비치에 빼앗겼지만, 바로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가져오면서 균형을 마쳤다. 이후 팽팽한 균형이 계속 이어지면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갔다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더블폴트(서브 연속 2번 실패)를 9개나 기록했다. 평균 서브 속도는 시속 184㎞에 그쳤다. 정현은 그보다 느린 평균 시속 179㎞ 서브를 넣었지만, 정교한 각도로 더블폴트를 2개만 기록했다.

정현은 8강에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킨 테니스 샌그렌(27·미국·97위)과 만난다. 샌그렌은 16강전에서 도미니크 팀(25·오스트리아·5위)를 3-2(6-2, 4-6, 7-6, 6-7, 6-3)로 꺾었다. 정현은 이달 초 호주오픈 전초전이었던 오클랜드 오픈 32강전에서 샌그렌을 만나 2-1(6-3, 5-7, 6-3)으로 이겼다. 샌그렌은 투어 우승이 한 번도 없다. 최고 랭킹은 지난해 11월에 기록한 85위다. 정현이 센그렌을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하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2위)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24일 열리는 정현과 샌그렌의 호주오픈 8강전은 JTBC3 FOX Sports가 생중계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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