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준결승전 선수 프로필 |
Chung Hyeon |
Roger Federer |
1세트 따내면 승리 확률 86%…페더러는 무실 세트 행진
체력적 우세 장기전 끌고가면 이변 연출 가능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1세트를 잡아라. 그리고, 체력으로 승부하라.'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메이저 대회 4강 신화를 쓴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58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2위)와 역사적인 대결을 앞두고 있다.
정현은 26일 오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페더러와 격돌한다.
이 대회를 통해 차세대 황제 후보로 급부상한 정현과 살아있는 전설 페더러의 경기는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빅 매치다.
페더러는 지난 10여년 간 세계 테니스계를 호령한 테니스의 황제다. 테니스에 관한한 약점이 없다. 기술과 경기 운영능력, 경험까지 그야말로 완전체다. 메이저 대회 19승 포함, 통산 95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통산 1382경기에서 1132승을 거뒀다. 승률이 무려 81.9%나 된다. 이번 호주오픈에서 20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노린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지만만 여전히 세계랭킹 2위를 지키고 있다. 2016년 부상으로 1승도 거두지 못했을 때만 해도 페더러의 시대가 저무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보란 듯이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윔블던까지 제패하며 아직은 황제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음을 공표했다.
2014년 프로에 입문해 이제 투어 1승을 거둔 정현으로서는 아득한 존재다. 그 동안 단 한 번도 경기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그러다가 드디어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인 정현은 대망의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황제를 만나게 됐다.
정현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페더러의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호주오픈 이전의 정현과 지금의 정현은 완전히 다른 선수다. 이변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정현과 페더러의 4강전은 1세트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페더러는 이번 대회 4강까지 올라오며 전 경기를 3-0으로 끝냈다.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속전속결로 마무리하면서 체력을 비축했다.정현이 1세트를 잡을 경우 페더러의 경기 운영이 앞선 경기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정현은 1세트를 가져올 경우 통산 48승8패로 승률이 86%나 된다. 호주오픈 5경기를 치르는 동안 32강전을 제외하고 1세트를 모두 먼저 따냈다.
반대로 1세트를 내주면 승률이 15.9%(7승 37패)로 곤두박질친다. 1세트 승부가 중요한 이유다.
2주 동안 이어지는 호주오픈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체력이 승부의 변수가 된다. 페더러보다 열다섯 살이나 젊은 정현이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페더러도 이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정현과 대결에서 공격적인 경기를 예고했다. 페더러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 세심한 전략은 경기날 전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로크에 강점이 있는 정현이 코트를 넓게 활용하면서 랠리를 길게 끌고 간다면 페더러로서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다. 이 대회에서 평균 2시간 정도로 짧은 경기만을 소화한 페더러가 정현과 승부에서 장기전을 벌인다면 의외의 결과를 낼 수 있다.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4위)를 꺾으며 처음으로 톱10 이내 상위 랭커를 상대로 승리를 맛봤다. 우상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도 압도했다.
이 대회를 통해 몇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현이 황제 페더러를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칠지, 지난 2주간의 경기력이라면 승부는 함부로 예측 불가능하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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