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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 선수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2주 연속 8강에 진출하며 '아시안 톱 랭커' 자리를 넘보게 됐습니다.

정현은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ATP 투어 멕시코오픈 단식 2회전에서 미국의 에르네스토 에스코베도(123위)를 1시간 6분 만에 2대 0(6-3 6-1)으로 완파했습니다.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이날 승리로 정현은 이번 대회 8강 진출 선수에게 주는 랭킹 포인트 90점을 확보했습니다.

랭킹 포인트 1천497점으로 29위인 정현은 획득 후 1년이 지나면 잃는 점수가 없기 때문에 다음 주 랭킹 포인트 1천587점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아시아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로 26위입니다.

니코리는 랭킹 포인트 1천595점을 기록 중인데 이번 대회 1회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45위·캐나다)에 져 탈락하는 바람에 랭킹 포인트를 추가할 수 없습니다.

이로써 정현은 현재 니시코리와 격차를 8점 차이로 좁혔습니다.

만일 4강까지 오를 경우 다음 주 랭킹에서 니시코리를 제치고 '아시안 톱 랭커'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2000년대 들어 아시아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았던 선수들로는 이형택(42)을 비롯해 파라돈 스리차판(39·태국), 루옌쑨(35·대만), 니시코리 등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정현과 니시코리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정현은 최근 발바닥 부상으로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약 3주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지난주 델레이비치오픈을 통해 복귀했고 이번 대회까지 2개 대회 연속 8강의 성적을 냈습니다.

니시코리 역시 손목 부상으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불참했지만 이후 챌린저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했으며 지난주 뉴욕 오픈 4강까지 오르는 등 점차 제 기량을 되찾고 있습니다.

둘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한 차례 만나 '1박 2일'의 혈투 끝에 니시코리가 3대 2(7-5 6-4 6-7<4-7> 0-6 6-4)로 승리한 바 있습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4강까지 진출한 경력이 있는 정현은 니시코리가 보유한 아시아 남자 선수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 준우승(2014년 US오픈)과 역대 최고 랭킹 4위 이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영민 기자 nag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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