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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톡톡 튀는 이승우, 대표팀 히든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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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그림 1이승우 캐리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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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수학한 이승우(20ㆍ헬라스 베로나)는 실력 못지않게 남다른 개성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2015년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에 소집돼 한국에 들어온 그는 핫 핑크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채 나타났다. 그는 “고국에 돌아 올 때마다 새로운 각오를 하는 마음으로 염색을 한다”고 밝혔지만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출전할 땐 옆머리에 ‘SW’라는 영문 알파벳을 새긴 모습이 화제였다. “여섯 번 승리(Six Win)해서 수원(Suwonㆍ결승전 장소)으로 가겠다”는 뜻이었다.

이승우는 일찍이 유럽의 선진 축구 시스템을 몸에 익혔다.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 팀 소속이던 2011년 바르셀로나의 눈에 띄어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이적 첫해 바르셀로나 인판틸A에서 득점왕에 올랐고 이듬해 카데데B에서 12경기만 출전하고도 21골을 넣었다. 세계 유스클럽 선수권대회 MVP, 마요르카 국제대회 득점왕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개인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탈리아 베로나행을 택한 그는 이렇다 할 출전기회를 잡지 못 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헤어스타일도 풀이 죽어갔다.

지난 14일 2018러시아월드컵 명단을 발표하는 신태용(49) 감독의 입에서 “이승우”가 호명되자 현장의 취재진이 크게 술렁였다. 일찌감치 주목받았지만 국가대표에서는 A매치는 물론 올림픽대표에도 뽑힌 적 없던 그를 선발한 건 큰 충격이었다. 신 감독은 이승우의 이름에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직접 수식어를 달았다. 축구계는 이승우가 ‘히든카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음달 3일 발표될 최종 23인 명단에 그가 승선한다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대표팀에 새로운 바람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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