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배우 고(故) 장자연의 동료이자 고 장자연의 성추행을 진술했던 윤 모 씨가 답답한 심경과 괴로움을 호소했다.

2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고 장자연과 한 소속사에서 활동했던 윤 모 씨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윤모 씨는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에 앞서 "친한 언니였다.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유가족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9년 만에 용기를 내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윤 모 씨는 "실제로 강요받은 적이 많이 있었나"는 질문에 "대부분 소속사 대표가 통보하는 식으로 연락이 온다. 폭력적인 성향을 알고 있기에 안 갈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답했다. 실제로 대표가 자신의 눈앞에서 장자연을 폭력하는 것을 봤고 자신의 동료까지 폭행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고도 밝혔다.

또 "조선일보 출신 정치인 조 모씨의 성추행을 목격한 것도 술 접대 자리였냐"는 질문에는 "그 날이 대표의 생일 파티 자리였다. 기업인, 정치인도 있었다. 낯선 분위기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윤 모 씨는 "당시 자리를 배치표로 그릴 정도로 기억하는 이유는, 제가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받았기 때문이다"면서 "언니를 끌어당겨 무릎에 앉혔고 성추행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본건 처음이었다"고 떠올렸다.

또한 "조사를 13차례나 받았음에도 결국 진술 내용이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손 앵커의 말에 흐느끼며 울기도 했다. "저도 충격이 컸고 언니와 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말을 맞추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조 씨를 조사 과정에서 오히려 믿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저는 갓 20세가 넘어 바로 판단 못했지만 많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분의 배우자가 검찰 측이라는 거였다"고 전했다.

또한 "연예계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에 있었고 증언했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퇴출됐다. 활동하기 어려웠다. 정신과 치료를 반복해서 받았고 최근에는 입원까지 했다"는 고충도 전했다. 끝으로 재수사에 대해 "앞으로도 조사에 성실히 힘할 것"이라고 밝히며 인터뷰를 매듭지었다.

한편, 지난 2009년 고 장자연은 성접대 문건인 이른 바 '장자연 리스트'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지지부진했던 이 사건은 9년이 지난 이달 초 재수사가 결정됐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부터 고 장자연 관련 사건 기록을 넘겨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