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더로 분류했던 장현수(FC 도쿄)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한 게 특이점이나 낯선 그림이 아니다. 이전까지 장현수의 주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였다(후반 들어 미드필더로 이동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들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만 빼고 모두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피로 누적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유추된다.
한국-코스타리카 A매치 득점 후 한국 선수들 모습. 사진(고양)=김재현 기자 |
코스타리카의 로날드 곤살레스 감독대행은 “한국은 독일을 꺾은 강팀이다”라며 “감독은 바뀌었지만 선수는 바뀌지 않았다”라고 경계했다. 그의 생각대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달라졌다는 느낌을 줬다.
공을 소유해 점유율을 높여가는 축구는 전임 감독과 비슷하나 보다 공격 지향적이었다. 그리고 빨랐다.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벤투호는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코스타리카의 조직적인 수비를 흔들었다.
2선에 위치한 손흥민, 이재성(홀슈타인 킬), 남태희(알 두하일)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좋았다. 풀백 홍철(상주 상무)과 이용(전북 현대)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특히, ‘키(Key)’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은 여전한 기둥이었다. 45분만으로도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짧고 긴 패스 연계로 위협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전반 28분 손흥민의 중거리 슈팅과 선제골로 이어진 전반 43분 페널티킥 유도는 모두 기성용의 발끝에서 이뤄졌다.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33분에는 빠른 전환으로 역습을 펼쳐 남태희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2명을 잇달아 제친 남태희의 개인기가 돋보였으나 전개 과정이 깔끔했다.
태극전사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그리고 자신감이 가득했다. 상당히 역동적이었다. 한국이 공격을 시도할 때마다 고양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3만6127명의 축구팬이 환호성을 질렀다.
한 경기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이제 첫 걸음을 뗐다. 벤투 감독의 색깔은 아주 조금만 보여줬다. 앞으로 더 많고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터다. 그 희망과 기대감을 심어줬다. 박수를 받아야 마땅한 날이다.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벤투 감독은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rok1954@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