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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출발 좋지만 칠레전 과제 풀어야…전문가들이 본 벤투호 2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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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칠레와 평가전에서 코너킥을 차고 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출발은 좋다.”

한국 축구가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 체제로 A매치 2경기를 치른 가운데 전문가들은 그의 데뷔 무대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앞으로 대표팀에 불어닥칠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7일 붙었던 코스타리카전(2-0 승) 보다는 11일 격돌했던 칠레전(0-0 무)에서 드러난 한국 축구의 오래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앞으로 벤투호 롱런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권에선 압도적 전력을 갖고 있으나 세계 무대에선 약체인 한국 축구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대길 한국풋살연맹회장 “탈압박+빠른 역습 어떻게?”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분위기 반전을 이뤄냈다. 특히 벤투 감독이 앞으로 대표팀에 어떤 것을 하겠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다. 결국 기술 있는 선수가 중용될 것이란 뜻이다. 4-2-3-1 포메이션을 기반에 둔 공격 전술 운영이 나타났다. 코스타리카와 경기는 1차전 치고 대단히 잘했다. 반면 칠레전은 우리가 앞으로 뭘 해야하나에 대한 숙제를 준 경기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의 강한 압박 때 우리가 어떻게 풀어나가는가, 벤투 감독 체제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갈 경우 우리보다 강한 팀을 상대로 얼마나 정교하게 역습을 가할 수 있는가 등이 숙제라고 볼 수 있다. 선수 면에선 남태희가 괜찮았다. 원래 기술이 있는 선수다.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본다. 아직 우리와 톱클래스 팀 사이에선 선수 개개인 능력의 차이가 있다. 칠레전에선 선수들이 조직력으로 열심히 버텼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우리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선수들이 대표팀에 오기 싫어하고 그런 상황은 아니다. 대표팀 합류를 반기면서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다.

◇신문선 명지대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 “팀 벤투 효과 나왔지만”

결과와 내용에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어떤 감독이든 허니문 기간이 있기 마련이다. 미디어 뿐 아니라 선수, 대한축구협회와 관계 등이 그렇다. 4년 전 슈틸리케 전 감독과 비교할 때 눈 여겨 볼 대목은 있다. 나부터 슈틸리케 감독 땐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벤투는 포르투갈 출신 코칭스태프를 4명 데려왔는데 그 효과는 있는 것 같다. 벤투 감독이 좋은 시기에 팀을 맡은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고 벤투 감독 입장에선 선수를 확인하며 세대교체 기회까지 얻었다. 지금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말과 철학은 다르다. 결국 내달 우루과이전을 포함해서 내년 1월 아시안컵 직전까지 어떤 팀을 만들 것인가를 지켜봐야 한다. 대표팀의 오랜 약점이 있다. 우선 수비 불안, 특히 좌·우 풀백이 없다. 여기에 공격에선 골결정력이 떨어진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황의조가 강팀 칠레와 A매치를 통해 느낀 것이 있을 것이다. 황의조가 아시안컵 전까지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A매치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면 벤투 감독도 힘을 받게 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 “손흥민 살릴 최적 조합 찾아야”

수비 조직이 나아진 것 같다. 벤투 감독에게 바란 것은 어떤 대단한 것이 아니다. 기본을 세밀하게 잘 가르쳐주길 바랐는데 수비 조직에서의 기본 움직임들이 예전보다 나아졌다. 또 공·수 전환 속도가 빨라졌다. 현대 축구에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그런 면에서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론 부분 전술의 세밀함이 나아졌다.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 풀백의 연계 플레이가 눈에 띈다. 과제는 손흥민 활용법이 될 것이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시절 우구 알메이다나 엘데르 포스티가, 에데르 등의 공격수를 원톱으로 세우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측면에 두면서 그에게 프리 롤을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번에 황의조나 지동원을 앞에 세우면서 손흥민이 측면에서 자유롭게 뛰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손흥민 중심의 조합을 어떻게 최적으로 만드는가가 10월부터 이뤄질 것이다. 칠레전 0-0 무승부에 너무 몰입될 이유도 없다. 칠레는 축구 자체는 잘 하지만 골을 잘 넣는 팀은 아니다. 킬러 공격수가 있었다면 2~3실점은 했을 것이다. 어쨌든 출발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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