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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슈퍼루키’ 강백호는 정말 천재일까 [MK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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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2018시즌 초반부터 KBO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든 고졸신인은 25홈런을 기록하며 ‘슈퍼루키’임을 증명했다. 강백호(19·kt)는 정말 천재일까?

강백호는 2018시즌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 투-타를 겸업하던 강백호는 외야수로 전향해 프로에 입단했다. 입단 전부터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는 극찬을 받았다. 거포형 타자인 강백호는 고교 1학년 때 고척돔 개장 첫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추어와 프로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프로에 적응하지 못 한다면 무용지물이다. 강백호는 3월 24일 데뷔 첫 타석부터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슈퍼루키의 존재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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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 신인 2차지명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강백호의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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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현재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461타수 129안타 25홈런 71타점을 기록 중이다. 수비에 있어선 보완해야 할 게 많으나, 타격에서는 코칭스태프의 입을 ‘떡’ 벌리게 할 정도로 성장 중이다.

지난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기록하며 1994 김재현(LG)이 세웠던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고, 20일 사직 롯데전에선 고졸 신인 최초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김진욱 kt 감독은 강백호에 대한 질문에 “시즌 전에는 한 17-18홈런 정도 때릴 줄 알았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은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 때까진 괜찮아 보인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가면 다르다. 백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칠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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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타자로 성장하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함께 강백호 스스로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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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에 대한 선수-코칭스태프의 치열한 고민

강백호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김진욱 감독은 상체가 빨리 들려진다는 것을 지적했다. 최근에는 “팔로 공을 맞히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면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숭용 kt 타격코치는 “투수에 따른 반사반응이 정말 뛰어나다. 고졸 신인이 그정도 레그킥을한다는 것은 정말 수많은 연습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면서도 "백호에게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을 지키라고 했다. 자기 존에 들어오는 공은 놓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코치는 “그러다보니 출루율이 높아졌다. 또 볼카운트 싸움에서 실투를 잡아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강점인 몸통회전을 살려서 타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 역시 “최근에는 공을 컨택 하는 것에 집중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프로에 입단하고 나서는 잘 맞을 때나, 안 맞을 때나 배우려고 하다 보니 어느 정도 타격폼이 보완됐다. 크게 바뀐 것은 없는데 조금씩 수정하며 감각을 찾아갔다”며 “히팅 전 처음에는 방망이가 왼 가슴 앞에 있었는데, 지금은 귀 쪽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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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훈련 중인 강백호. 사진=천정환 기자


▲ 부담, 압박을 이겨내는 멘탈

유정민 서울고 감독은 강백호에 대해 “저렇게 야구하면 정말 재밌지 않을까 싶었다. 투수로서는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고, 타석에서는 4번 타자로서 홈런을 쳤으니 얼마나 감독으로서 믿음직스러운 선수였겠는가”고 회상했다.

강백호가 프로에서 잘 적응한 것은 ‘멘탈’ 덕분일 것이라 얘기했다. 유 감독은 “다른 선수들과는 달랐다. 범상치 않았다. 떨거나 위축되는 걸 본 적이 없다. 경기 도중 백호가 투수로 나섰는데, 위기 상황에 몰려 마운드에 방문했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간 것이었는데 오히려 ‘잘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나를 다독이더라. 그러더니 정말 실점을 막아냈다”고 껄껄 웃었다.

김진욱 감독 역시 “시즌에 들어서면 압박감이 심하고 고졸 신인의 경우는 체력관리 측면에서 힘들어한다. 캠프 때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신인의 멘탈은 아니다. 보통 자신이 한 실수에 빠져들어 슬럼프에 빠지기 때문에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은데, 슬럼프를 벗어나는 게 정말 빠르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꾸준히 경기에 뛰다보니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 급하게 치려고 안 한다. 만약 못 쳐도 나 혼자 소리 지르면 그 타석은 잊혀진다”고 전했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헬멧을 때리며 더그아웃에 들어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똑같은 공에 계속 삼진을 당하는 게 한심하니까 정신 차리라고 때리는 거다. 그러다보면 풀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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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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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신인, 그러나

24년 만에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강백호는 1996년 박재홍(현대)이 기록한 30홈런에 근접해가고 있다. 천재, 특급신인, 슈퍼루키 등 그에게 붙는 수식어가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물론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이 코치는 “야구는 하면 할수록 힘들어진다. 백호가 더 좋은 타자로 성장하려면 그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덜 가다듬어졌다고 본다. 그정도의 체격과 스킬이라면 30홈런 그 이상은 충분히 칠 수 있다. 아직은 능력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어떻게 가다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팔로스윙이 굉장히 좋다. 그러나 공을 때리는 순간 몸이 조금 일어난다. 공에 힘이 전달이 돼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될 때가 있다. 타격 매커니즘이 아직 적립돼 있지 않은데 타격 기술이나 노하우가 쌓이면 앞으로 더 많은 홈런을 생산해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yijun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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